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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기획-신동빈의 롯데③] 신동빈의 손과 발…가신과 후원자들
입력: 2015.04.07 06:00 / 수정: 2015.04.07 07:08

신동빈 롯데 회장, 제2롯데월드 기습 방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월 9일 오후 2시 제2롯데월드를 방문해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더팩트DB
신동빈 롯데 회장, 제2롯데월드 기습 방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월 9일 오후 2시 제2롯데월드를 방문해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더팩트DB

재계 서열 5위, ‘유통공룡’ 롯데의 1막이 내리고 2막이 올랐다. 러시아의 경제지 ‘베도모스티(Vedomosti)’는 롯데그룹에 대해 “설립자는 늙었고, 직무에서 물러섰으며 후계자들이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논평했다. 실제로 형과 후계 경쟁에서 왕권을 물려받은 신동빈 회장은 자녀들에게 자신과 똑같은 행보를 걷게 하며 ‘신동빈의 롯데’를 굳건히 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신동빈의 사람들, 누구인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 뒤에는 '그의 사람들'이 있다. 신동빈 회장에게는 그룹 안팎을 비롯해 글로벌 인사들까지 화려한 가신 및 후원 인맥이 있다.

가깝게는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회장으로 전격 승진될 당시 그를 보좌했던 ‘가신 3인방’이 있다. 그들은 현재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요직을 꿰차며 신동빈 회장의 경영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최고위층인 신동빈 회장의 처가를 비롯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등은 신동빈 회장의 든든한 글로벌 후원자로 일컬어진다.

신동빈의 가신 3인방 황각규 롯데쇼핑 사장,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왼쪽부터)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더팩트DB
신동빈의 '가신 3인방' 황각규 롯데쇼핑 사장,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왼쪽부터)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더팩트DB

◆ 신동빈의 사람, 그룹의 가신은?

2011년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회장자리에 오르면서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후계구도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신동빈 회장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사안으로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해온 ‘가신 3인방’이 롯데 임원인사에서 전면에 급부상했다는 점을 든다.

당시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정책본부 소속이자 ‘신동빈의 사람들’로 불렸던 채정병 지원실장(현 롯데카드 대표), 황각규 국제실장(현 롯데쇼핑 사장), 이재혁 운영실장(현 롯데칠성음료 대표)이 모두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1년 일본 노무라증권,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이어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의 경영에 참여한 것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면서부터다. 황각규 사장은 당시 호남석유화학 부장으로 신동빈 회장과 이때 처음 인연을 맺었고 1995년부터 정책본부 전신인 기획조정실에 몸담았다. ‘신동빈의 비서실장’으로 불려온 황 사장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황 사장은 롯데그룹의 해외 진출 사업과 M&A 업무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황 사장은 신동빈 회장과 함께 지난 2007년 대한화재, 2009년 두산주류(롯데주류)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그룹 ‘영토 확장’에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M&A 귀재’로 떠오른 신동빈 회장을 20여 년 간 ‘그림자 수행’했다.

황 사장은 최근 ‘광폭행보’로 주목받으며 신동빈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황 사장은 그룹 내 ‘왕실장’으로 불리며 실세로 통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지난 1월 9일 출범한 롯데그룹 안전관리위원회다. 발표된 안전위원회 명단에 그의 보직은 간사로 표기돼 있다. 그가 위원장인 이인원 부회장을 보좌하는 간사라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 이인원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에 이어 서열 3위다.

롯데그룹의 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해 온 채정병 사장도 신동빈 회장이 1995년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오면서 인연을 맺었고 기획조정실이 정책본부로 바뀌면서 다시 지원실장으로 정책본부에 ‘컴백’했다.

이후 채 사장은 지난해 초 정보 유출 사고로 롯데카드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빠져 있던 때,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얻었던 채 사장은 사고 후 8개월 만에 신용카드 취급고와 시장점유율을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회사를 정상화시키고 조직의 안정성을 되찾은 후에도 채 사장에 대한 호평은 이어지는 중이다. 카드사 최초로 포인트의 유효 기간을 폐지했으며 ‘원클릭 간편결제’를 실행하는 등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등 신동빈 회장을 업고 과감한 CEO의 결단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혁 사장도 기획조정실을 거쳐 2000년대 들어 롯데칠성음료 관리본부장, 롯데리아 대표이사 등 식음료 계열사로 활동하다 2008년 정책본부에 돌아왔다. 이후 롯데칠성음료로 다시 자리를 옮겨 ‘신동빈의 맥주’인 ‘클라우드’를 성공시켰다. 이 사장은 또 클라우드 맥주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제2맥주공장을 신설하며 신동빈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신동빈 회장이 자신의 사람들을 전적으로 믿고 빠른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우면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면서 “자신의 사람들에 대한 든든한 지원으로 가신 3인방을 통해 주요 계열사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진세 대외협력단장, 신동빈의 입과 귀 지난해 초 롯데 총괄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소진세 사장이 대외협력단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더팩트DB
소진세 대외협력단장, 신동빈의 '입과 귀' 지난해 초 롯데 총괄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소진세 사장이 대외협력단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더팩트DB

◆ 신동빈 회장의 입과 귀, 대외업무 라인도 강화

재계의 대표적 ‘은둔형 CEO’였던 신동빈 회장이 최근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영인으로 떠오른 것은 대외활동을 강화했던 측면이 주효했다. 사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소통이 없는 ‘꽉 막힌’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강했다면, 신동빈 회장은 언론에 모습을 자주 내비치며 소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뒤에는 지난해 대외협력단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소진세 사장의 책무가 컸다. 소 단장은 2013년까지만 해도 롯데슈퍼와 코리아세븐 대표를 겸하며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을 이끄는 핵심 CEO로 자리매김했지만, 지난해 초 총괄사장으로 임명되면서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7개월 만에 화려하게 복귀해 그룹의 중대 현안을 직접 챙기며 늘 공식석상에 선 신동빈 회장의 뒷자리를 책임지게 됐다.

소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에 대해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기관과 언론, 시민단체 등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혔다. 그룹 내 마당발로 불리는 소 사장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 2기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같은 대구고 출신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당시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대외업무 부문에 소진세 사장이 적임자로 판단돼 내려진 인사 조치”라며 “현재 세밀하게 업무를 파악하고 있으며 차례차례 그룹의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글로벌 인맥은? 신동빈 회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동갑내기 친구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서울신문 제공
신동빈 회장의 글로벌 인맥은? 신동빈 회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동갑내기 친구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서울신문 제공

◆ 처가에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까지…화려한 글로벌 인맥

일본과 영국을 두루 거치며 국제적 감각을 익혔던 신동빈 회장의 글로벌 인맥 또한 다양하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혼인으로 이웃나라 일본에서 가장 강력한 후원자를 등에 업었다.

신동빈 회장의 부인은 시게미츠 미나미 씨로, 일본 최대 건설사로 손꼽히는 다이세이건설의 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둘째 딸이다. 미나미 씨는 일본 귀족학교인 가규슈잉을 졸업한 재원으로 한때 일본 황실의 며느리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다. 미나미 씨는 또 일본에서 무려 13선을 지낸 자민당 이토 소이치로 전 관방장관의 비서 출신으로 정치계에도 깊숙이 발을 들여 놓은 경력이 있다.

실제 신동빈 회장의 결혼 당시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가 중매부터 주례까지 맡았으며, 결혼식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를 비롯해 일본의 전·현직 총리가 세 명이나 참석해 한·일 양국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신동빈 회장은 또 동갑내기 친구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아베 총리의 부친으로 보수우익 친한파 정치인이었던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과 친했으며 아베 총리의 외조부로 일본의 56·57대 총리를 지낸 기시 노부스케와도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1968년 기시 전 총리의 부탁으로 경영난에 빠져있던 오리온즈 야구단을 매입하기도 했다. 야구단은 롯데 오리온즈를 거쳐 현재 지바 롯데 마린즈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나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금도 이들 일본 정계인사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유럽 국가들로부터 훈장을 받으며 국제적 교류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수여하는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CBE)을 받았다. 신동빈 회장은 영국에 대한 롯데그룹의 투자를 비롯해 전경련 부회장으로서 한·영 양국 기업체간 공동의 번영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다.

대영제국 훈장은 영국의 이익에 공헌하거나 경제, 문화예술, 기술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지휘관 훈장(CBE)은 기사 작위 다음으로 높은 훈장이다.

신동빈 회장은 또 핀란드 국민훈장 백장미장(2006),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훈장(2007)도 받았다.

롯데그룹, 전 정권 인맥이 독으로 작용하나? 롯데그룹은 지난 정권인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의  특혜기업으로 손꼽힌다./ 더팩트 DB
롯데그룹, 전 정권 인맥이 독으로 작용하나? 롯데그룹은 지난 정권인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의 특혜기업으로 손꼽힌다./ 더팩트 DB

◆ 롯데의 숙원 해결을 돕는 정치적 인맥, 약인가 독인가?

그러나 최근 신동빈 회장은 또 다른 인맥으로 지목되는 전 정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그룹은 이명박 정부 시절 특혜 기업 1순위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MB정권 시절 롯데는 숙원인 제2롯데월드 건립 승인을 받았고, 면세점사업, 부산 롯데타운 신축 허가, 맥주 사업 진출 등으로 다양한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롯데계열사인 유통업계 1위 롯데쇼핑이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가 포착됐다며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시기는 아쉽게도 MB정권말 2011년~2012년으로, 그 비자금이 MB정권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았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입장 자료를 내고 “지난달 예산 담당 실무 직원 5명이 자금 이동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동자금은 신입사원 면접비 지급, 부서 회식비, 교통비 등 업무 활동비로 정당한 목적으로 사용했고 이를 검찰에 충분히 소명했다”면서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계열사 간 자금의 유출입이 불가능하다. 비자금이 조성돼 전 정권으로 흘러갔다는 추측은 억측으로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국내외에서 다양한 인맥으로 경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제2롯데월드의 사업 추진이 가장 활발했던 지난 정권과 인맥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현 시점에서 똑 부러지게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팩트 │ 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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