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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근의 Biz이코노미] '금수저 물리기' 향한 불편한 시선
입력: 2015.05.07 11:06 / 수정: 2015.05.07 11:07
가진 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확산돼야 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가운데 보유 주식지분 가치가 1억 원이 넘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수는 모두 121명이다. 특히, 이 가운데 주식재산이 100억 원이 넘는 어린이 주식 부자는 무려 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가진 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확산돼야 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가운데 보유 주식지분 가치가 1억 원이 넘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수는 모두 121명이다. 특히, 이 가운데 주식재산이 100억 원이 넘는 어린이 주식 부자는 무려 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먹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만남의 목적이 취재에 있든 사적인 자리든 구분 없이, 나이와 직업에 상관없이 최근 밖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다.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부동산, 자녀 양육비 등을 다루고 있는 기사를 보고 있자면 주위 사람들의 이 같은 푸념이 엄살은 아닌 듯싶다.

그러나 이 같은 사회 분위기와 영 어울리지 않고 상대적 박탈감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상반된 분석자료가 공개됐다. 바로 '어린이 주식 부자'에 관한 얘기다. 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가운데 보유 주식지분 가치가 1억 원이 넘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수는 모두 121명이다. 특히, 이 가운데 주식재산이 100억 원이 넘는 어린이 주식 부자는 무려 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억 원'이라는 돈의 규모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소득과 비교하면 조금은 이해가 빠를 수도 있겠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와 임금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연간 평균 소득은 2897만 원이다. 다시 말해 월 평균 241만 원을 버는 사람이 한 푼도 안 쓰고 340년을 모아야 만질 수 있는 돈이다.

그런데 이런 거금을 만 12세.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아이들이 가졌다. 이 또래 아이들이 웬만한 월급쟁이들이 평생을 모으기에도 모자란 만큼의 재산을 어떻게 가지게 됐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소위 기업 '오너 일가'라고 불리는 부모가 자신이 가진 재산 가운데 일부를 고스란히 넘겨주기만 하면 된다.

물론 이 같은 행위가 증여세와 같은 국가가 정한 세금제도에 위배되지 않는다면야 이들이 "내가 가진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데 뭐가 잘못됐느냐"고 말을 할 수 있다.그렇다고 한들 딱히 법적으로 잘못됐다고 흠잡을 것은 없다. 그러나 수십 수백억 원에 달하는 주식재산을 아직 자아성립도 제대로 되지 않은 어린 자녀에게 서둘러 넘기는 것이 과연 진정한 사랑인지는 한 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사랑의 표현이 주식 증여 외에 다른 건 없을까. 더구나 이 같은 방식은 매일 땀 흘려 일해도 전세난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부의 세습' 과정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주식 증여의 경우 일반적인 부동산 등과 같이 시세 차액에 대한 과세를 적용할 만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갈 때 어린 자녀들에게 주식을 조금씩 증여한 이후 주가가 오르기만 한다면 그 차액은 고스란히 어린 아들딸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미성년 자녀에 대한 '금수저 물리기'를 두고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편법 증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은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제기된 '쓴소리'일 것이다.

편법을 활용한 '부의 대물림'과 그로 인한 부의 불평등은 빈부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사회 분열을 유발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가진 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의 환원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벌 오너 일가들이 지닌 사회적 지위와 책임에 걸맞은 나눔의 미덕을 바탕으로 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문화가 우리 사회에 더 많이 확산하기를 바란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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