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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근의 Biz이코노미] '귀국' 신동빈 주연 '롯데 시네마', 국민 상대 촌극
입력: 2015.08.04 11:51 / 수정: 2015.08.04 11:51
롯데 신동빈, 국민 쓴소리 귀 기울여야 형제의 난, 부자 분쟁으로 불리는 롯데 일가의 촌극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이제 우려를 넘어 조롱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 / 남윤호 기자
롯데 신동빈, 국민 쓴소리 귀 기울여야 '형제의 난', '부자 분쟁'으로 불리는 롯데 일가의 '촌극'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이제 우려를 넘어 조롱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 / 남윤호 기자

롯데 일가 '밥그릇 싸움' 국민 한계 얼마 남지 않아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형제의 난'으로 시작된 롯데그룹 사태는 이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까지 전면에 나서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으로까지 확대됐고, 최근에는 신 회장의 삼촌, 누나까지 얽히고설키며 말 그대로 '집안 싸움'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3일 오후 2시 29분께 이번 롯데 사태의 핵심 인물인 신동빈 회장이 일본 도쿄 하네다발 대한항공 KE2708편을 타고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일주일여 만에 '침묵'을 깨고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회장의 귀국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백여 명에 달하는 취재진이 입국장 게이트를 가득 메우고 그의 행보를 점치는 기사들이 분초를 다투며 쏟아져 나오는 등 세간의 눈과 귀는 온통 롯데그룹 총수에 쏠렸다.

그러나 정작 이날 신동빈 회장의 등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실망, 의혹만 한층 높이는 부작용으로 이어진 꼴이 됐다. 입국장 게이트가 열리는 순간 뒷짐을 지고 근엄한 표정으로 걸어들어오던 신 회장은 플래시 세례가 터지자 손 모양을 바로잡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후 그가 보여 준 것은 5분가량의 사과와 "여기서는 할 얘기가 아닌 것 같다"는 대답 회피, 그것이 전부였다.

이후 신 회장은 곧장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자리를 옮겼다. 가장 황당한 것은 이때부터다. 5분도 채 안 되는 면담이 끝난 후 롯데 측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밝히며 화해 분위기를 강조한 반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식품회사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보자마자 "나가"라고 호통치며 문전박대했다고 주장했다.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 과정을 두고도 오락가락 서로 말이 달랐던 이들 부자는 심지어 몇 분간의 짧은 면담을 마치고 나서도 상반된 주장으로 혼란을 가중했다. 마치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 재계 서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상상하기 힘든 롯데 일가의 '촌극'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이제 우려를 넘어 조롱과 분노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3일 오후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여 준 행보는 5분가량의 사과와 여기서는 할 얘기가 아닌 것 같다는 대답 회피, 그것이 전부였다. / 이새롬 기자
3일 오후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여 준 행보는 5분가량의 사과와 "여기서는 할 얘기가 아닌 것 같다"는 대답 회피, 그것이 전부였다. / 이새롬 기자

지난달 28일 이번 롯데 '형제의 난'의 시발점이 된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해임 소식이 수면에 오른 이후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재벌가의 패권 다툼에 대한 누리꾼의 쓴소리가 이어졌고,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그동안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정치권에서도 여야 구분 없이 "재벌가의 돈 전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그간 위기 속에서 나름의 유대를 형성해 온 재계에서 조차 롯데그룹의 분쟁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신흥 경쟁국들의 공세 등 악조건 속에서도 경기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며 정부와 공조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반기업 정서 확산에 불을 지핀 그들이 달가울리 없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국민에게 재벌가의 권력분쟁은 짜증만 유발한다. '로열 패밀리' 한 두 명이 적은 지분으로 연 매출 83조 원에 달하는 대기업 전체를 좌지우지하며 정세를 어지럽히는 구태의연한 행보는 기업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비칠 수 있다. 최근 금융소비자원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룹 창업정신에 따라 우리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민 앞에 사죄한 신 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롯데를 '한국기업'으로 생각하고 나라 경제를 걱정한다면 조속히 이번 사태를 현명하게 마무리하고 '후계자'가 아닌 '경영인'의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롯데'를 재계 서열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국가 경제 발전을 돕는 길이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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