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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근의 Biz이코노미] '오너 베팅' 필요한 한국 경제, 총수들 뛰게 하자
입력: 2015.02.26 10:22 / 수정: 2015.02.26 10:28
오너 베팅 대규모 투자 국내 대기업 수장들이 신성장동력 발굴에 확고한 의지를 반영한 공격적인 오너 베팅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부터) / 더팩트 DB
'오너 베팅' 대규모 투자 국내 대기업 수장들이 신성장동력 발굴에 확고한 의지를 반영한 공격적인 '오너 베팅'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부터) / 더팩트 DB

투자 활성화 열쇠 '오너 베팅'…기업인 사면 고민해야

'을미년' 새해 국내 재계 이곳저곳에서 초대형 인수합병 이벤트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고 있다.

대기업 간 치열한 인수전 가운데 사람들의 눈과 귀를 한데 모은 굵직한 이슈는 최근 막을 올린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금호산업의 '새 주인 찾기' 경쟁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분가치만 4200억 원에 달한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프리미엄과 제삼자와 인수경쟁 등 외부 요인이 더해지면 그 몸값은 1조 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 업계의 관측이다.

경영권 방어라는 숙제를 떠안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과 중견 건설사 호반건설의 경쟁구도로 이어질 것 같았던 매머드급 인수전에 '유통공룡' 신세계그룹이 선뜻 출사표를 던지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은 온통 금호산업의 새주인 향방에 쏠리는 분위기다.

지난 17일에는 또 다른 유통업계의 '큰손' 롯데가 그룹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KT렌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롯데 측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지난 2009년 KT가 대한통운으로부터 금호렌터카를 인수했을 당시 가격의 3배가 넘는 1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어디 그뿐인가. 재계 서열 2위 현대자동차 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9월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한전 대지를 무려 10조5500억 원에 사들이는 강수를 둔 데 이어 오는 2018년까지 80조7000억 원, 올 한 해에만 무려 11조 원의 '통 큰 투자'를 선언하며 이른바 '오너 베팅'의 표본을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과다 투자(베팅)'라는 일부 논란 속에서도 특정 그룹들이 미래수익창출 기반 확보를 위한 결단은 내릴 수 있었던 데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오너의 의중과 추진력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적 경영환경에서는 대규모 신사업일수록 '오너 베팅'이 요구된다. 어찌보면 위험을 무릅쓰고 미래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은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 경영인에게서 찾는게 우리 현실인지도 모른다. 한전 대지를 인수하면서 일각에서 베팅금액이 너무 과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때 정몽구 회장의 한마디는 모든걸 잠재웠다. "국가에 세금을 더 낸것으로 치면 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총수의 부재를 겪고 있는 SK와 CJ그룹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행보 역시 국내 경영환경에서 오너의 책임과 결심이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총수 부재에 어려운 기업 총수 부재를 겪고 있는 SK, CJ그룹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지 못한 채 오너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재계 일각에서 기업인 사면 문제를 재차 고민해보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왼쪽), 이재현 CJ그룹 회장
총수 부재에 어려운 기업 총수 부재를 겪고 있는 SK, CJ그룹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지 못한 채 '오너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재계 일각에서 기업인 사면 문제를 재차 고민해보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왼쪽), 이재현 CJ그룹 회장

지난해 SK그룹은 SK텔레콤과 SK에너지 등 주력 계열사가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한 가운데 역대 최고치인 5조109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최태원 SK㈜ 회장의 '오너 베팅'이 만들어 낸 최대의 수확이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의 부재 이후 추진동력을 상실한 SK그룹은 잇단 인수전에서 출전권을 포기한 채 경쟁사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사실 롯데의 품에 안긴 KT렌탈과 관련해 시장에서 내다 본 유력 인수대상자 1순위는 SK네트웍스였다. 하지만 그룹의 '결정권자' 최태원 회장의 부재는 결국 인수 포기로 이어졌다. 이 외에도 지난해 STX에너지를 비롯한 ADT캡스, STX팬오션 인수 플랜 역시 테이블 위에만 올라왔을 뿐 최 회장의 구속과 동시에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CJ그룹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재현 회장의 부재 이후 CJ대한통운은 APL로지스틱스 입찰에서 일본 물류기업에 승기를 내줬고, CJ오쇼핑은 물류복합센터 건립 계획을 잠정 보류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들 기업의 '답답한 형국'의 원인을 온전히 총수부재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너무도 '극과 극'의 양상을 보이는 앞선 사례와 비교한다면 '오너 베팅'이 국내 경영환경에서 기업가 정신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재계 일각에서 기업인 사면 문제가 다시금 고개를 드는 것 역시 이 같은 인식의 연장선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국정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은 키워드가 무엇인가. 바로 과감한 투자와 혁신경영을 기반으로 한 '경제 살리기' 아닌가. 정부의 말대로 기업이 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한다면, 투자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총수에 대한 사면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야 한다. 차제에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재계 곳곳에서는 나온다.

재계 역시 정부의 정책기조에 힘을 싣겠다며 "나라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더는 '결정권자'를 잃은 채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기업을 한국경제가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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