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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잠실 롯데타운 연휴 특수 없었다…'그거 때문이야'
입력: 2015.05.06 06:10 / 수정: 2015.05.06 08:31

잠실 롯데월드몰 정문 영화관과 수족관의 영업중단 여파는 역시 컸다. 롯데월드몰 입점 상인들은 어린이날 평소보다 고객이 늘었지만 기대이하라고 울상을 지었다. /잠실=김민수 기자
잠실 롯데월드몰 정문 영화관과 수족관의 영업중단 여파는 역시 컸다. 롯데월드몰 입점 상인들은 어린이날 평소보다 고객이 늘었지만 기대이하라고 울상을 지었다. /잠실=김민수 기자

제2롯데월드, 어린이날에도 발걸음 '뚝'

중국 노동절 연휴가 시작됐지만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 롯데백화점은 고객들의 발걸음을 잡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어린이날인 5일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롯데월드몰)와 롯데월드, 롯데백화점은 여느 주말과 다를 바 없었다. 서울 명동 일대와 백화점 업계가 공휴일과 노동절(4월 30일~5월 3일) 기간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특수로 눈코뜰새 없이 보낸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지난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중국인 고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0~70% 증가했다.

<더팩트>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연이은 안전사고로 고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제2롯데월드를 포함,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의 분위기를 직접 살펴봤다.

세 곳 입점 상인들 대부분은 제2롯데월드가 불안하다는 인식만 없었다면 이번 연휴에 특수를 누렸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마디로 '그거' 때문에 망했다는 것이다. 실제 그들 표현에 따르면 매출은 기대 이하다. 연이은 안전 사고로 얼룩진 제2롯데월드의 불안 이미지 때문에 다른 두 곳까지 부정적 여파를 미친 것으로 보는 이들이 의외로 많았다. 제2롯데월드 '덕분에' 더 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오히려 '때문에' 나빠졌다는 의미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롯데월드몰은 지난달 24일부터 5일까지 가정의 달 맞이 이벤트로 아동·유아 대전을 실시했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롯데월드몰은 지난달 24일부터 5일까지 가정의 달 맞이 이벤트로 아동·유아 대전을 실시했다.

◆ 한산한 제2롯데월드 "그래도 평소보단 낫다"

낮 최고 기온 21도, 강수확률 0%. 미세먼지 보통. 제2롯데월드는 평소보다 한층 맑고 파란 날씨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했다. 하지만 안전 사고 이후 휴관 중인 영화관과 수족관의 여파 때문인지 가정의 달 맞이 이벤트들도 고객들의 발걸음을 잡기엔 역부족인 듯 했다.

이날 지하 1층 장난감 이벤트 코너에서 어린이 고객을 응대하던 한 직원(30대·여성)은 "오늘(5일) 뿐 아니라 롯데월드와 백화점 쪽에 비해 (제2롯데월드)는 평소에도 고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편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어린이날이라 그나마 한국 손님들이 좀 있었지만, 노동절 기간이라 중국 고객들이 더 많이 사 갔다"고 덧붙였다.

제2롯데월드에서는 각 층마다 패션의류·화장품·잡화 브랜드들이 '가정의 달 스페셜 이벤트'로 특정 제품을 2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지하 1층 이벤트 매장에서는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아동/유아 대전'을 진행, 아동 의류와 완구를 20~50% 할인가에 제공했다. 또 6층 에비뉴엘 아트홀에서는 미국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Andy Warhol) 전시회가 열려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롯데월드몰 5층 시네마 롯데월드몰 5층에 입점한 롯데시네마는 영화관 진동 사고로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임시 휴관 중이다. 이번 달 안으로 재개장될 전망이다.
롯데월드몰 5층 시네마 롯데월드몰 5층에 입점한 롯데시네마는 영화관 진동 사고로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임시 휴관 중이다. 이번 달 안으로 재개장될 전망이다.

5층에서 고객응대를 하던 한 매장 직원(40대·여성)은 "오늘(5일)은 사정이 훨씬 나은 편"이라며 "평일에 와보면 알겠지만 (사람이 없어) 절간 같다"고 평소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그래도 어린이날이라서 그런지 레스토랑에 예약 고객들도 많고 둘러보는 손님도 늘었다. 안전문제가 빨리 해결돼 시네마와 아쿠아리움이 재개장하면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이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2롯데월드몰은 오후가 되자 조금씩 고객들의 발걸음을 잡으며 활기를 띄었다. 이날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과 이어지는 지하 1층과 로브스터 뷔페가 있는 5층 식당가에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안전 사고로 뚝 떨어진 매출에 울상을 짓고 있는 몇몇 입점 상인들은 "오늘(5일)만 반짝하면 뭐 하느냐"며 영화관과 수족관 재개장을 촉구했다. 하지만 한 상인은 재개장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없애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잠실 롯데월드 시민들이 매직 아일랜드와 어드벤처를 잇는 길을 걸으며 연휴 마지막날을 만끽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 시민들이 매직 아일랜드와 어드벤처를 잇는 길을 걸으며 연휴 마지막날을 만끽하고 있다.

◆ 롯데월드, 어린이날 특수? "평소 주말 수준"

이날 롯데월드는 놀이공원답게 가장 많은 고객의 발걸음을 잡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어린이날 방문 고객 수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매직 아일랜드에서 인형을 판매하던 한 직원은 "오히려 4일에 손님들이 훨씬 많이 몰렸다. 오늘(5일)은 5월 첫날부터 시작된 연휴 기간의 마지막날이라서 어린이날이라고 해도 그리 많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롯데월드는 다양한 고객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어린이 손님들의 시선을 모았다. 만화 속 주인공이 되보는 '판타지 매직타임' 코너에서는 어린이가 두 팔을 뻗어 포즈를 취하면 스크린에서 불이 뿜어져 나와 마법사가 된 듯한 느낌을 제공했다.

이 밖에도 풍선 터트리기, 타투 스티커 붙이기, 덩크슛, 퍼레이드 등 어린이들이 체험하며 놀 수 있는 이벤트들이 곳곳에서 진행됐다. 유한킴벌리와 아쿠아프레쉬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내에 부스를 마련, 어린이날 기념 프로모션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내 설치된 유한킴벌리 프로모션 부스 어린이들이 얼굴에 타투를 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내 설치된 유한킴벌리 프로모션 부스 어린이들이 얼굴에 타투를 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벤트 부스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직원은 "평소 주말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라며 "또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엔 롯데월드 말고 야외로 많이들 놀러가시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가족 단위 고객 외에도 공휴일을 맞아 커플끼리 다정하게 손을 잡고 롯데월드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한 20대 커플은 "사람이 많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생각만큼 많이 기다리지 않고 여유 있게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의 속 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객들은 롯데월드몰과 석촌호수 사이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으며 한가로운 연휴를 보냈다.

이날 아이들에게 퍼레이드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롯데월드를 찾았다는 한 시민(40대·남성)은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가 예전보다 많이 생긴 것 같아서 만족한다. 그러나 바로 옆 롯데월드몰에서 안전과 관한 잡음이 계속해서 들리는 현재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밝히며 놀이기구 뒤로 보이는 롯데월드타워를 걱정스러운 듯 바라봤다.

롯데백화점 앞 이벤트장 고객들이 롯데백화점 앞에 설치된 매대에서 세일 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들을 고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앞 이벤트장 고객들이 롯데백화점 앞에 설치된 매대에서 세일 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들을 고르고 있다.

◆ 잠실 롯데백화점, 요우커 효과는 본점뿐?

중국인 관광객들은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보다 롯데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겼다. 롯데백화점의 '토이저러스' 매장과 이벤트홀은 가족 단위 고객들로 붐볐다.

이날 롯데백화점 2층 액세서리 매대의 한 점원(40대·여성)은 "공휴일이지만 지하철과 롯데월드로 이어진 지하 1층과 1층 정문 쪽만 '반짝' 고객이 몰릴 뿐"이라며 매출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제2롯데월드의 영화관과 수족관이 문을 열고 불안하다는 이미지가 없다면 더 많은 고객들이 찾아 연휴 특수를 누렸을 것 같은데 아쉽다"고 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은련카드 기준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5%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3년과 2014년 노동절에 각각 135%와 11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아쿠아리움 지난해 12월 16일 시네마와 함께 운영 정지 조치를 받은 아쿠아리움이 이번달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아쿠아리움 지난해 12월 16일 시네마와 함께 운영 정지 조치를 받은 아쿠아리움이 이번달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가족과 함께 장난감 매장을 둘러보고 있던 한 시민(40대·남성)은 "아쿠아리움이 오픈했다면 제2롯데월드로 아이들을 데리고 갔을 것 같다"며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 확보가 먼저" 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제2롯데월드는 지난해 개장했을 때부터 각종 안전사고로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특히 아쿠아리움과 시네마는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서울시로부터 사용제한 조치를 받았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 두 곳의 재개장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더팩트 | 잠실=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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