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IT >게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최승진의 게임카페] 게임 대표의 ‘겜밍아웃’, 왜 안 보이나
입력: 2015.01.19 11:22 / 수정: 2015.01.19 11:22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커밍아웃’으로 전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행보에 찬사를 보냈다. 소외된 성소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아이콘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팀쿡 트위터 캡처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커밍아웃’으로 전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행보에 찬사를 보냈다. 소외된 성소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아이콘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팀쿡 트위터 캡처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커밍아웃’(coming out)은 성(性)적 소수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커밍아웃 오브 더 클로짓’(coming out of the closet)의 준말로 ‘벽장 밖으로 나가기’란 의미를 담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커밍아웃으로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는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이는 신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이라며 자신의 성 정체성을 스스로 공개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쿡 CEO의 커밍아웃에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다는 점이다. 소외된 성소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아이콘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더 큰 의미는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현직 CEO라는 점에서 사회적 반향이 남다르다. 영향력 있는 인물의 커밍아웃이 몰고 올 인식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게임 세상에는 요즘 ‘커밍아웃’을 연상케 하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없애자는 취지로 게임인재단이 진행 중인 ‘겜밍아웃 캠페인’이 그것이다. 참여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재단에서 제작한 ‘나도 게임인입니다!-문화인편’ 영상을 감상한 뒤 공감의 의미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나도 게임인입니다!”라고 외치면 된다.

게임인재단이 이번 캠페인을 진행한 배경은 가슴을 친다. 게임은 디지털 시대 가장 인기 있는 대중문화지만 정작 취미라고 밝히기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각종 규제로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자신의 직업과 직장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그야말로 김빠지는 일이다. 남궁훈 재단 이사장이 재단 이름에 ‘게임인’을 넣은 사연도 절절하다. 그는 씨제이 이엔엠(CJ E&M) 게임사업부문(넷마블) 대표로 일할 때 영화업계 종사자들이 “우리 영화인은”이란 말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을 보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겜밍아웃 캠페인’ 일주일 간 기록.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가수 김창렬, 배우 김수로, 한국화가 김현정 등이 이번 캠페인에 참여했다. /게임인재단 제공
‘겜밍아웃 캠페인’ 일주일 간 기록.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가수 김창렬, 배우 김수로, 한국화가 김현정 등이 이번 캠페인에 참여했다. /게임인재단 제공

독특한 콘셉트로 눈길을 끈 이번 캠페인의 시행 일주일 성적표가 나왔다. 재단에 따르면 캠페인 영상 조회수는 총 25만 건, 좋아요와 추천 횟수는 1500건, 댓글은 1만여 건을 기록했다. 몇몇 유명인의 동참 소식도 눈길을 끈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해 연예, 문화예술 분야 등에서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첫 시도치곤 괜찮은 성적을 거뒀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대표적인 것이 여러 동참 소식 가운데 정작 우리나라 게임업체 대표들의 목소리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평소에도 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대표를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들의 목소리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제대로 전달 될리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아니다. 침체된 게임업계를 살리기 위해 말단 직원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마당에 업계 최고참이 은둔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게임의 핵심 가치가 ‘상호작용’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이해가 안 간다.

쿡 CEO가 커밍아웃을 밝히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인터넷에 “진정한 용기와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준 팀 (쿡)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제라도 벽장 밖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게임업계 대표가 있다면 그의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바람 앞의 등불 격인 게임업계는 지금 최고참의 속 깊은 소통을 기다리고 있다.

shaii@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