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준성·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 1위 현대자동차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품질경영과 고객서비스다. 현대차가 세계 유명 완성차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는 우수한 자동차를 개발해 낸 것 못지않게 사후관리를 비롯한 고객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하면 어렵게 들릴 수 있겠지만, 현대차 최고 고객서비스(CS) 사원들의 노하우를 들여다보면 작은 것 하나부터 지키면서 시작된다. 사실 고객도 거창한 것보다 작은 것에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최우수 CS 사원으로 선정된 김중철(47) 울산서비스센터 고객상담실장과 이종민(52) 서울 잠원지점 차장의 사연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작은 행동이다 보니 간과하기도 쉽지만 가장 자주 있는 일.

영업소에서 9년, 고객상담실장으로 13년, ‘현대맨’으로 외길을 걸어온 김중철 실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째도 약속, 둘째도 약속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지만, 김중철 실장의 시계는 언제나 바쁘게 돌아간다.
김중철 실장은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업무 시간 외에 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가 많다”며 “오후 9시 이후 밤늦은 시간 걸려오는 고객의 전화내용 대부분이 긴급서비스가 필요한 경우다. 고객의 머릿속에 내가 떠올랐다는 것 자체가 CS 담당 직원으로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에서 추구하는 고객서비스 정신 역시 고객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떠올렸다.
지난달 어느 날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김중철 실장의 휴대전화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운행 중 차량이 멈춰 서버린 고객의 전화였다. 갓길에 정차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 고객의 다급한 전화를 받은 김중철 실장이 고객에게 가장 먼저 건넨 말은 “다치신 곳 없습니까? 가족들은 무사하시고요?”였다.
김중철 실장은 고객 차량의 위치를 파악한 후 견인차를 불러 임시 조치를 한 후 다음 날 아침 고객의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다. 물론 임시로 운행할 차량을 준비해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중철 실장과 이 고객과의 인연은 수년 전 차량 결함으로 상담을 했던 것이 전부였다. 김중철 실장은 “고객이 생각하는 기대치보다 앞서 가는 서비스를 했을 때 고객의 감동은 두 배, 세 배가 된다”며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민 차장이 올해 최우수 CS 사원으로 뽑힐 수 있었던 것도 작은 행동 때문이다. 이종민 차장의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있었던 것이기에 지나칠 수 있었지만, 감동 받은 고객의 칭찬으로 알려질 수 있었다.
이종민 차장과 한 고객의 인연은 어느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에 시작됐다. 고객이 아이들을 태우고 이동하던 중에 갑자기 차량이 멈춰서 전전긍긍하던 차에 현대차 영업지점이 있어,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들도 있고 강남 도로 한복판에 차가 세워져 무척 난감한 상황이었던 것.
비에 옷이 젖는 상황에서도 이종민 차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를 밀어 갓길로 세울 수 있게 도와주고 삼각대를 세워 추후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견인차를 불러줬으며, 혹시 여자라서 바가지를 씌울 수 있을까봐 차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등 마지막까지 도왔다.
또 견인차가 오기 전까지 고객과 아이들을 사무실에서 쉬게 하면서 따뜻한 차로 놀란 가슴이 진정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하지만 이 고객의 차는 현대차가 아닌 경쟁사의 차였다.
이종민 차장은 “여성 운전자였고 아이들이 탄 상태다. 당연히 그 상황에서는 누구나 도왔을 것”이라고 말하며 오히려 이런 일이 부각돼 쑥스럽고 부끄러워했다.
이어 그는 “고객을 응대하는 것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지만, 차량 소개부터 인도까지 작은 것 하나하나 도와주면 그 고객은 현대차에 대해 좋은 감정이 남게 된다. 나의 행동이 다른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어떻게 잘하지 않을 수 있겠냐”며 “모두가 현대차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면서 일하다 보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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