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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아내가 궁금한 남편 '스텔스 통장', 창구 열기 보니
입력: 2015.02.02 14:41 / 수정: 2015.02.02 17:17

비밀통장, 금융권 문의 급증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라인 상으로 조회할 수 없는 비밀통장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박지혜 기자
'비밀통장', 금융권 문의 급증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라인 상으로 조회할 수 없는 '비밀통장'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박지혜 기자

'비밀통장', 남편들 문의 급증

"남편이 비밀통장 만들었는지 알 수 없을까요?"

2일 김모(49·여)씨가 오전 9시부터 은행을 찾은 이유다. 김 씨는 최근 직장인 남편들의 '비밀통장' 개설이 급증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곧바로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은행 직원은 "금융거래 자체가 본인이 아니면 조회할 수 없지만, 특히 보안 계좌는 개인이 숨기고 싶어하는 계좌인 만큼 배우자의 인터넷 뱅킹 비밀번호, 공인인증서를 알고 있다고 해도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러 왔지만 무언가 찝찝한 마음이 든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 만들기 쉽고, 숨기기 쉬운 '비밀통장' 인기

금융권에 따르면 계좌가 조회되지 않는 '비밀통장'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비밀통장은 각 은행마다 세이프 어카운트, 보안 계좌, 계좌 안심 서비스 등으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로 인터넷으로는 조회가 되지 않는 상품이다. 또 비밀통장을 만든 지점을 직접 찾을 때만 거래가 가능하며 따로 신청하면 ATM 거래 역시 제한된다.

비밀통장은 지난 2007년도 금융감독원이 보이스피싱 등과 같은 전자금융사기로부터 개인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으로 만든 상품으로, 인터넷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전자금융사기에서 인터넷·모바일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피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출시됐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뚝딱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특정 통장의 보안계좌를 설정한 후, 해당 계좌가 온라인 통장 목록에서 사라졌다./박지혜 기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뚝딱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특정 통장의 보안계좌를 설정한 후, 해당 계좌가 온라인 통장 목록에서 사라졌다./박지혜 기자

그러나 최근에는 배우자에게 '숨기고 싶은 돈'이 있는 이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인기를 끌고 있다. 비밀통장 설정 역시 매우 간단하다. 비밀통장은 은행 영업 창구를 방문해 간단한 서류 작성만으로 신규 통장 혹은 기존에 있던 통장을 보안계좌로 전환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한 직원은 "보안계좌로 전환할 경우 온라인 및 폰 뱅킹은 불가능하며, 무조건 우리 지점을 직접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안계좌가 특별히 우대금리,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비밀통장은 만들기도 수월하다. 은행 영업점 창구를 직접 찾아가 통장을 '보안 계좌'로 전환해 만들 수도 있지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보안 계좌' 설정을 클릭하면 간편하게 비밀통장을 개설할 수 있다. 기자가 직접 비밀통장을 만들어 본 결과, 방금 통장을 개설했지만 인터넷 홈페이지와·휴대폰에서는 해당 계좌를 찾을 수 없었다.

마포구 우리은행 영업 직원은 "보통 인터넷 거래에 익숙한 30대 직장인들이 이 상품을 물어보기도 하지만 대부분 인터넷 홈페이지로 들어가 직접 보안 계좌로 만드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배우자에게 숨기고 싶은 돈이 있거나, 숨기고 싶은 관계자가 있을 때 이 상품을 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비밀계좌가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 역시 급증하고 있다. 실제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비밀 통장'의 수는 2012년 말 8만1892개에서 2014년 말 14만5000개로 늘었다. 또 이 가운데 여성 이용자도 약 3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 비밀통장 궁금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남편의 비밀통장을 궁금해하는 여성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편 비밀통장 궁금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남편의 비밀통장을 궁금해하는 여성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남편 계좌 찾는 여성들도 '다수'

이 때문에 최근에는 계좌 개설과 상관없이 남편의 비밀 계좌를 찾기 위해 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급증했다.

하나은행 영업 직원은 "최근 언론에 보도되면서 오늘 아침에만 중년 여성 3분이 다녀갔다"며 "이 상품은 은행 측에서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비자금 관리하는 계좌'로 입소문을 탔다. 다른 계좌와 달리 이 계좌는 만약 거래가 발생하면 지점장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영업점 직원은 "특히 여성분들이 이 계좌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지만, 개설 목적보다는 실제 남편이 이 계좌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루 평균 2~3명은 이 계좌에 대해 물어보고 간다. 하지만 본인 말고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소득없이 돌아간다"고 귀띔했다.

이날 오전 우리은행을 찾은 신모(39)씨는 "아침에 뉴스를 보고 보안계좌와 관련해서 물어보려고 왔다"며 "남편의 금융거래와 관련된 비밀번호 등을 다 알고 있는데 혹시 이 비밀계좌가 있을까 해서 와봤지만 헛걸음을 했다"고 말했다.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medea062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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