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은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아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박지혜 기자 |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민족의 대명절 추석, 시민들이 속속 전통시장으로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차례를 지내기 위해 바쁜 시민들의 손에는 '카드 한장'이 쥐어져 있다. 시장 상인들은 '전통시장에서 카드 결제가 힘들다는 말은 모두 옛말이 된지 오래'라며 카드 결제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7일 <더팩트> 취재진은 서울시에서 유동인구가 높기로 유명한 망원시장을 찾았다. 망원시장의 상인들은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과 품질을 자랑하며 "우리 집이 제일 싸요!"를 외치며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망원시장은 오후 3시에도 발디딜팀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서 장을 보고 있었다. 가게 한군데 당 20명이 넘는 손님이 북적거리는 곳도 적지 않았다. 특히 눈에 뛰는 것은 시민들의 지갑에서 나오는 '신용카드'였다. 시장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간편하게 신용카드로 계산하며, 편하게 장을 봤다.
시장 상인들이 지나가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신용카드로 장을 본 김모(41)씨는 "전통시장에 올 때는 현금을 들고다니기도 하지만 요즘은 카드로 대부분 결제하는 것 같다"며 "전통시장도 많이 변해서 예전만큼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시장 내 상점에는 카드 결제기가 있어, 시민들의 편리한 결제를 도왔다. 망원시장에서 정육점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요즘은 워낙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었다보니, 현금이며 카드며 가려서 받을 수도 없게 됐다"며 "카드라도 결제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상인들은 현금 결제를 할 때 더 저렴하게 주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야채 장사를 하는 김모(51)씨는 "시장의 불공평한 거래 행위라기보다는 단골을 위한 서비스"라고 말하며 "계속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조금은 싸게 물건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시장에서 물건을 계속 구매할 때 생기는 가장 큰 장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지난 2년간 전통시장 매출 통계에 따르면 2011년 21조이던 시장 매출은 2012년 20조1000억, 2013년 19조9000억에 이르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상인들은 전통시장의 편리함을 강조하기 위해 스스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장 상인들은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며, 소비자들의 가격 불만에 대해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상인들이 가격 정찰제를 시행해서 시장은 가격이 정확하지 않다는 편견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망원시장을 방문한 한 소비자는 "시장은 불편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상인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카트 서비스, 청결함 등 대형마트의 '편리함'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망원시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홈 배달 서비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
시장 상인들은 시민들의 이러한 지적에 '편리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엿보였다. 실제 망원시장에 2년전부터 도입한 '장보기 서비스'는 지역 주민들로 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장보기서비스'란 맞벌이 주부나 임신부, 노약자 등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혼자 시장을 찾기 어려운 고객을 위해 장보기가 익숙한 주부로 구성된 '장보기 도우미'가 고객의 주문에 따라 대신 장을 봐서 배송해주거나 동행해주는 서비스이다.
망원시장은 작년 9월, 장보기서비스 시범시장으로 선정되어 꾸준히 사업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어 올해 6월부터는 프로보노 전문기관 '브릿지',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와 함께 연계해 기업고객 맞춤형 서비스 전략을 수립했다.
실제 택배 서비스 센터는 오후 2시에도 밀려오는 주문 배달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에 일하는 한 관계자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고객이 많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매일 하루 20~30건 씩 배달 주문이 들어오고 있고 이런 민족 명절같은 때는 주문이 밀려 매우 바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