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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현장] 유병언 일가의 미스터리 '세모타운'…십수 년 산 주민도 모른다
입력: 2014.04.24 13:52 / 수정: 2014.04.24 15:30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염곡동의 세모타운. 입구에는 2대의 차량이 주차돼 누군가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는 걸 알려줬다. / 염곡동=문병희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염곡동의 '세모타운'. 입구에는 2대의 차량이 주차돼 누군가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는 걸 알려줬다. / 염곡동=문병희 기자

[더팩트 l 염곡동=송형근 기자] "20년을 넘게 살아도 한 번도 마주친 적 없어요. 세달 전까지만 해도 검은 양복 입은 사내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어서 누구도 얼씬 못했어요."

서울 서초구 염곡동 일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세월호 참사로 여론이 유 전 회장 일가에 집중되는 가운데서도 자택으로 추정되는 이 근방 주민들은 유 전 회장에 대해 어떤 것도 모르고 있다. 미스터리한 유 전 회장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더팩트>이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세모타운'이 있는 서울 서초구 염곡동을 찾았다.

◆ 관리인 추정 한 명만 덩그러니…수년째 방치된 '세모타운'

24일 오후 찾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이 있는 염곡동 일대는 주택가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의 비난이 이어지는 것과 사뭇 다르게 일대는 한가로웠다. 검찰이 23일 오전 전격 압수수색을 벌인 '세모타운'에는 수천 평에 달하는 토지 위에 주택 4채가 들어서 있다.

이날 '세모타운'을 방문했을 때 4채의 건물 가운데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은 한 단 한 채였다. 모든 건물은 굳게 닫힌 대문 사이로는 무성하게 자란 풀들만 있고, 단 한 채를 제외하고는 모든 건물이 버려진 지 수년은 돼 보였다.

세모타운은 입구부터 황량했다. 이 주변에 있는 4채의 건물 가운데 단 한 채만 관리되고 있는 상태다. / 염곡동=남윤호 기자
'세모타운'은 입구부터 황량했다. 이 주변에 있는 4채의 건물 가운데 단 한 채만 관리되고 있는 상태다. / 염곡동=남윤호 기자

인근 주민들의 말로는 관리인 한 명이 사는 주택 외에 나머지 집들은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를 둘러쌓는 형태로 'ㄷ'자 형태로 주택이 나란히 들어선 구조의 '세모타운'의 입구 주변엔 두 대의 차량이 주차돼 누군가 거주하고 있다는 걸 암시했다.

잠시 기다리자 유일하게 넝쿨이 보이지 않는 주택에서 한 중년 남성이 나왔다. 이 남성은 "유병언 일가와는 상관없이 이곳에서 5년째 거주하고 있다. 귀찮게 하지 마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인근 주민의 말에 따르면 이 남성은 수년 전부터 집안 관리를 담당하던 사람으로 본채로 보이는 집 안의 농장을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600억 원 규모 '세모타운'…수십 년째 외부 접촉 차단

'유병언 타운'에서 본채로 추정되는 집 대문 앞에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한쪽에는 돌로 꾸며진 말라버린 연못이 있다. 최근까지 이 집을 사용한 듯 3대의 자전거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무성한 수풀과 바위들이 있어 더 이상의 관찰은 어려웠다.

세모타운의 버려진 주택 안에는 사람 크기만한 조각상들이 정원에 버려져 있다.
'세모타운'의 버려진 주택 안에는 사람 크기만한 조각상들이 정원에 버려져 있다.

인근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유 씨 일가는 이곳을 별장처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주 차량이 드나드는 게 목격됐지만, 어느 누구도 유 씨 일가와 말을 섞은 경우는 없다. 유 씨 일가와 주민과의 교류는 전무했다.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십수년 전부터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주택의 입구부터 못 들어가게 했다. 민원이 들어와 경찰이 들어가겠다고 해도 제재할 정도로 경비가 삼엄했다"고 '세모타운'을 회상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원파'의 집단거주지 설에 대해서 인근 주민들은 모두 손사래를 쳤다. 주변의 세탁소, 부동산, 미용실 등 몇 안 되는 상가주인들은 한 목소리로 "구원파의 집단 거주지나 종교 의식 장소로 사용된 것 같지는 않다. 간혹 여러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드나들었지만, 크게 소란스럽지는 않았다"며 "십수 년을 이 동네에서 살아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염곡동 일대에 형성된 '세모타운'은 말 그래도 유 씨 일가를 위한 비밀 왕국이다. 지난 1991년부터 일대 임야와 주택을 매입한 유 씨 일가는 두 아들인 유대균, 유혁기 씨와 딸 유섬나 씨가 골고루 임야와 주택을 나눠 소유하고 있다. 시세로만 3.3㎡당 2000만 원으로 이를 감안해보면 약 1만㎡의 유 씨 일가의 염곡동 소유 부동산은 600억 원에 달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은 유 씨 일가가 20년도 전부터 임야를 매입했다. 염곡로 일대에도 차명으로도 임야를 매입한 걸로 아는데 정확히 그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3.3㎡ 시세만 약 300~500만 원에 달하는 일대 토지까지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면 염곡동 일대에만 유 씨 일가의 부동산은 현재까지 알려진 규모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sh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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