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 2014 2라운드에서 김혜윤(왼쪽 위) 선수가 13번홀에서 홀인원에 성공, 부상으로 재규어 'FX'를 받았다. 8월에는 김민선이 경북 인터불고 경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제 1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 15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기아차의 'K9'의 주인이 됐다. / KLPGA 제공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골프경기의 '로또'라고 불릴 정도로 일생에 한 번 경험할까 말까 하다는 '홀인원'이 자동차 업계의 색다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 여성 프로선수들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 대회때마다 홀인원 부상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고급 승용차 역시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는 것. 3000분의 1(프로선수 기준)이라는 성공확률 만큼 홀인원의 주인공이 탄생하는 것 자체가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진 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5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4시즌 마지막 대회인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 2014(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4000만 원) 2라운드에서 홀인원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올해로 프로데뷔 7년째를 맞은 김혜윤(25·비씨카드)이 그 주인공.
김혜윤은 이날 13번홀(167야드)에서 6번 아이언 티샷으로 공을 한 번에 홀에 넣으며 프로 통산 두 번째 홀인원의 기쁨을 누렸다. 그의 홀인원 소식에 각종 온라인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는 '김혜윤', '홀인원' 등이 상위에 올랐고, 13번 홀의 부상으로 자동차 재규어 'XF' 역시 화제에 오르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재규어의 중형 스포츠세단 'FX'는 BMW의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아우디의 'A6' 등과 경쟁하는 모델로 국내시장에서는 '2.0 터보엔진'을 장착한 '2.0 모델'(5930~6590만 원)과 'V6 3.0 수퍼차저 엔진'이 장착된 '3.0 가솔린 수퍼차저(8470만 원), '2200cc 디젤'모델(5990~6690만 원), 'V6 3.0 디젤 엔진'이 탑재된 '3.0 디젤'(7630~8180만 원) 등 모두 4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14일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 카멜레온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 투어 OHL 클래식 첫날, 재미교포 존 허가 15번홀에서 홀인원에 성공, BMW의 '2시리즈'를 부상으로 받았다. / PGA투어 캡처, 존 허 트위터 캡처 |
국외에서도 자동차 업계의 '홀인원 마케팅'이 화제를 모았다. 하루 전인 14일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 카멜레온 골프장(파71, 6987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OHL 클래식(총상금 610만 달러) 첫날, 재미교포 존 허(24)가 15번홀(159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에 성공 BMW의 '2시리즈'의 열쇠를 받았다.
지난 3월 BMW가 쿠페형과 컨버터블 모델로 출시한 '2시리즈'는 BMW의 1~7 시리즈 풀라인업의 마침표를 찍은 모델로 국내에서는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사용된 '뉴 220d 쿠페 M 스포츠 에디션'이 판매 중이다. 최고출력은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뉴 2시리즈 쿠페의 국내 판매가격은 5210만 원이다.
'홀인원 마케팅'이 수입차 업계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사실 올해 KLPGA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첫 '홀인원 마케팅'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은 곳은 한국자동차 업계의 '맏형' 현대·기아자동차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각각 자사 프리미엄 후륜 세단 '제네시스'와 'K9'을 지난 7월과 8월에 열린 야마하·한국경제 2014 KPGA선수권대회(16번홀)와 KLPGA투어 제 1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15번홀)의 홀인원 부상으로 걸고 '홀인원 마케팅'에 나섰다. / 더팩트 DB, 기아자동차 제공 |
지난 7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야마하·한국경제 2014 KPGA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배윤호는 1라운드 16번홀(176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에 성공해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후륜 세단 신형 '제네시스'의 상위 트림인 'GH 3.8'모델을 받았다.
'제네시스'의 주력 모델로 꼽히는 3.8모델(5510~7210만 원)에 장착되는 '람다II V6 3.8'엔진은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한달 뒤인 8월에는 김민선(19·CJ오쇼핑)이 경북 인터불고 경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제 1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 15번홀(155야드)에서 8번 아이언 티샷으로 홀인원을 기록,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K9'을 부상으로 받았다.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동급으로 기아차의 유일한 후륜 세단이자 최고급 모델인 'K9'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5.5kg.m의 3.3 모델과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m의 3.8모델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됐다.
최근에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에쿠스'에 탑재된 'V8 5.0 엔진'을 적용한 '더 뉴 K9 퀀텀'을 출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델이다. '더 뉴 K9'의 가격은 3.3 모델 4990~5330만 원, 3.8 모델이 5680~7260만 원, 5.0 모델 8620만 원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KLPGA를 중심으로 골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골프를 즐기는 연령층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고급 세단의 주 수요층인 40~50대의 관심이 높다. 최근 국내와 완성차 업계 간 고급세단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마케팅 효과를 위해 '홀인원 마케팅'을 활용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골프대회의 규모와 생중계 여부에 따라 마케팅 효과에 차이는 있지만, '홀인원'을 활용한 마케팅은 해당 선수뿐만 아니라 부상으로 걸린 자동차 자체에 대한 홍보 및 판촉 효과가 즉각적이기 때문에 고급차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제조사가 활발히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