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검열 下] 카카오톡 파문, 인터넷 생태계 위협하나?
  • 황원영 기자
  • 입력: 2014.10.15 11:25 / 수정: 2014.10.15 15:49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다음카카오 최세훈(왼쪽), 이석우 공동대표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다음카카오 최세훈(왼쪽), 이석우 공동대표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100명 중 97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가 검열 논란에 휩싸였다. 잔잔하게 일던 사이버 감시 공방은 어느새 거친 파도로 변해 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검찰의 통신감청에 불응하겠다는 CEO의 폭탄 발언이 나오는가 하면 국회에서는 사이버 검열의 정당성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며 언성을 높였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모바일 메신저 업계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 | 황원영 기자]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사이버 검열’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해당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 폐쇄형 메신저인 ‘라인’이 검열 논란에 휩싸이는가하면 정치권에서도 SNS 검열을 두고 여야 공방을 펼쳤다. 다음카카오가 감청영장 불응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법조계에도 파장이 일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13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지난 7일부터 감청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감청 영장에 불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법조계는 “초법적 발상을 한 다음카카오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사법처리가 될 수 있는데다 다음카카오 그룹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진태 검찰총장도 나서 14일 공식 브리핑을 열고 “법치국가에서 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나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카카오톡 검열 논란은 국회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감과 안정행정위원회 경찰청 국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에서는 모두 카카오톡 검열 문제가 다뤄졌다. 사정기관의 사이버 수사 배경에 대한 정당성이 있는가에 대한 여야의 질타가 한목소리로 쏟아졌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검찰은 영장을 받았다고만 하고 법원은 검찰이 청구해서 발부했을 뿐이라고 하고 서로 핑계만 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나도 텔레그램을 쓰지 않고 카카오톡을 쓴다”며 “실시간 감찰, 감청은 사실과 다르고 표현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검찰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사이버 디지털 시대에 감시와 사찰, 감청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며 “긴급 동의 형태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의 참고인 출석을 요청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최세훈(왼쪽), 이석우 공동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린 가운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최세훈(왼쪽), 이석우 공동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린 가운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경찰청 국감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경찰이 카카오톡뿐 아니라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밴드 대화 내용도 보고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정 의원에 따르면 경찰이 특정 피의자에 대한 통신사 사실 확인 자료를 요청하면서 밴드의 대화상대 정보와 대화내용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 의원은 이런 식으로 자료를 요청할 경우 피의자 1명을 조사하며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지인을 손쉽게 사찰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네이버는 “대화 상대의 대화 내용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네이버를 운영하는 캠프모바일은 밴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통신비밀보호법에 의거, 당사자 본인의 로그기록은 제공하되 법상 근거가 없는 대화 상대의 인적정보 및 대화내용은 제공할 수 없다고 대화내용 등을 요청한 동대문경찰서에 회신했다”고 반박했다.

카카오톡뿐 아니라 밴드, 마이피플 등 각종 모바일 메신저에 대한 검열 논란이 확산되자 다음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속해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이르면 다음 주 중 개인정보 보호 방안에 대한 공동대응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14일 인기협에 따르면 다음카카오, 네이버,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인터넷 기업 3사는 당국의 수사 협조에 따른 이용자 보호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3사의 임원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두 차례 열었다.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업계 전반적으로 위기의식이 퍼진 것이다. 인기협 관계자는 “검열 논란이 단지 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현행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용자 보호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창조경제의 한 모델인 인터넷기반 산업들이 이번 '카톡'논란으로 모험과 도전의 생태계DNA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 업계, 소비자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중지를 모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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