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리뷰] MS 서피스 프로, 태블릿과 PC의 아슬한 줄타기
  • 황원영 기자
  • 입력: 2013.05.31 11:19 / 수정: 2013.06.01 08:59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Surface Pro)가 국내 정식 출시된다./ 황원영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Surface Pro)'가 국내 정식 출시된다./ 황원영 기자

[황원영 기자] 적어도 IT 기기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치고는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지름신'에 태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눈에 사랑에 빠진 것처럼 두근거리고 조급함 마저 느끼게 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 등이 적용된 제품을 만났을 때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직접 나서 제작한 윈도8 태블릿 '서피스 프로(Surface Pro)' 역시 얼리어답터의 평정심을 한 번쯤 잃게 한 제품이다.

서피스 프로는 MS가 손수 제작한 최초의 태블릿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공개돼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서피스 프로가 소비자의 가슴을 뛰게 한 것은 발표 당시 윈도8을 탑재한 MS 제품으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커버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색색깔 탈부착형 키보드의 디자인적 메리트도 무시할 수 없었다.

서피스 프로는 태블릿과 PC의 장점을 결합한 64비트 태블릿이다. 사양은 울트라북 급으로 뛰어나다. 윈도8 프로와 인텔 아이비브릿지 3세대 코어 i5 프로세서, PLS패널, 10.6인치 클리어타입 풀HD 디스플레이(1920x1080)를 탑재했다. 출시 당시 높은 사양으로 MS가 제시하는 또 다른 업무용 기기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서피스 프로의 두께는 13.5㎜이다.
서피스 프로의 두께는 13.5㎜이다.

두께와 무게는 각각 13.5㎜, 903그램(g)이다. 서피스 RT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두꺼운 편이다. 서피스 프로를 처음 본 후엔 '태블릿인데도 생각보다 두껍고 무거워 여자가 휴대하긴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스는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강한 베이퍼마그네슘(VaporMg)으로 제작됐다. MS는 베이퍼마그네슘이 연속 72회 다양한 각도에서 떨어뜨려도 망가지지 않을 만큼 견고한 소재라고 강조했다.

아직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지 않은 운영체제(OS) 윈도8은 서피스 프로와 만나 터치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완벽하게 구동된다. 탈부착형 키보드가 부착돼도 터치스크린이 구동되며 서피스펜을 동시에 이용할 수도 있다.

서피스펜은 몽땅하게 나오는 타 브랜드 스마트펜과 달리 적당한 길이와 굵기를 갖고 있어 잡기가 편했다. 특이한 것은 펜 뒤쪽에 지우개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연필 끝에 지우개를 탑재한 아이디어로 떼돈(?)을 벌었다는 어떤 발명가처럼 MS 역시 스마트펜 뒤에 지우개를 탑재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서피스 지우개를 사용하면 펜으로 작업했던 것들을 지울 수 있다. 편리함을 떠나 신기한 기능이라고 할까. 단지 서피스 프로 화면과 지우개가 직각으로 닿아야만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펜으로 입력했을 때 반응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필압에 따라 선 굵기도 달라진다. 서피스펜은 내부 수납방식이 아닌 서피스 프로 오른쪽 외부 전원연결부에 자석으로 탈부착하는 방식이다.

키보드는 서피스 프로 본체와 자석으로 단단하게 연결된다.
키보드는 서피스 프로 본체와 자석으로 단단하게 연결된다.

서피스 프로는 방열구(통풍구)와 키보드, 킥스탠드 등을 통해 획일화된 태블릿 디자인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한다. 특히 방열구가 태블릿 측면에 촘촘히 위치해 마치 없는 것처럼 디자인돼있다. 킥스탠드는 디자인적인 요소를 살려주면서도 사용 시 편리성을 향상시켜줬다. 220도 각도로 설계된 킥스탠드를 활용하면 거치대를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태블릿 작업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하거나 동영상 녹화 시에 프레임 안에 들어가는 앵글이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단지 각도를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키보드는 터치형과 타이핑형 2가지로 출시됐으며 자석으로 본체와 연결된다. 본체와 키보드가 툭툭 분리될까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자석의 접착력이 워낙 강해 키보드를 잡고 본체를 거꾸로 들어 올려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윈도8 프로 기반의 서피스 프로는 기존 MS 응용 프로그램과 보안 기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프린터 등 주변 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MS의 비트라커 기술을 통해 하드 드라이브 데이터를 암호화할 수 있는 등 MS가 제공하는 모든 보안 기능과 관리 기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서피스 프로 출시 후 문제가 됐던 내장 메모리 사용량은 확실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듯 보였다. '내컴퓨터' 등을 통해 확인해보니 서피스 프로 128기가바이트(GB) 모델에서 사용자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110GB라고 명시돼 있었으나 실제는 83GB정도였다. 64GB 모델에서는 30GB가 채 되지 않았다. USB 3.0을 비롯해 마이크로 SDXC 카드 슬롯 등이 제공되니 외부 저장장치를 사용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할 듯 보인다.

서피스 프로는 10.6인치 풀 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서피스 프로는 10.6인치 풀 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도 제공된다. 디스플레이 포트가 제공하는 HD 커넥션은 프로젝터 프리젠테이션, 비디오, 문서 등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용으로 사용할 경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높은 사양을 탑재했기 때문일까. 배터리 수명이 짧은 것이 아쉬웠다. 서피스 프로 배터리 수명에 대해선 출시 이후 계속해 지목되던 문제였다. 몇몇 곳에서 지목했던 것과 같이 3시간도 되지 않아 방전되는 일은 없었으나 충전기 없이 사용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동영상 시청과 몇몇 앱을 구동하며 서피스 프로를 사용해보니 약 4시간 정도 배터리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태블릿으로 출시됐음에도 마치 배터리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노트북을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MS의 첫 시도인 서피스 프로는 높은 사양과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에게 '서피스'를 각인하는 데는 일조한 제품인 듯 보인다. 반면 잘 만든 물건임에도 배터리와 무게, 화면 크기 등 태블릿과 노트북 등에서 아슬아슬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사양이 높아진 만큼 올라간 가격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이러한 부분이 수정된 '서피스 프로2'가 출시된다면 다시금 얼리어답터에게 '지름신'이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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