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게임 격전지인 한국에서 ‘한국사랑’을 외친 글로벌 게임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위부터 ‘리그오브레전드’, ‘도미네이션즈’, ‘엑스박스 원’ /각사 홈페이지 갈무리 |
글로벌 게임 한국 대박 비결 살펴보니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말이 있다. 초등학생에게도 익숙한 격언이다. 이를 몸소 실천한 글로벌 게임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게임 격전지인 한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리그오브레전드’, ‘도미네이션즈’ 그리고 ‘엑스박스 원’이다.
‘리그오브레전드’(롤·LoL)를 서비스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문화재청과 한국 해외 문화재 환수 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 협약식을 맺었다. 이 회사는 4년 동안 한국에서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업체가 그동안 문화재청에 낸 기부금 합산액은 올해 8억 원을 포함해 약 27억 원에 이른다.
넥슨이 서비스 중인 글로벌 모바일게임 ‘도미네이션즈’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8번째 문명으로 ‘한국’을 추가했다. 이 게임을 개발한 빅휴즈게임즈의 팀 트레인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그는 이날 “일본에서 출시할 때는 사무라이 복장을 입지 않았다”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비디오게임기 ‘엑스박스 원’의 7가지 주요 게임을 한국어 버전으로 준비하고 일부는 음성까지 한국어로 더빙했다. 제프 스튜어트 아시아태평양 지역 엑스박스 총괄 디렉터는 “한국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역대 가장 많은 한글화 버전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래서였을까. 한국을 이해하려는 이들 업체의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국내 PC온라인게임 시장에서 162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햇수로 따지면 3년 이상이다. ‘도미네이션즈’는 그토록 어렵다는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10위권에 진입했다. 넥슨에서 최근 선보인 글로벌 모바일게임 가운데 가장 빠른 행보다.
‘엑스박스 원’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9월 ‘엑스박스 원’을 국내 출시했지만 한글화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로 원성을 산 바 있다.
이들 게임의 돌풍 이유는 작품의 높은 완성도 측면이 있지만 한국 시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영향도 크다. 눈앞의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한국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이를 시장에 녹여내려는 노력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지 문화와 제도가 다른데다 외국 기업과 상품에는 배타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게임의 해외 공략 필승 전략이 무엇인지도 알려준다. 훌륭한 상품 리더십은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것이다. 문화를 알면 시장이 보인다.
[더팩트 | 최승진 기자 shai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