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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치매설' 누가 왜 입에 담나...진실은?
입력: 2015.08.11 09:35 / 수정: 2015.08.11 11:55
신격호 총괄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5월 22일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직접 살피고 있다. 당시 롯데측은 신 총괄회장이 세시간여 동안, 월드타워를 돌아보면서 현장경영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롯데물산 제공
신격호 총괄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5월 22일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직접 살피고 있다. 당시 롯데측은 신 총괄회장이 세시간여 동안, 월드타워를 돌아보면서 현장경영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롯데물산 제공

신격호 건강이상설, 형제의 난 전후로 180도 달라져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이 한일 롯데 경영권 다툼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롯데측 핵심 관계자로 지칭되는 인사들이 잇따라 신 총괄회장의 치매설 등 건강관련 발언을 흘리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한국롯데그룹 회장간 이른바 롯데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수면위로 떠오른 이후 신 회장측 인사로 분류되는 한일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들의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예전같이 않다'는 형태의 발언이 부쩍 눈에 띄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15일 신동빈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한 지 12일 만인 27일 일본으로 건너 가 신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 전원을 구두로 전격 해임했다. 이 때부터 롯데그룹 안팎에서 "고령에 판단력이 흐려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관련 발언은 사실상 '금기시'된 엄중한 사안인데 '형제의 난'이후 신동주-신동빈 양 측에서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 판단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신 총괄회장은 현장시찰에 나서며 업무현황을 직접 챙겨왔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5월에도 휠체어 탄 몸으로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찾았다. 그는 입버릇처럼 "내 남은 꿈은 한국에 세계 최고의 제2롯데월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의 롯데월드타워. /더팩트DB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의 롯데월드타워. /더팩트DB

당시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에서 직원들에게 "안전에 철저히 하라"는 등의 당부의 말을 전했고, 여전히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는 형태로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이 세 시간 동안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릴 정도로 의욕적인 면모를 보였다는 게 롯데측 주장이었다.

앞서 일본롯데홀딩스의 쓰쿠타 다카유키 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지난 1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해임된 것에 대해 신 총괄회장의 판단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측 설명대로라면 지난 1월, 그리고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신격호 총괄회장은 경영판단 및 현장경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어달이 지난 근래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은 오히려 신동빈 회장측에서 '익명'으로 언론에 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을 전원 해임한 것을 두고 판단력이 정상이 아니라고 진단, 지난달 28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알츠하이머병' 초기라는 진단까지 내놓았다. 몇몇 롯데 핵심 관계자들은 10일 복수 매체에 "3, 4년 전 신격호 총괄회장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 총괄회장이) 매일 알츠하이머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고, 신동주 전 일본롯데 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직계 비속들은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그의 두 아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더팩트DB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그의 두 아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더팩트DB

일부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은 복수 매체에 신 총괄회장의 기억력 감퇴나 체력저하, 언어인지장애 등을 들어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 또는 치매의 가능성에 힘을 싣기도 했다.

지난 4일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 역시 신 총괄회장과 대화에서 "같은 질문을 다시 하거나, 내가 일본 담당인데 한국이랑 헷갈려하기도 했다"며 신 총괄회장이 정신상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아침에 보고를 받고도 오후에 보고를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 다시 되돌아갔다", "한밤중에 호텔 옥상에 올라간 총괄회장님을 직원이 모셔 내려왔다"는 등의 특정 인물을 대변하는듯한 관계자들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롯데그룹 오너 일가에 건강 자문을 해온 유명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석좌교수는 지난 6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해 롯데측 주장과 대조됐다.

유 교수는 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을 올해 초쯤에 직접 보고, 그 이후엔 가족들(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해왔다"며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워낙 연세가 있어 기억력이 떨어진 것일뿐"이며 "치매설은 낭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11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알츠하이머를 주장한 이가 누군지 확인이 불가능하고 현재까지 내용으론 소설같은 이야기"라며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더팩트DB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더팩트DB

만약 현재 신 총괄회장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건강상태가 아니라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내놓은 지시서 등은 법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신동빈 회장측의 주장과는 달리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그의 측근인 신 총괄화장의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은 신 총괄회장이 여전히 건재하고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일본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골절 수술 이후 한때 휠체어를 타고 다녔지만 지금은 지팡이만 짚고도 걸을 수 있다"며 "경영자로서 판단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신 총괄회장은 2013년 말 낙상으로 인해 고관절(대퇴부경부) 골절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신선호 사장 역시 지난 3일 롯데호텔에서 취재진들에게 "형이 110살까지 살 거라고 농담도 한다"고 말하는 등 건강이상설이 낭설이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형제가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도 모자라 각자 유리한 쪽으로 아버지의 건강을 달리 해석하는 모양새는 롯데사태를 바라보는 이들을 더욱 씁쓸하게 하고 있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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