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보다 싸게' 도요타 저가정책, 좌시할 수 없는 이유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3.05.14 10:07 / 수정: 2013.05.14 10:07

엔저효과에 힘입은 도요타자동차가 최근 모든 세그먼트에서 저가정책을 펼치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캠리, 뉴 RAV4, 프리우스(위쪽부터).
'엔저효과'에 힘입은 도요타자동차가 최근 모든 세그먼트에서 '저가정책'을 펼치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캠리', '뉴 RAV4', '프리우스'(위쪽부터).

[ 서재근 기자] '엔저효과'에 힘입은 도요타자동차의 가격공세가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주력 모델인 중·대형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그먼트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국내 완성차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13일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3월 열린 '2013년 서울국제모터쇼'에서 공개한 자사의 주력 SUV 모델인 '뉴 RAV4'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3년 만의 풀 체인지를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모았지만, 이날 '뉴 RAV4'의 출시와 관련한 화두는 단연 '차량의 가격'이었다.

'뉴 RAV4'의 가격은 2WD 모델 3240만원, 4WD 모델이 3790만원이다. 이는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의 '싼타페'(2773만원~3637만원), 기아자동차의 '쏘렌토'(2645만원~3705만원)와 비슷한 가격대다. 하지만 국산차들의 옵션정책을 고려했을 때, 실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주력 판매 모델 가격과 비교하면 오히려 가격은 더 저렴해진다는 평가다.

도요타자동차 관계자는 "'뉴 RAV4'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편의사양과 합리적인 가격에 있다"며 "새로운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가격은 기존 모델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을 갖춘 '뉴 RAV4'로 국내 SUV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도요타자동차의 '저가공세'는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도요타자동차는 자사의 상징적인 모델이자, 전 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프리우스'에 이달 동안 유래 없는 파격 할인을 적용해 국내 완성차 업체를 긴장시켰다.

이달 초 도요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전 세계 500만대 판매돌파를 기념해 이달 동안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440만원을 할인해주는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한국 시장에 첫발을 들여놓은 도요타자동차는 당시 '프리우스'에 '379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책정했지만, 현재 2830만원(기본형 기준)까지 내렸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하위 모델의 2865원보다 35만원 싼 가격이다.

일반 가솔린 모델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도요타자동차는 이달 동안 자사의 주력 모델인 2013년식 '캠리' 가솔린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300만원을 지원한다. TPMS(타이어공기압 모니터링 장치)가 기본으로 장착된 2500cc 캠리의 최고급 트립에 할인가를 적용하면 307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동급인 현대자동차의 'HG 그랜저 240'(3012만원)과 기아자동차의 'K7 2.4 GDI'(3179만원)와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싼 가격이다. 'HG 그랜저 240'의 가격 역시 기본 찻값은 '캠리'가 60만원가량 비싸지만,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옵션 추가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실제 구매 시에는 '가격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이처럼 도요타자동차가 '저가공세'를 펼칠 수 있는 데는 무엇보다 '엔저효과'로 말미암은 마진율 상승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엔화가치의 하락은 전체 생산모델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도요타자동차의 실적개선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도요타자동차가 8일 발표한 2012년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실적을 살펴보면,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22조642억엔(242조1810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4036억엔(15조40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당기순익에서 각각 18.7%와 224% 늘어난 수치다.

도요타자동차 관계자는 "차량의 합리적인 가격은 유지하면서도 최상의 품질과 편의사양, 성능을 갖춘 차량을 지속해서 출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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