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l 송형근 인턴기자] SK그룹 횡령사건의 핵심인물인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의 공판이 열린 가운데 최재원(50) SK㈜ 수석부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해 최태원(53) SK㈜ 회장의 주장을 반복하며 검찰 측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설범식) 심리로 김 전 고문에 대한 네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SK 총수형제가 김 전 고문의 대만 강제 출국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정황을 포착해 최 부회장을 신문했다. 최 부회장을 통해 '기획입국설'을 입증하고 최 회장에 대한 혐의를 가중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최 회장이 구치소에 수감된 지난 9월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최 회장이 '올 사람이 와야한다, 우리가 노력을 한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지만 (대만으로) 사람도 보내고 그랬잖아'라고 말했다"라며 새로운 증거를 들고 나와 '기획입국설'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어 지난 7월 김 전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될 당시 최 부회장이 동행한 사실을 언급하며 "SK그룹 총수 형제가 김 전 고문을 의도적으로 입국시킨게 확실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 부회장은 지난 공판에서 최 회장의 주장을 반복할 뿐이었다. 최 부회장은 "당시(7월) 수사가 너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 김 전 고문의 입국을 독려하려 대만으로 갔다. 또한 녹취록에 나오는 SK그룹 관계자들이 누군지도 모른다"라며 검찰의 의혹에 반발했다.
김 전 고문 측은 이전 공판과 마찬가지로 이번 횡령사건의 핵심인물을 김준홍(47)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계속해서 이번 사건에서 최 회장과 김 전 고문의 역할을 부각시키자 혐의를 줄여보려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김 전 고문 측 변호인은 이전의 SK그룹 총수 형제의 투자방식을 언급하며 "이전에는 항상 최 부회장의 명의로 된 계좌로 자금이 오갔지만 이번 펀드 선지급금의 경우 김 전 대표의 서명이 된 수표로 자금이 오갔다"라고 말했다. 즉, 자금 이동 경로만 보더라도 김 전 대표가 이번 횡령을 주도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최 부회장은 "펀드 선지급금 독촉이나 자금 규모를 결정하는 것도 김 전 대표였다. 또한 수백억원의 투자를 하는데 SK㈜의 재무팀을 통하면 되지 왜 모험을 하겠느냐"라며 김 전 고문 측의 주장에 동조했다. 이는 지난 공판에서 최 회장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검찰은 최 부회장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은 "2008년 5월 총수 형제의 가용재산은 모두 처분되거나 담보 잡힌 상황이었고 남은건 SK C&C의 비상장 주식 뿐이었다. 이를 통해선 펀드 자금을 확보할 수 없어 김 전 대표에게 자금 조성을 부탁했다"라고 추궁했다.
이어 검찰은 이번 사건의 횡령액 450억원의 수표 명의가 김 전 대표로 된 것도 단순히 명의만 바꾼 것이라며 최 부회장의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앞서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으로 조성된 베넥스펀드 투자금 45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9월 열린 2심 공판에서 징역 4년, 최 부회장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외국으로 도피해 기소 중지됐던 김 전 고문 역시 지난 2008년 10월부터 12월까지 최 회장, 최 부회장 등과 공모해 SK그룹 계열사 자금 465억원을 횡령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공판은 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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