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l 송형근 인턴기자] 최태원(54) SK㈜ 회장의 옥살이가 확정됨에 따라 그룹의 사업이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사업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도 조심스레 예측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회삿돈 46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과 최재원(51) 수석부회장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SK그룹은 이미 지난해 최 회장이 기소되면서부터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조직하고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했지만, 그간 추진해오던 글로벌 사업과 그룹의 새 먹을거리 개발 등 중요 결정과 투자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K그룹은 지난해 1월부터 최 회장의 부재 탓에 사업 결정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확장이 지지부진했다. SK이노베이션이 SK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은 약 50%로 사업이 차질을 받을 경우 그룹 전체에 여파가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월 최 회장의 법정 구속 이후 석유개발 관련 투자를 못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브라질 원유 광구를 매각해 마련한 24억 달러로 신규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려던 계획이 보류됐고 최근 중남미에 석유 자원개발 시장이 새롭게 열렸지만,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이에 대한 투자는 진척이 없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해 11월 호주 유류 공급업체인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UP)지분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하려다 포기했다. 국내에선 SK의 에너지 계열사인 SK E&S가 STX에너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가 지난해 9월 항소심 선고가 나온 뒤 인수전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또한, 태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 준비하던 석유저장설비, 건설, 통신, 온라인 사업 등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해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추진한 사업도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신,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 SK가 추진한 터키에서의 사업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최 회장은 지난 2012년 6월 터키 유력 기업인 도우쉬 그룹과 사업협력을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공동펀드까지 설립했지만 최 회장의 법정 구속 이후 인터넷 상거래 사업 정도만 진행될 뿐 다른 사업 분야의 진척은 지지부진하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돼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추진이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약 1년간의 부재만으로도 많은 국외 진출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 2012년부터 8월 김승연(62) 회장의 법정 구속 이후 신규 투자에 어려움을 겪은 한화그룹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한화그룹은 이라크 신도시 건설과 태양광 사업 등 주력 사업들이 정체되기도 했다.
총수 부재가 장기화되며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한화생명보험, 한화건설,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타임월드, 한화투자증권, 한화손해보험)의 영업이익률은 최고 3.9%에서 2%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들 계열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23조900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5930억 원으로 평균 영업이익률이 2.5%였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22조1600억 원)은 소폭 증가, 영업이익(8664억 원)은 2000억 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그래도 SK이노베이션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먼저 화학 사업 부문에 1조원대의 투자를 완료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이 일본 JX에너지와 합작 투자한 파라자일렌(PX)공장이 오는 7월 가동에 들어가며 SK인천석유화학의 PX 투자도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올해 SK종합화학과 중국 시노펙이 합작한 우한NCC 공장이 본격적인 가동되고 하반기에는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렙솔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기유공장이 완공된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오너가 국외 사업을 직접 챙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중국 시노펙과 합작한 사업은 최 회장이 공들인 것이다. 최 회장이 진두지휘 했다면 사업이 더욱 탄력 받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의 부재에도 그간 추진해 온 사업은 마무리 지어 해외 진출 사업은 차질 없도록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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