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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실속폰 찾아라!' 이통3사 '간판' 중저가폰 알아보니
입력: 2015.12.04 13:09 / 수정: 2015.12.04 13:40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가 추천하고 있는 실속 중저가폰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3일 오후 이동통신 3사 대리점을 찾았다. /이성락 기자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가 추천하고 있는 '실속' 중저가폰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3일 오후 이동통신 3사 대리점을 찾았다. /이성락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실속있는 스마트폰이요? 이 모델이 최고죠."

'실속폰'을 찾는다는 말에 저마다 다른 스마트폰을 꺼내놓았다. 3일 오후 만난 이동통신 3사 대리점 직원들은 서로 자신들이 제시한 제품이 "실속 면에서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들이 말한 '실속폰'들은 가격, 성능, 디자인이 조금씩 달랐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중저가 스마트폰(중저가폰)의 위상이 예전과 다르다. 거품 뺀 가격에 성능까지 갖춘 '합리적인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층이 형성되면서 이동통신 3사는 각 통신사 전용 중저가폰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비슷하면서도 제각각 특징을 지닌 중저가폰을 비교해보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KT는 지난달 26일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갤럭시J7을 단독 출시했다. /이성락 기자
KT는 지난달 26일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갤럭시J7'을 단독 출시했다. /이성락 기자

오후 2시 KT 대리점을 가장 먼저 찾았다. KT 대리점 직원은 "가격대가 저렴하면서 성능도 나쁘지 않은 중저가폰을 찾고 있다"는 말에 "두말할 것 없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J7'을 소개했다. '갤럭시J7'의 전작인 '갤럭시J5'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모델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최근에 나온 제품을 구입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신제품'임을 거듭 강조했다.

'갤럭시J7'은 지난달 26일 KT가 단독 출시했다. 국내 출시 전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먼저 출시돼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이다. 5.5인치 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3000mAh 용량 탈착형 배터리 등을 탑재하고 있다. 출고가는 37만4000원이다.

대리점 직원은 공시지원금을 받을 경우 '갤럭시J7'의 가격이 10만 원대로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요금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599 요금제 기준으로 지원금 29만 원을 받고 대리점 추가 지원비 2만9000원을 받으면 사실상 기기값은 '공짜'라고 자부했다. 그는 "아무래도 중저가폰 중에서 가장 신제품이라는 게 주목할 점"이라며 "가성비가 좋다고 알려진 '루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리점 직원에 따르면 최근 KT에서 중저가폰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빠짐없이 '갤럭시J7'을 찾는다. 이유는 '실속폰'이라고 입소문을 탔던 '갤럭시J5'의 업그레이드 모델이기 때문이다. '갤럭시J5'는 지난 7월 22일 출시돼 알뜰폰시장을 접수하면서 일평균 4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갤럭시J7'은 '갤럭시J5' 보다 성능이 조금 더 개선된 모델로 디자인은 비슷했다. 배터리 용량은 300mAh 늘어났다.

SK텔레콤은 최근 누적 판매량 12만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TG앤컴퍼니의 루나를 지난 9월 초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SK텔레콤은 최근 누적 판매량 12만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TG앤컴퍼니의 '루나'를 지난 9월 초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두 번째로 찾은 대리점은 SK텔레콤. SK텔레콤의 '간판' 중저가폰은 이미 유명하다. 주인공은 TG앤컴퍼니의 '루나'다. 9월 초 출시한 '루나'는 실속형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달고 누적 판매량 12만대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K텔레콤은 '루나'의 누적 판매량이 연내 15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고가 50만 원 미만의 중저가폰 가운데 출시 3개월여 만에 15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모델은 '루나'가 처음이다. '루나'는 깔끔한 외관에 저렴한 가격으로 실속을 중시하는 젊은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루나'는 국내 출시 안드로이드폰 중 처음으로 금속 일체형 몸체를 적용했다.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전면 800만·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 3GB 램(RAM) 등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췄다. 출고가는 44만9900원이다.

SK텔레콤 대리점 직원에 따르면 SK텔레콤에서는 '루나'를 비롯해 LG전자 '밴드플레이', 삼성전자 '갤럭시폴더' 등 여러 중저가폰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루나'의 아성을 넘어뜨리지 못하고 있다. 대리점 직원은 '루나'를 가리켜 "가격이 저렴한 데다 성능은 동급 모델 중 최고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루나'의 인기 비결은 또 있다.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을 광고모델로 채택한 효과가 크다는 것. 대리점 직원은 "'루나'는 '설현폰'으로도 불린다. 보이지 않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왔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만난 직원들은 "올 하반기 국내 중저가폰 시장의 가장 큰 화제는 '루나'"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TG앤컴퍼니는 "'루나'가 올해 회사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폰이 인기를 얻으면서 중소 스마트폰 제조사에게도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최근 수요 변화와 맞물려 '루나'의 흥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는 실속폰으로 LG전자의 LG 클래스(왼쪽)를 추천했다. LG유플러스 전용 중저가폰 라인업으로는 LG전자의 폴더형 스마트폰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이성락 기자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는 '실속폰'으로 LG전자의 'LG 클래스(왼쪽)'를 추천했다. LG유플러스 전용 중저가폰 라인업으로는 LG전자의 폴더형 스마트폰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이성락 기자

마지막으로 LG유플러스가 앞세운 중저가폰을 살펴봤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은 '실속폰'으로 LG전자의 'LG 클래스'를 추천했다. 'LG 클래스'는 지난 9월 LG전자가 이동통신 3사를 통해서 동시에 출시한 제품이라 LG유플러스 단독 라인업 제품은 아니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어느 정도 성능을 갖춘 제품은 'LG 클래스'뿐이라는 게 대리점 직원의 설명이다. 'LG 클래스'의 사양은 5인치 H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410 프로세서, 2GB 램(RAM), 16GB 내장 메모리,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2050mAh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했다. 출고가는 31만9000원이다.

LG유플러스만의 중저가폰은 없을까. LG유플러스도 전용 중저가폰으로 LG전자의 '아이스크림', '젠틀', '와인' 등의 라인업을 두고 있다. 하지만 폴더형 스마트폰이라는 제약 때문에 폭넓은 소비자층에게 인기가 있는 제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리점 직원은 "터치형 스마트폰이 국내를 점령하면서 폴더형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중장년층에게 주목받았지만, '반짝인기'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이동통신 3사 대리점 직원들은 "중저폰를 찾는 소비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쉽게 수긍이 간다. 고가폰이 중저가폰에 비해 성능 면에서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것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100만 원을 호가하는 기기 가격에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낀 다는 것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영향도 있다. 실제로 단통법 이후 대리점별로 천차만별이던 불법 보조금이 금지되고 단말기 지원금이 투명해지면서 실속형 제품인 중저가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50만 원 미만 휴대전화의 판매 비중은 평균 34%로 집계됐다.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7~8월엔 중저가폰 비중이 평균 21.5%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각 통신사도 중저가폰 출시를 늘려 이러한 수요 변화에 발을 맞출 수밖에 없다.

중저가폰 시장의 판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의 잇따른 신제품 출시가 위력적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저가 신제품 '갤럭시A(2016)'에 자사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추가하면서 대공세에 나섰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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