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서재근의 Biz이코노미] '문화가 미래' 이재현 CJ회장의 부재가 아쉽다
입력: 2016.06.21 05:00 / 수정: 2016.06.20 17:52
제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경제의 다음 먹거리는 무엇인가. 한류 열풍에 힘입어 문화 산업이 제조업의 뒤를 잇는 창조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문화산업을 나라 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사진)의 뚝심 경영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제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경제의 다음 먹거리는 무엇인가. 한류 열풍에 힘입어 문화 산업이 제조업의 뒤를 잇는 창조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문화산업을 나라 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사진)의 '뚝심 경영'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난 이후 과거 문화와 시대상에 대한 향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교복을 입고 중·고등학교를 다닌 1990년대를 떠올려 보니 불과 십여 년이란 세월 동안 너무나 많은 것들이 달라진 듯하다. 30대 중반이 넘어선 사람이라면 매주 토요일이나, 일 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추석과 설 명절 때마다 가장 먼저 종이 신문을 펼쳐 놓고 어떤 특선영화가 편성됐는지부터 살폈던 경험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할리우드 스타나 홍콩 유명 배우가 한국을 찾을 때마다 공항을 가득 메운 국내 열성 팬들의 '환호성'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IPTV와 멀티플렉스 영화관, 스마트폰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IT문화 플랫폼에 익숙해진 오늘날 10~20대들에게 삼촌, 아버지 세대의 이 같은 문화적 경험담은 말 그대로 '생소한' 옛이야기가 돼버렸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만큼이나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도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으며 문화 역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의 중심축을 맡아온 조선업과 철강, 가전 등 제조업이 업황불황에 신음하고 해운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경제 전문가들은 이미 위기의 적신호가 켜졌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턱 밑까지 추격해온 거대 시장 중국의 기술적 성장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늘날 '제조업의 위기'는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

국내 경제의 중심축을 맡아온 조선업과 가전 등 제조업계는 최근 업황불황, 신흥국가와 경쟁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는 2009년에 비해 제조업 전 분야의 한계 기업 수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서재근 기자
국내 경제의 중심축을 맡아온 조선업과 가전 등 제조업계는 최근 업황불황, 신흥국가와 경쟁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는 2009년에 비해 제조업 전 분야의 한계 기업 수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서재근 기자

그렇다면 한국 경제가 흔들리는 제조업 다음으로 찾아야 할 돌파구는 어디에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 상황에선 창조 경제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영국의 경영전략가인 존 호킨스(John Howkins)는 2001년에 펴낸 '더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The Creative Economy)'에서 처음 '창조 경제'란 말을 사용하며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력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유통업, 엔터테인먼트산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2013년 2월 25일 공식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최우선 국정운영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의 화두로 삼았는데, 경제전문가들은 창조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을 꼽고 있다. 향후 한국의 미래 산업은 바로 우리가 잘할 수 있고 강점을 지니고 있는 '문화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한국의 '치맥(치킨과 맥주)'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45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인천 월미도를 찾아 '건배'를 외치던 광경은 지금 생각해도 놀랍다. 전 세계가 주목한 '이색 관광'의 배경에는 지난 2014년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일으킨 한류 열풍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드라마, 영화, 가요 등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문화산업은 더는 '반짝 효과'가 아닌 나라 경제를 선도하는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같은 상황을 미리 내다 보고 준비한 그룹이 있다는 것이다. 문화산업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 기회로 만들어 낸 주역으로 꼽히는 곳은 바로 CJ그룹이다. 기업의 평가는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가지로 엇갈릴 수 있지만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갖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CJ의 노력과 추진력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CJ가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한국을 문화 강국으로 만들고, 문화산업을 나라 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그룹의 수장 이재현 회장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20여 년 동안 '문화'를 성장 키워드로 영화와 방송, 음악, 공연 등 한류 문화콘텐츠 산업에 집중함으로써 오늘날 CJ그룹을 글로벌 문화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YBM이 한국TOEIC위원회와 함께 4년대 졸업 학력의 취업준비생 900여 명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CJ는 삼성과 LG, 현대차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을 제치고 전체의 72.3%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젊은 층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 낸 것 역시 CJ측이 영위하는 참신한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문화산업'이 한몫을 차지했다.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스크린 수 1만 개 확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미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한국형 멀티플렉스 극장 시스템을 안착시킨 CJ CGV와 서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한류 문화 페스티벌 '케이콘(KCON)'을 성황리에 개최하며 한류 문화 전파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CJ E&M의 활발한 행보는 CJ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한류 문화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CJ그룹 내 문화콘텐츠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 CJ E&M은 서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한류 문화 페스티벌 케이콘(KCON)을 성황리에 개최하며 한류 문화 전파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CJ그룹 내 문화콘텐츠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 CJ E&M은 서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한류 문화 페스티벌 '케이콘(KCON)'을 성황리에 개최하며 한류 문화 전파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문화산업의 발전은 국외 관광객 유치 효과와 그에 따른 소비 진작, 고용 창출 등 부가적인 경제효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문화상품 수출이 100달러 증가할 때 전체 소비재 수출은 412달러 증가한다고 한다. 조선업계 등 국내 제조업이 휘청이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산업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대안'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CJ그룹은 지난달 20일 경기도 고양시 한류월드에서 'K-컬처밸리' 기공식을 진행했다. 축구장 46개를 합쳐놓은 것에 버금가는 30만㎡ 규모로 조성되는 K-컬처밸리는 CJ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서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문화단지로 내년 말 주요 시설 등이 완공을 기점으로 향후 5년 동안 5만6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한류 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CJ그룹이지만,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CJ그룹이 회장 부재 속에서도 각 계열사가 나름의 사업 계획을 시행에 옮기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최고 결정권자'의 공백으로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사안 다수가 중도 취소되거나 고배를 마시는 등 아쉬운 결과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도 "문화산업이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성장하려면, 자본력과 시스템을 갖춘 문화대기업과 전문 CEO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화가 미래'라는 신념으로 지난 20년간 '뚝심 투자'를 해 온 이재현 회장의 부재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중국은 한국 방송 콘텐츠 수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손해리 그래픽 기자, 자료제공 CJ그룹
최근 중국은 한국 방송 콘텐츠 수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손해리 그래픽 기자, 자료제공 CJ그룹

사실 우리나라 문화산업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CJ가 문화사업에 진출한 이후 영화산업은 8배, 방송산업은 11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실제로 할리우드 1등 기업인 컴캐스트의 매출과 비교해 22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국내를 대표하는 문화산업 기업인 CJ가 결정권자의 부재로 '통 큰'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이 신흥국가들이 자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세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은 한국의 문화산업을 벤치마킹하며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방송 콘텐츠 수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CJ그룹의 최고 경영체계가 더욱 공고했다면 한류의 산업화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글로벌 문화산업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디쯤일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변혁의 시기에는 창조성이 더욱 부각된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미래를 내다보는 지식과 창조성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창조적 기업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likehyo8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