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대부분 수입차의 공임과 부품값이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3년 보증수리기간이 끝나면 유지비가 많이 늘어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수입차의 약점은 중고차 시장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10일 <더팩트>가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 닷컴에 의뢰한 '2013년식 수입중고차 시세와 감가율' 자료를 보면 신차 구매 3년 이후 수입차의 잔존가치는 신차 가격대비 평균 40%대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수치는 20~30% 감가율을 보인 국산차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더 크다.
중고차 감가율은 새 차를 구매한 뒤 가격이 떨어지는 정도를 백분율로 나타낸 지표다. 감가율이 크다는 것은 차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출고된 지 3년 된 수입차를 차급으로 나누어 시세와 감가율을 살펴보겠다.
수입 SUV·RV 평균 감가율은 37.7%로 감가율이 가장 높은 차종인 대형 세단(43.09%)과 5.39% 차이를 보였다. 그 외 소형 세단은 39.17%, 중형 세단은 40.03%의 감가율을 나타냈다. 수입 중고차에서도 SUV·RV 인기가 이어져 낮은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베스트셀링카로 유명한 폭스바겐의 골프 2.0 TDI가 34.95%의 감가율로 소형 세단 부문에서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찻값 3290만 원의 골프 2.0 TDI는 3년 뒤 2140만 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벤츠 뉴 C클레스 C220 CDI가 36.33% 감가율을 보여준다. 신찻값은 4790만 원으로 3년이 지나면 1740만 원 가량 가치가 하락했다. 신차 가격 4470만 원의 아우디 뉴 A4 2.0 TDI는 3년 뒤 2800만 원의 중고차 시세를 보여 주고 있다. 감가율은 37.36%다. 또 BMW 320d는 37.94%, 닛산 큐브 1.8 SL은 39.45%의 감가율을 나타냈다. 수입 소형차 부문에서는 30%대의 감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중형 세단에서는 BMW 520d가 가장 낮은 34.42%의 감가율을 자랑했다. 신찻값 6130만 원의 520d는 3년 뒤 402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닛산 알티마 3.5의 중고차 가격은 2415만 원으로 신차 가격 3770만 원보다 1355만 원(감가율 35.94%) 싸다. 렉서스 뉴 ES300h의 중고차 가격은 3560만 원으로 신차 가격 5560만 원과 비교하면 2000만 원(감가율 35.97%) 싸졌다. 토요타 뉴 캠리 2.5 XLE는 39.47%, 아우디 뉴 A6 3.0 TDI 콰트로는 40.09%의 감가율을 나타냈다.
대형 세단에서는 볼보 S80 D4만 유일하게 30%대의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2013년식 S80 D4은 현재 3350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신찻값은 5400만 원(감가율 35.97%)이다. 신찻값 8990만 원의 아우디 A7 3.0 TDI 콰트로는 5370만 원(감가율 40.27%)의 중고 시세를 나타낸다. 또 벤츠 S350의 중고 시세는 7240만 원으로 신차 가격 1억2140만 원(감가율 40.36%)보다 약 4900만 원 가량 싸졌다. 폭스바겐 페이톤 V6 3.0 TDI는 41.87%, BMW 740Li는 48.71%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수입 인기 매물인 SUV·RV는 대부분 30%대의 감가율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5970만 원에 판매됐던 아우디 Q5 2.0 콰트로는 4000만 원(감가율 33.00%)의 시세를 보여주고 있다. 혼다 뉴 CR-V 4WD EX의 중고차 가격은 2300만 원으로 1170만 원(감가율 33.72%) 하락했다. 신찻값 4970만 원의 토요타 시에나 3.5는 3년 뒤 3220만 원에 판매돼 35.21%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또 폭스바겐 뉴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은 시세는 2815만 원이며 감가율은 36.02%를 기록했으며 BMW 뉴 X3 xDrive 20d는 3990만 원(감가율 36.26%)에 판매되고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새해부터 수입차 제조사에서 앞다퉈 신형 SUV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신차 인기가 중고차 시장까지 이어지며 아우디 Q5, 혼다 뉴 CR-V 등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SUV 모델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고차 관계자는 "SUV 차량은 실용성이 뛰어나며 연비까지 좋아서 레저와 출퇴근용으로 많이 찾는다. 현대와 기아차의 SUV는 매물도 많고 차종도 다양해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다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일부 수입차 업체가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세워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데 중고 시세에는 좋지 않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요즘 신차 할인을 많이 해주는 폭스바겐이나 아우디 등의 차량은 중고차 시장에서 시세가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