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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기획-녹십자 경영①] '사촌' 허은철 vs 허진성, '황태자'는 누구?
입력: 2015.03.19 06:30 / 수정: 2015.03.20 13:44

녹십자 후계구도, 아직 안갯속 녹십자의 실질적인 창업주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사장(왼쪽)이 지난 1월 대표이사로 승진해 후계구도가 정리되는 듯 했지만, 허일섭 회장의 장남 진성 씨가 경영권에 참여하면서 녹십자의 후계구도는 다시 안갯속에 가려졌다. /임영무 기자
녹십자 후계구도, 아직 안갯속 녹십자의 실질적인 창업주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사장(왼쪽)이 지난 1월 대표이사로 승진해 후계구도가 정리되는 듯 했지만, 허일섭 회장의 장남 진성 씨가 경영권에 참여하면서 녹십자의 후계구도는 다시 안갯속에 가려졌다. /임영무 기자

창업주 직계 vs 최대주주 직계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대형제약사 녹십자의 '황태자'는 창업주의 아들이 될 것인가, 아니면 1대 주주인 현재 회장의 아들이 될 것인가. 녹십자의 경영세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촌형제끼리 '하나의'자리를 놓고 사실상 경쟁구도에 들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녹십자의 후계구도는 실질적인 창업주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44) 사장이 지난 1월 녹십자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체제 구축이 일단락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일반적 관측과 달리 허 사장의 숙부(叔父)이자 지주사 1대 주주인 허일섭 녹십자 회장의 장남 진성(33) 씨도 최근 1년여 동안 비밀리에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사촌형제간 '황태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 직계(허은철 사장)는 대표직을 수행하고, 현 최대주주 직계(허진성 부장)도 지난해 3월부터 경영에 참여함에 따라 녹십자는 이미 물밑에서 이른바 ‘황태자’ 경쟁이 일고 있다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은둔의 황태자 허진성 부장, 베일 벗다 허진성 부장이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차로 향하고 있다.
은둔의 황태자 허진성 부장, 베일 벗다 허진성 부장이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차로 향하고 있다.

녹십자 그룹의 실질적 지배주주이자 경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허일섭 회장의 장남인 허진성 부장의 등장으로 그동안 고(故) 허영섭 회장→허일섭 회장(고 허 회장 동생)→허은철 사장(고 허 회장 차남) 순으로 이어질 줄 알았던 후계구도가 안갯속에 빠졌다는 것이다.

녹십자 후계구도는 또 고 허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을 받지 못해 회사를 떠났던 허성수 전 부사장(고 허 회장 장남)도 지난해 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려 형제간, 사촌간 지분싸움의 불씨가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는 실정이다. <더팩트> 취재결과 결과, 허일섭 회장의 장남 진성 씨는 지난해 3월부터 경영관리실 부장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 허영섭 회장의 막내동생인 허일섭 회장은 부인 최영아 여사 사이에 장남 진성(33)·차남 진훈(25)·장녀 진영(31) 씨 등을 두고 있다. 고 허영섭 회장은 부인 정인애 여사 사이에 허성수(46) 전 녹십자 부사장, 허은철(44) 사장, 허용준(42) 녹십자홀딩스 부사장 등 3형제를 두었다.

3월 현재 녹십자는 지분 50.06%를 보유한 녹십자홀딩스가 지배하고 있다. 녹십자홀딩스는 허일섭 회장을 비롯, 친척이 포함된 특수관계자가 41.04% 보유해 녹십자는 허씨 일가의 제약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수관계자 지분을 세분화하면 허일섭 회장은 10.82%를 소유해 1대주주이며, 부인 최영아 여사(0.47%), 허 부장(0.38%), 차남 진훈 씨(0.34%), 장녀 진영 씨(0.26%)의 지분까지 합치면 모두 12.27%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고 허영섭 회장의 장남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0.94%), 차남 허은철 녹십자 사장(2.36%), 삼남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2.44%)의 지분은 5.74% 수준으로 허 회장 일가 지분에 절반도 못 미친다. 녹십자를 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가 지배하고 지주사는 허일섭 회장측이 장악하고 있는 구도다.

주주들의 지분구성만으로 보면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성 부장이 차후 상속등의 과정을 통해 황태자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변의 중론이다. 하지만 실질적 창업주로 평가받는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인 허은철 사장이 지난 5년여 정도의 경영수업 끝에 올 연초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 명확한 후계구도를 그리기는 쉽지 않다.

허은철 사장, 사촌형제 라이벌 등장 실질적인 녹십자 창업주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사장이 지인과의 미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허은철 사장, 사촌형제 라이벌 등장 실질적인 녹십자 창업주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사장이 지인과의 미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진성 부장은 지난해 8월 12일~9월 15일까지 녹십자홀딩스 지분 5만8901주를 취득해 0.26%에서 0.38%로 0.12%포인트 늘려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동생 진훈 씨 역시 같은 기간 5만8798주를 취득해 0.22%에서 0.34%(+0.12%포인트)로 지분을 늘렸다. 허 부장의 지분 확대를 경영권 다툼과 연관짓는 시선이 적지않다.

2대주주인 목암연구소(9.29%)는 허일섭 회장과 허은철 사장이 모두 이사로 올라 있는 상태다.

◆ '모자 갈등' 허성수 전 부사장, 지분 매입 왜?

여기에다 허영섭 회장의 장남 허성수 전 부사장이 다시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녹십자 황태자 경쟁구도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허영섭 회장 타계 당시 허 전 부사장은 지분을 상속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어머니 정인애 여사를 상대로 고인 유언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허 전 부사장은 “아버지가 생전에 장남을 배제하고 재산을 상속하겠다 밝힌 바 없다. 오히려 동생들과 함께 회사를 물려받아 백신사업과 신약개발을 이어가길 바랐다”며 “유언장 작성 1년 전에는 아버지의 정신 상태, 인지능력 등이 정상이 아니었다. 어머니 주도 하에 일방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3년에 걸친 법정 공방에서 대법원은 지난 2012년 말 “유언 당시 고인은 유언에 필요한 의사식별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유언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판결해 패소했지만, 2010년 별도로 제기했던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지난해 8월 녹십자홀딩스 지분 0.94%(46만3551주)를 다시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12일부터 18일까지 4774주를 매수해 현재 지분율은 0.96%(47만4825주)다.

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추진 의혹으로 제약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녹십자가 내부적으로는 3세 경영체체를 두고 사촌형제간 갈등 및 경쟁 조짐도 드러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더팩트 | 변동진 기자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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