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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vs알파고] 인류 존엄 지킨 '인간 센돌', 5국이 진짜 승부다
입력: 2016.03.14 05:05 / 수정: 2016.03.14 08:12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4국 대결에서 승리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구글 제공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4국 대결에서 승리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구글 제공

"이세돌 9단이 5국에서 완벽하게 승리하길"

[더팩트ㅣ이성락·서민지 기자] '인간 센돌' 이세돌 9단이 네 번째 도전 끝에 알파고의 벽을 넘었다. 최첨단 알고리즘을 무장한 알파고를 상대로 불가능할 것만 같은 1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은 "알파고 약점을 파악했다. 백을 잡았을 때와 변수에 약점을 보였다. 이제 흑으로 이기고 싶다"며 오는 15일 펼쳐질 마지막 대국인 5국에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알파고에 대한 정보 부재 속에 당한 3연패를 딛고 4국에서 승리를 끌어낸 만큼 5국이 진짜 승부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세돌 9단은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4국에서 알파고를 몰아쳐 180수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알파고에 3연패를 당해 이번 대국의 우승 자리를 일찌감치 내준 이세돌 9단은 이날 승리로 자존심을 지키게 됐다.

이세돌 9단은 4국에서 가급적 복잡한 싸움을 피하고 철저히 실리를 챙겼다. 알파고는 2국과 마찬가지로 화점과 소목으로 포석 진용을 갖춰나가면서 이세돌 9단에 맞섰다. 그러나 중앙에 흑돌을 끼우는 이세돌 9단의 묘수가 나오자 알파고는 엉뚱한 수를 두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의 신의 한수에 장고를 거듭한 알파고는 결국 돌을 던졌다.

이세돌 9단은 앞서 "4국을 지켜봐 달라"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날 승리로 '1승' 약속을 지키게 되면서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 그는 4국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며 "격려 덕분에 한 판이라도 이긴 것 같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 9단이 수를 놓기 전 고민을 하고 있다. /구글 제공
이세돌 9단이 수를 놓기 전 고민을 하고 있다. /구글 제공

이세돌 9단의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이세돌 9단이 1승도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었다. '이기기 위한 수만 두는' 최첨단 컴퓨터의 벽을 인간이 넘는 건 애당초 무리였단 뜻이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4국을 통해 '인간 승리'를 보여줬다.

알파고는 슈퍼컴퓨터의 신경망이 최적의 착수점을 찾아내는 정책망과 승률을 예상하는 가치망으로 가동된다. 따라서 알파고는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곳에 수를 두면서 장기적으로 득이 되는 방향으로만 경기를 이끌어간다. 실제로 알파고는 해석할 수 없는 수를 둬 중계하던 해설자들을 여러 차례 곤경에 빠뜨렸다.

예상할 수 없으니 두려울 수밖에 없다. 중국의 바둑 최고수로 공인받은 커제 9단도 "알파고가 두렵다"고 밝혔다. 3국을 지켜본 그는 "알파고는 실수 없이 거의 완벽하다"며 "같은 조건이라면 나도 알파고에 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구리 9단 역시 "알파고를 팀을 구성해 상대하면 모르지만, 혼자로는 적수가 없다"며 "최소 5명의 9단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세돌 9단이 4국 승리 소감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구글 제공
이세돌 9단이 4국 승리 소감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구글 제공

이렇듯 4국은 밝지 않은 전망 속에 시작됐다. 4국의 초점은 '인간 이세돌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느냐'로 맞춰졌다. 앞선 대국에서 매 경기 '새 기풍'을 보여주며 '알파고 파악하기'에 시간을 보냈던 이세돌 9단은 드디어 알파고의 흐름을 눈치챈 듯 한차례 실수 없이 승리를 거뒀다. "아름답고 찬란한 인간의 승리" 등의 축하 메시지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이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은 단 한판을 남겨두고 있다. 수정 목표인 1승을 따내는 동시에 '알파고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낸 이세돌 9단으로선 무거운 과제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5국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바둑계는 5국을 준비하는 이세돌 9단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 "더 완벽하게 알파고를 무너뜨렸으면 한다"는 의견이다.

김영환 9단은 "이세돌 9단이 초반부터 후반까지 줄곧 주도권을 갖고 알파고를 강하게 몰아붙여 승리를 따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기호 한국기원 출판부장(전 월간바둑 편집장)은 "알파고는 4국에서 초반까지 고수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실수를 범하는 등 하수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줬다"며 "이번 승리는 뭔가 찝찝하다. 알파고가 최고수다운 바둑을 두는 판에서 이세돌 9단이 승리를 따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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