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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5판 대국을 벌인다. /구글 제공 |
승자 예측 제각각…국민 56% "이세돌이 이긴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가 벌이는 세기의 바둑 대결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진 이번 대결은 전문가 예상이 엇갈리는 등 쉽사리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세돌 9단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5차례 바둑 대국을 펼친다. 100만 달러(약 12억 원)가 걸린 이번 대결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직접 관전하기 위해 방한하는 등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대결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알파고'가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2~3년 후라면 모르겠지만, 현재는 ('알파고'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둑계 역시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중국의 커제 9단은 지난 1일 "프로 기사가 정상급 기사가 될 비율은 0.1% 정도에 불과하다"며 "100위안이 있다면, 이세돌이 이긴다 확신하고 100%를 걸겠다"고 말했다. 이창호 9단 역시 "구글 딥마인드에서도 어느 정도의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에 이세돌 9단에게 도전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래도 승부는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바둑은 직관과 통찰력이 필요한 만큼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다뤄졌다. 프로기사들은 몇십 수 앞을 내다보고 매수 최고의 판단을 내린다. 수많은 변수 앞에 '알파고'가 무릎을 꿇을 것이란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그러나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알파고'는 인간과 달리 학습된 내용에 대한 실수가 없다. 컨디션에도 좌우되지 않는다. '알파고'는 기존 바둑 프로그램과 대결에서 493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중국) 2단과의 5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알파고'는 기존의 바둑 프로그램과 달리 '딥러닝' 기술을 갖추고 있다.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알파고'는 끊임없이 바둑을 두면서 강화학습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알파고'는 1000년 이상 걸릴 100만 번의 대국을 한 달 안에 학습했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알파고'가 판후이 2단에게 승리한 뒤 이세돌 9단에 맞설 정도로 강해졌을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고'가 완승할 것으로 예상한 그는 이세돌 9단이 2승을 한다면 이세돌 9단의 승리라고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측은 승률을 50대 50으로 보고 있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는 "자신은 있지만, 이세돌 9단도 상당히 자신 있어 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 국민은 절반 이상이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 연구센터가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6.3%가 이세돌 9단의 승리를, 31.1%가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이세돌 9단의 전승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2.9%였고, 이세돌 9단의 3대 1 승 혹은 3대 2 승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3.4%였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는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인공지능이 체스보다 좀 더 복잡한 바둑으로 인간에게 도전하는 것"이라며 "이번 대국은 승부와 상관없이, 인공지능 역사에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