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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취재기] 기업은행과 충주시 갈등, 권선주 행장은 모르쇠?
입력: 2015.05.06 08:26 / 수정: 2015.05.06 10:12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 상생은 나몰라라? 지역 사회 기여를 외면하는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의 행태를 놓고 충주시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충주=성강현 기자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 상생은 나몰라라? 지역 사회 기여를 외면하는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의 행태를 놓고 충주시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충주=성강현 기자

IBK기업은행 연수원, 상생으로 충주지역 경제발전 앞장서야 한다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이하 기업은행 연수원)을 취재하러 가는 길엔 걱정이 앞섰습니다. 먼 길을 떠나는 취재가 원활하게 될 수 있을지, 여러 문제점을 꼬집어 충주시민들의 쓰린 속을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을지 걱정이 가득해 화창한 날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기업은행 권선주 행장은 국내 첫 여성 행장의 타이틀을 가지고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소위 '잘나가는' 금융인인데 설마 이런 은행이 충주지역사회에서 질타의 대상, 공적이 되리라고는 선뜻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장에 답이 있다’는 <더팩트>의 정신처럼 충주시엔 기사에 담아야 할 내용이 넘쳐났습니다. 상생을 뒷전으로 한 기업은행 연수원에 실망한 시민과 상인, 공무원들이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던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들은 기업은행 연수원이 설립할 때 마음과 설립 후의 마음이 전혀 달라졌다며, 시설이 지어진 지 5년이 지난 지금은 ‘충주시 안의 또 다른 세상’으로 변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찾아간 충주시는 다른 지역과 달리 깨끗하고 조용한 자연환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젖줄이 되는 남한강 상류지역인 탓에 충주호 인근에는 상업시설을 절대 지을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충주시가 깨끗한 자연환경과 맞바꾼 것이 경제력입니다. 충주시의회에 따르면 충주시의 재정자립도는 19%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자율적 재정환경 능력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충주시 안에서는 돈이 돌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충주시 동량면 화암리 578번지 일대에 지어진 기업은행 연수원은 현재 기업은행 임직원과 거래 기업만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충주시 동량면 화암리 578번지 일대에 지어진 기업은행 연수원은 현재 기업은행 임직원과 거래 기업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0년 충주시 동량면 화암리 578번지 일대에 기업은행 연수원이 들어서자 시는 물론 인근지역 시민들과 상인들도 기대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연수원이 생기고 난 뒤 지역 주민들은 전혀 이용할 수 없고, 2006년 충주시와 체결한 양해각서(MOU) 내용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충주호 인근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은 “충주호는 환경보호구역이라 펜션과 같은 숙박시설이 전혀 들어올 수 없어서 식당 운영이 어려웠다. 때문에 기업은행 연수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지역 주민들은 모두 큰 기대를 했다”면서 “하지만 정작 기업은행 연수원이 생겨도 지역 주민들은 시설을 이용할 수 없고, 지역에 기여하는 부분도 적어 이제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고 하소연 했습니다. 자신들이 기업은행 연수원을 이용할 때는 구내식당에 일손이 부족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러 갈 때뿐이라는 말과 함께요.

더 큰 문제는 충주호 인근 주민들이 상생을 저버린 기업은행 연수원의 행태를 방관하는 충주시에도 불만이 쌓여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충주호 인근 주민은 “2006년 환경 문제로 기업은행 연수원이 들어서는 것이 반대에 부딪혔지만, 충주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시설이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충주시와 기업은행 측이 여러 가지 합의 내용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이후에 기업은행 연수원에 지역 주민들이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경제발전에도 기여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을 가만히 두고 보는 충주시에도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2006년 기업은행은 연수원 설립을 위해 충주시와 MOU를 체결했지만, 현재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6년 기업은행은 연수원 설립을 위해 충주시와 MOU를 체결했지만, 현재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충주시청 관계자들도 기업은행 연수원에 불만이 높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2006년 충주시와 기업은행 연수원이 체결한 MOU에 따르면, 연수원은 사업추진 시 지역 업체 참여를 적극 배려하고 사업완료 후 지역주민을 적극 고용하며 기업유치활동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시설 운영에 따른 물품구입 시 관내에서 최대한 구매하고, 충주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 유치 활동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건립공사에는 지역 업체 참여가 없었고 심지어 대부분 건축자재들도 외지 업체에서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또 현재 연수원에는 지역주민 다수가 고용돼 있지만 대부분 관리, 청소 등 서비스 분야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고 식당의 경우 대기업 계열사인 외주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업은행 측은 충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유치 분야에서도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충주시에 따르면 기업은행 측은 지역에서 각종 혜택을 받고 연수원을 운영하며 시가 추진하는 기업유치 활동에는 지난 5년간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유치 협조도 전혀 없었죠.

충주시 관계자는 “사실 기업은행 연수원이 들어서면서 충주시 측에서 기업유치 활동 등 다양한 부분을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연수원이 문을 열고 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기업은행 측의 지역 경제 활성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충주시내 기업인들은 기업은행에 극단적으로 “기만당했다”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충주시 기업인연합회 한 관계자는 “충주시가 산업단지를 만들어 육성한다고 하지만 기업은행 연수원만큼 특혜를 받은 곳은 없다. 그럼에도 기업은행 연수원 측이 지역 기업들에게 연수원 시설 이용 편의를 제공하지 않고, 중소기업과 상생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아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기업들과 상생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결국 기업은행 연수원이 들어서고 난 뒤 충주시민들과 충주시 내 기업인, 충주시 관계자들 모두 분열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연수원이 지역사회와 상생을 저버린 결과라고 할 수 있죠.

국책은행은 정부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별법에 의해 설립한 은행으로, 일반은행이 재원, 전문성 등의 제약으로 인해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특정 부문에 대해 자금을 원활히 공급해 일반 상업금융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이를 통해 국민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업은행 연수원은 이같은 국책은행의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하는 행동으로 충주지역 경제의 발전보다는 여론 균열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2006년 기업은행이 충주시에 연수원을 설립하고자 했던 취지는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다른 시설은 들어올 수 없는 천혜의 자연경관에서 기업은행이 최고급 연수원 시설 건립을 허가받았던 데에도 나름의 의무가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충주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상생에 힘 써야 할 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특히 신임한다는 권선주 국내 첫 여성 행장이 이끄는 은행인데 한 입으로 두말 해서야 되겠습니까. 권 행장의 섬세하고 포용적인 경영 마인드가 충주지역을 감싸야 합니다.

[더팩트 │ 충주=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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