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사망하는 안전사고가 20일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에 있으며 노조는 권오갑 사장 등 관련자들을 고발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
2014년 12명, 2015년 3명 사망에 이은 참사 발생
[더팩트 | 권오철 기자] 또다시 현대중공업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4년 12명, 2015년 3명의 노동자 사망에 이어 올초 다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노조 측은 권오갑 사장 등 관계자들을 안전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자의 소홀과 위험방지업무 등 위반 등의 혐으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조선소 해양사업부 해양공사 4부 조 모(31)씨가 해양 플랜트 모듈을 드는 데 사용하는 철제 구조물(리프팅 프레임, 약 4톤)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20일 발생했다.
조 씨는 사내하청업체 관리 업무를 맡았던 정규직 노동자였다. 이날 현장 점검을 나갔다가 리프팅 프레임이 쓰러지면서 장기가 심하게 손상,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 및 노동부 등 조사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안팎에서는 열악한 현장 환경이 사고로 직결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당 리프팅 프레임은 일반적으로 약 16도 정도 기울어져 있으며 한쪽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가 받쳐줘야 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에 설치된 두 개의 리프팅러그 중 한 기에만 지지대가 설치됐을 뿐, 나머지 한 기는 약 한 달 반 동안 지지대 없이 작업에 투입됐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 씨가 아니었다고 해도 누구든 사고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고는 사전에 예고된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는 리프팅 프레임의 안전과 관련해 여러 차례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조 씨의 사망사고는 현대중공업의 노동자 사망사고는 사측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권오갑 사장 등 관련자들을 고발할 방침이다. 노초 측은 "아직 명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전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자의 소홀과 위험방지업무 등 위반에 해당하는 위법행위이기 때문"이라며 고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더팩트 DB |
더욱이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사망사고는 수년에 걸쳐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3명, 2014년에는 12명의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사망했다. 2014년 사고 당시 현대중공업 측은 안전설비를 위해 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사측의 이러한 약속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이자 실질적 오너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시기에 나온 것으로 허울뿐인 공약에 가까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내하청 노조는 정 전 의원이 단 한 번도 산재사고에 대해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산재은폐로 1000억 원이 넘는 산재보험료 할인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 중에 있으며 경찰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안전설비를 위한 3000억 원 투자 부분에 대해서는 "2014년 이후 안전설비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중대재해가 발생한 해양사업부는 평소 도장, 족장, 용접, 취부, 사상 등 각종 작업이 뒤엉켜 일하는 곳이었다"면서 "그동안 회사에 여러차례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아 김숙현 해양사업본부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에 고발까지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권오갑 사장과 김숙현 해양대표와 관계자들을 오늘 고용노동부에 추가로 고발하기로 했다"면서 "아직 명확한 사고 원인 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전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자의 소홀과 위험방지업무 등 위반에 해당하는 위법행위이기 때문이다"고 고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