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CAR] 쉐보레 트랙스, 스포티지 아성 도전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3.02.21 09:35 / 수정: 2013.02.21 16:30

20일 한국지엠이 국내 최초로 1.4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소형 SUV 트랙스를 언론에 공개하고 시승행사를 가졌다. / 제주 = 서재근 기자
20일 한국지엠이 국내 최초로 1.4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소형 SUV 트랙스를 언론에 공개하고 시승행사를 가졌다. / 제주 = 서재근 기자

[ 제주=서재근 기자] 한국지엠이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ULV(Urban Life Vehicle) '트랙스'를 전격 출시하며 20~30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지엠은 20일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신차발표회를 열고, 국내 최초로 1.4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소형 SUV 트랙스를 언론에 공개하고 시승행사를 가졌다.

이미 출시 전부터 하루 평균 100대정도의 사전계약을 기록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는 한국지엠의 야심작 트랙스가 과연 어떤 성능을 발휘하는지 직접 시승해 확인해봤다. 시승구간은 제주국제공항에서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까지 이어지는 70km 정도의 도로다.

결론부터 말하면 트랙스는 SUV의 디자인을 표방한 준중형의 달리기 성능을 가진 모델이었다.

트랙스에 탑재된 1.4ℓ가솔린 터보 엔진은 140마력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20.4 kg.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와 기아자동차의 'K3'와 동일한 마력이면서 토크는 3.4kgㆍm정도 더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엔진 스펙을 입증이라도 하듯 실제 주행 시 느낄 수 있는 트랙스의 달리기 성능은 경쟁사들의 준중형 모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자 80km/h의 속도까지는 부드러운 가속력을 보여줬다. 트랙스의 콘셉트 자체가 도심주행에 적합한 소형 SUV인 만큼 실용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80~100km/h 대에서는 무리 없는 주행성능을 발휘했을 뿐만 아니라 휘발유 엔진 특유의 정숙함도 돋보였다.

문제는 고속구간이었다. 100km/h 이상부터는 속도 게이지에 무거운 추를 달아놓은 듯 가속은 더뎠다. 특히, 120km/h의 속도를 넘어서는 2500~3000rpm 영역 이상에서는 엔진음이 매우 커지면서 풍절음까지 가세해 안락한 드라이빙을 방해했다. 다만, 이날 제주도에는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풍절음 부분은 단점으로 꼬집기엔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또 아쉬운 게 있다면 제동력. 사실 트랙스를 시승하기에 앞서, 소형 모델에서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브레이크 성능을 비롯한 안전성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트랙스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와 제동 조향 성능을 높여주는 에이비에스(ABS)시스템, 미끄러운 길에서 구동력을 제어하는 티시에스(TCS), 급제동 시 브레이크 응답성을 높이는 에이치비에이(HBA) 등의 안전장치가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이날 트랙스가 보여준 제동 능력은 다소 아쉬웠다. 물론 이날 일부 시승구간의 경우 눈이 녹아 노면이 젖어 있거나 눈이 그대로 쌓여 있기도 했지만, 급제동 시 뿐만 아니라 주행 중 신호가 걸려 멈춰 설 때 브레이크 반응속도가 느리고 조금 밀리는 듯 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트랙스의 실내공간 곳곳에서 느껴지는 실용성과 편의성은 운전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트랙스의 실내공간 곳곳에서 느껴지는 실용성과 편의성은 운전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트랙스의 실내공간 곳곳에서 느껴지는 실용성과 편의성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트랙스의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245mm, 1775mm, 1670mm며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를 말하는 휠베이스는 2555mm다.

이는 비록 한국지엠이 경쟁상대로 꼽은 스포티지R과 투싼ix보다는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 모두 작지만, SUV를 표방한 만큼 뒷좌석의 6:4 폴딩 기능은 물론 앞좌석 동반석까지 평평하게 접을 수 있도록 디자인 돼 필요에 따라 모두 8가지의 공간을 연출이 가능했다.

물론 중·대형 SUV만큼의 공간활용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트랙스의 주 타킷 고객이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의 미혼 남녀라는 것을 감안하면 모자람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트랙스에 적용된 쉐보레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인상적이었다. 기본적인 오디오 기능은 물론 동영상 재생,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센터페시아 상단에 있는 7인치 고해상도 터치스크린을 통해 직접 제어할 수 있는데 터치스크린의 반응속도와 터치감이 상당이 뛰어나 마치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아울러 전 트림에 센터 콘솔 뒷면에 220V AC전원 아울렛을 장착해 150W 이하의 소형 전자기기를 차량 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트랙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점이었다. 이외에도 보조석의 듀얼 글러브 박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4개의 컵홀더 등 다양한 수납공간을 마련하는 등 실내 곳곳에서 탑승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무리 없는 주행성능과 실내공간의 실용성 등 도시형 SUV를 표방한 콘셉트에는 트랙스가 손색이 없는 모델임에는 공감된다. 그러나 트랙스의 가장 큰 과제는 바로 가격이다. 이날 시승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기자들 역시 트랙스의 가격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였다.

트랙스의 가격은 기본형이 1940만원에서 2289만원까지다. 스포티지R과 투싼ix의 기본형 가격이 각각 2035만원, 2085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작은 배기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세금절감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작은 차체와 준중형급의 심장을 가진 '소형' 모델 트랙스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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