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 계열분리 7년 만에 'LF'로 사명변경 왜?
  • 황진희 기자
  • 입력: 2014.03.13 10:52 / 수정: 2014.03.13 10:52

LG패션이 2007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지 7년 만에 LG와 패션을 모두 떼고 주식회사 LF로 사명을 변경한다.
LG패션이 2007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지 7년 만에 'LG'와 '패션'을 모두 떼고 '주식회사 LF'로 사명을 변경한다.

[황진희 기자] LG패션이 2007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지 7년 만에 ‘LG’와 ‘패션’을 모두 떼고 새로운 간판을 내건다. 단순히 옷을 만들어 파는 회사에서 생활문화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LG패션은 공식상호를 ‘주식회사 LF(엘에프)’, 영문으로는 ‘LF Corp.’로 변경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 변경 건을 최종 확정하고 다음 달 1일부터 LF로 새롭게 출범할 계획이다. 주총 결의를 남겨두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구본걸 LG패션 회장(지분율 18%)의 의중이 반영된 만큼 변경이 확실시 된다.

LF는 ‘Life in Future(미래의 삶)’의 약자로, ‘고객 개개인에게 알맞은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미래 생활문화 기업’을 의미한다. 회사 측은 “변경된 사명에서 ‘패션’이라는 단어를 뺀 것은 LF를 단순히 옷을 만들어 파는 회사가 아니라 브랜드로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4년 12월 반도상사(현 LG상사)의 패션조직인 ‘반도패션’으로 첫 걸음을 뗀 LG패션은 우리나라 패션의 역사로 꼽힌다. LG패션은 서울 명동에 1호점을 열고 국내 최초의 고급 기성복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LG패션은 2006년 LG상사에서 법인이 분리되면서 패션 전문기업으로 독자적인 발을 내디뎠다. 2007년 LG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로도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LG’ 브랜드 사용계약을 3년씩 연장해 왔다. 역사성 계승과 브랜드 인지도를 얻기 위해 LG패션이 (주)LG에 낸 브랜드 사용료는 해마다 20억원 정도(매출의 0.14%)로 알려졌다.

현재 LG패션은 남성복 중심에서 여성복, 캐주얼, 아웃도어, 액세서리, 편집숍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닥스·헤지스·라푸마 등은 파워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2007년 73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지난해엔 1조4800억원에 이르는 등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의류시장이 침체된 데다 그나마 활기를 띠고 있는 제조유통일괄형(SPA) 의류시장 마저 외국계 브랜드에 밀리고 있어, 더 이상 패션사업만으로는 기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브랜드 사용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 연장과 사명 변경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구 회장은 “전통 패션사업에 머물지 않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생활문화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사명 변경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패션은 2008년 ‘LF’ 상표를 출원해 이듬해 등록을 마쳤다. 특히 구 회장은 이미 2007년 자회사 LF푸드를 설립하고 일본 라멘 브랜드 ‘하꼬야’ 등 외식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평소 구 회장은 패션 외에도 식품·유통 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LG패션이 역사성 계승의 의미를 가진 ‘LG’와 업의 본질인 ‘패션’을 모두 떼고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할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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