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서재근의 Biz이코노미] 현대차 정몽구 '10조 베팅' 결정이 반가운 이유
입력: 2014.09.21 09:42 / 수정: 2014.09.21 09:46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8일 오전 100년을 내다보고 결정한 일이라며 정부로부터 사는 것이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고 한전부지 인수 결정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 더팩트 DB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8일 오전 "100년을 내다보고 결정한 일"이라며 "정부로부터 사는 것이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고 한전부지 인수 결정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부로부터 사는 것이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18일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한전부지의 새 주인으로 현대차그룹이 확정되자 그룹의 수장인 정몽구 회장이 임직원들을 불러모아 놓고 꺼낸 말이다.

면적 7만9342㎡, 감정가격 3조3346억 원. 축구장 12개를 모아놓은 것과 비슷한 규모의 '노른자 땅'의 주인자리를 놓고 재계 서열 1위 삼성과 2위 현대차 간 '눈치싸움'은 분명히 세간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새 주인 공개 전부터 'OO가 승자가 될 것'이라는 식의 결과를 둘러싼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한 것 역시 이번 한전부지 공개 입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 터.

하지만 한전부지 입찰 결과의 뚜껑이 열리는 세간 관심은 '승자'인 현대차 자체가 아닌 온통 '10조55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낙찰가격으로 옮겨졌다.

감정가보다 3배 이상, 함께 경쟁을 벌인 삼성그룹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5조 원 보다도 2배가량 많은 현대차의 낙찰가가 공개되자 재계 곳곳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점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삼성과 현대차의 정보전에서 밀린 정몽구 회장의 '무리한 결정'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인 중형 세단 '쏘나타'를 42만2000대를 팔아야 마련할 수 있는 거대한 액수를 고려하면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각의 우려에도 낙찰 이후 정 회장이 보여준 태도는 말 그대로 '쿨'했고, 그 동안 그가 보여준 '뚝심경영'과 일맥상통했다.

한전부지 입찰 목적과 관련해서는 "그룹의 100년을 내다보고 결정한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말했고, 고액 입찰가와 관련한 '무리한 베팅' 논란에 대해서는 "인수 대금이 국가기관에 넘어가는 만큼 정부에 기여하는 마음으로 (낙찰)가격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회장님' 발언이 알려지면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부정적 관측은 일거에 사라졌다.

어차피 써야할 돈이고, 그것이 나랏일에 쓰인다면 계산기를 두드리기 보다 통 큰 베팅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여야 하는 사업가로써는 위험한 발상일 수 있겠지만서도 '화자'가 재계 서열 2위 그룹의 회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최근 일부 대기업 오너들이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현금 쌓아놓기'에 매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대기업 내 '금고'에 묵혀 있는 것보다야 나랏일에 쓰이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본다.

물론 공기업의 방만 경영를 좌시한 채 '돈 많은' 대기업이 빚을 갚아줘야 한다는 식의 발상은 아니다.

결과론적으로 현대차의 '10조 베팅'으로 한전은 내년 부채를 20%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한전의 부채규모는 모두 57조 원으로 부채 비율만 무려 141%에 달한다.

현대차가 내년 9월까지 부지 매입 대금 10조5500억 원을 모두 내기만 한다면 한전의 부채액은 46조4000억여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미 '10조 원 베팅' 주사위는 던져졌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한전부지에 독일의 '아우토슈타트'를 벤치마킹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들어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제2 아우토슈타트'를 넘어 독자적인 관광사업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집중해 공공기관 빚도 갚고, 그룹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likehyo85@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