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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진의 게임카페] 영화 ‘워크래프트’에서 찾은 ‘게임 흥행 공식’
입력: 2016.06.13 10:59 / 수정: 2016.06.13 10:59
영화 ‘워크래프트’가 지난 9일 국내에서 정식 개봉했다. 사진은 영화 포스터 /블리자드 제공
영화 ‘워크래프트’가 지난 9일 국내에서 정식 개봉했다. 사진은 영화 포스터 /블리자드 제공

블리자드 첫 영화화 ‘워크래프트’, 게이머 몰리는 이유 봤더니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일요일인 지난 12일 영화 ‘워크래프트’를 관람하고 나오면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20대 관객들의 대화를 듣게 됐다. 한 명이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들의 게임 이력 등을 줄줄 꿰자 또 다른 이는 관련 게임의 역사를 읊는다. 얼핏 봐도 게임 마니아다. 영화 속 오크족 전사 듀로탄이 죽으면서 남긴 아들에 대해서는 모두 “호드 대족장 스랄”이라면서 껄껄 웃는다.

게임 원작 영화는 그동안 게임계와 영화계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미운 오리’ 신세였다. 게임의 세계관을 관객에게 설득하는데 실패한 나머지 그 재미가 물과 기름처럼 쉽게 융합하지 못한 탓이다. 실제로 ‘슈퍼마리오’, ‘스트리트파이터’, ‘파이널판타지’ 등 수많은 게임이 모니터에서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겼지만 잇따라 흥행에 참패했다.

게임 마니아들이 게임 원작 영화를 외면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필자 역시도 이 영화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워크래프트’가 영화로 재탄생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소재 고갈에 허덕이고 있는 할리우드가 찾은 또 다른 출구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게 웬걸, 영화 ‘워크래프트’는 좀 다르다. 모니터에서 느꼈던 ‘워크래프트’의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스크린에서도 실감나게 구현하고 있다. 게임세계를 영화로 고스란히 옮겨오기 위해 직접 게임을 즐기고 있는 던칸 존스로 감독까지 교체했다고 하니 블리자드에게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 알 수 있다.

영화 ‘워크래프트’는 서로 다른 차원에 살고 있던 인간과 오크가 하나의 세계를 차지하기 위한 종족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팩트DB
영화 ‘워크래프트’는 서로 다른 차원에 살고 있던 인간과 오크가 하나의 세계를 차지하기 위한 종족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팩트DB

‘오버워치’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블리자드가 개발한 원작 ‘워크래프트’는 여느 게임과 비교를 거부하는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22년 동안 전 세계 1억 명 이상 이용자가 즐겨온 이 게임은 소설 수십 권 분량의 섬세한 이야기와 개성 있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인기 있는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기술적 기반, 이용자 경쟁요소 모두 게임욕구를 자극시키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짜임새가 엉성하고 곳곳에 허점이 드러나면 게임의 흡인력을 떨어뜨린다. 흡사 영화에서 장면들을 하나씩 떼어놓으면 화려하지만 연결된 화면은 어색하고 설득력이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지난해 12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게임회사들은 스토리텔링 인력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술 인력 보강에만 열을 올린다”며 “그러다 보니 게임이 단순해지고 반복행위만 강조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일이 현재 진행형이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게임의 성패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에 달렸다. 반짝 흥행을 원한다면 영상미나 경쟁요소 등으로 눈속임이 가능하겠지만 긴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994년 작은 PC게임에서 출발한 ‘워크래프트’가 약 22년 만에 1억6000만 달러(한화 약 1865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로 변신하게 된 배경도 결국 이야기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

이야기의 힘은 이용자를 빨아들이는 원천이다. 정보통신 기술 등이 아무리 발달해도 이야기의 힘은 변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게이머를 몰입시키고 기억에서 오래 남게 한다. 이야기 없는 게임은 의미 없는 기술적 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shai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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