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VS 실형' SK 최태원 상고심 'D-2'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4.02.25 09:52 / 수정: 2014.02.25 11:07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최태원 SK㈜ 회장의 상고심 결과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더팩트 DB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최태원 SK㈜ 회장의 상고심 결과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더팩트 DB

[ 서재근 기자] 경제범죄 혐의로 법정에선 재벌총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횡령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최태원 SK㈜ 회장의 상고심선고 결과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들어 최 회장보다 먼저 재판부로부터 형량을 선고받은 재벌총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모두 3명이다.

대기업 총수들의 선고공판 일정이 몰린만큼 세간의 관심 또한 집중됐다. 세 명의 총수 가운데 김 회장과 구 회장은 지난 11일 각각 항소심과 1심의 판결보다 감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한화와 LIG 두 그룹 총수의 집행유예가 결정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라는 재벌 양형공식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 회장이 지난 14일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총수재판의 양형공식은 3일만에 끝났다.

더욱이 김 회장과 구 회장 모두 '고령의 나이'와 '악화된 건강상태' 두 가지 요소가 집행유예 판결에 주요하게 작용하면서 일각에서는 이 회장 역시 집행유예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건강상태에 적신호가 켜진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연장신청만 받아들여졌을 뿐, 실형을 피하지는 못했다.

앞선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살펴보면 집행유예 선고 결정의 핵심 요소는 '범행 동기'다. 김 회장은 위장계열사 부당지원 등으로 계열사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부는 연결자금 제공과 지급보증은 우량 그룹 전체의 위기를 막기 위한 행위로 판단했다. 즉,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편법 상속, 회사자금의 사적 유용한 개인적 치부를 위한 범행은 아니라는 게 참작 사유의 '핵심요소'다.

하지만 최 회장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10월 선물·옵션 투자를 위해 SK텔레콤, SK E & S 등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펀드출자금 명목으로 45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즉, '배임'이 아닌 '횡령' 혐의가 형량 결정에 주요하게 작용한 것이다.

이 회장 역시 비자금 조성 등 사익을 위한 횡령, 탈세 혐의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고, 구 회장의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도 경영권 유지라는 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최 회장은 1심과 2심 재판부로부터 모두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라 이번 상고심에서도 원심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도 거론된다.

최 회장이 재판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카드로 꼽았던 '키 맨'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구속도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열렸던 김 전 고문의 1심 선고공판에서 김 전 고문은 "최 회장은 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그가 최 회장과 공모해 선물투자 등을 위해 계열사 자금에 손을 댔다고 판단,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벌 총수들의 선고공판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지만, 각 재판마다 혐의 내용과 피해규모 등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특히, 현 정부가 출범 1주년을 맞으면서 '경제민주화'보다 '경제살리기'에만 힘을 쏟았다는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는 만큼 재판부 역시 신중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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