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딸들의 호텔 경영 전성시대
  • 황준성 기자
  • 입력: 2014.05.05 13:09 / 수정: 2014.05.05 13:5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왼쪽 위 시계방향) 등이 국내 호텔 업계에서 여풍을 주도하고 있다./더팩트DB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왼쪽 위 시계방향) 등이 국내 호텔 업계에서 '여풍'을 주도하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황준성 기자] 과거 경영 참여에 소홀했던 재벌 총수의 딸들이 섬세하고 꼼꼼한 여성 특유의 성격을 무기로 ‘금녀의 벽’을 허물고 재계에서 적극 이름을 날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여성 감성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호텔사업에서 남성 못지않은, 오히려 더 출중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호텔 여풍 경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호텔 사업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재벌가의 딸은 단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해 호텔신라 대표이사까지 오른 상태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경영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11년 초 호텔신라의 CEO로 취임하면서 면세점 사업을 확대한 이후다. 그중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뷔통을 입점시킨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 진출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면세점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글로벌 톱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지난해 신라호텔의 개관 34년 만에 벌인 첫 전면 리모델링을 진두지휘했다. 강한 추진력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기는 꼼꼼한 경영 스타일 때문에 이부진 사장은 이건희 회장을 빼닮았다는 평을 받아 ‘리틀 이건희’로 불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최근 호텔업계에서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 인물이다. 한진그룹이 경복궁 인근에 7성급 한옥 호텔 건설을 추진하면서 한진그룹의 호텔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조현아 부사장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칼호텔, 서귀포 칼호텔, 하와이의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 LA 윌셔 그랜드 호텔, 하얏트리젠시인천 등을 책임지고 있는 조현아 부사장은 건설을 추진 중인 7성급 한옥 호텔까지 더해지면 조현아 부사장은 국내 호텔업계에서 이부진 사장 못지않은 영향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99년 대한항공 호텔 면세사업본부 팀장으로 입사하면서 호텔사업에 뛰어든 그는 약 15년 만에 국내 정상급의 호텔 CEO가 되는 것이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동생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도 호텔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성경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켄싱턴 제주 호텔은 제주도 중문 관광단지에 있는 '럭셔리 갤러리' 콘셉트의 특1급 호텔을 개관식에서 “켄싱턴 제주 호텔을 기반으로 이랜드를 호텔·레저사업을 육성해 전 세계 150개 지점, 1만8000개의 객실을 갖춘 세계 10대 글로벌 호텔 레저그룹으로 완성할 것”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박성경 부회장의 지휘 아래 이랜드는 세계 유명 호텔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브랜딩 작업을 통해 글로벌 체인호텔로 육성, 호텔사업에서만 6년 이내에 5조 원대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은 가장 오랜 기간 현업에서 뛰고 있는 ‘재벌 총수의 딸’이다. 신영자 사장은 지난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30대에 회사 경영에 첫발을 내디뎌 사장직까지 올랐다. 호텔롯데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함께한 총수 일가의 산 증인인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호텔롯데와 부산호텔롯데이 신영자 사장에게 보수로 각각 32억3800만 원, 12억7500만 원을 지급해 경영활동 대비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지적받기도 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도 지난 1996년 조선호텔 상무보로 신세계에 진입해 2009년 신세계 부사장을 달았다. 상무보와 상무로 13년 동안 조선호텔에서 몸담아 신세계그룹의 호텔 경영을 책임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삼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도 현대가 특유의 아들 중심의 경영 속에서 호텔 경영의 한 축을 맡아 능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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