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흘째를 맞이한 18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에서 직원들이 실종자 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진도=문병희 기자 |
[진도=윤미혜 인턴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사흘째인 18일 오후 진도실내체육관은 실종자 가족들의 울분과 오열로 가득했다. 기다림으로 지칠대로 지친 몸이지만, 실종자들이 살아있을 거라는 끈을 놓지 못한 애끓는 마음 때문이다.
진도실내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수사 당국의 수색 결과가 나올 때마다 노심초사했다. 추가 사망자 발견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아들딸의 생사를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체육관 한쪽에서는 실종된 학생들의 얼굴이 담긴 자료를 확인하는 수사 당국 관계자들과 자녀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한 부모들의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오전 11시께부터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의 브리핑을 시작으로 해경 측은 수시로 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수사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해경 측이 잠수부 4명이 선체 진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가 오후 12시 30분께 "선체 진입이 아닌 공기주입이었다"고 말을 바꿔 실종자 가족들의 원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세월호 침몰 사흘째를 맞이한 18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서해지방해양경찰청 경무과장(왼쪽)이 실종자 가족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도=문병희 기자 |
한 실종자 가족은 "더이상 가만히 앉아 해경 측의 발표만 믿고 기다릴 수는 없다"며 "내 아이가 실제로 사망한 상태인지 아닌지 우리가 육안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직접 배에 상주해 인양되는 시신을 검증하자"며 "배를 타러 갈 사람은 앞으로 나와달라"고 소리쳤다.
실종자 가족들 간 승강이도 이어졌다. 실종자 가족 가운데 한 명이 "우리끼리 불신하고 흥분하면 나아질 것이 없다"며 "정부의 수사를 일단 차분히 기다려 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자 일부 흥분한 실종자 가족들이 "조용히 해라. 누구 편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여 한 때 작은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앞서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 324명과 교사 14명을 포함해 모두 475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8일 오후 1시 현재 탑승객 475명 가운데 확인된 '세월호' 침몰 사고 사망자는 모두 28명이며 구조된 생존자는 179명이다. 나머지 승객 268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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