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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현지시각) 열린 2012 파리모터쇼 미디어데이에 많은 취재진들이 현대자동차 부스로 몰렸다./황준성 기자 |
[더팩트|파리=황준성 기자] 현대ㆍ기아차가 유럽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이 때문에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유럽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이 지난 2008년 세계 경기침체 이후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자동차 판매 수가 1311만대까지 주저앉았지만,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7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전후로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각각 10.6%, 23.4% 늘어난 51만4000대를 유럽에 판매하며, 6.0%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의 인기는 유럽의 대표 도시 파리에서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이달 14일까지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리는 2012 파리모터쇼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신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월드프리미어)하고 주력 모델들을 대거 전시해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언론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는 파리모터쇼에서 메인인 1 전시장이 아닌 3 전시장과 5.2 전시장에 부스를 차렸지만, 유럽 언론과 관람객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현대ㆍ기아차는 각 전시장에서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해 유럽에서 위상을 뽐냈다. 같은 전시장에 부스를 차린 혼다, 미쓰비시 등은 일본차들은 부스 규모에서부터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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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시내 곳곳에서 현대자동차 모델들을 찾을 수 있다. |
파리 시내 곳곳에서도 현대ㆍ기아차를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벤츠, 아우디, 볼보 등 고급차와 함께 기아차 포르테와 현대차 스타렉스도 택시로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잘나가는 현대ㆍ기아차에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 제재를 가하는 움직임이 연이어 포착되고 있다.
특히 애초 현대ㆍ기아차에 대해 반(反)정서를 드러냈던 프랑스 정부는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대ㆍ기아차 구입은 노동의 위기를 돕는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프랑스 정부의 덤핑 의혹에까지 휘말려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만약 프랑스 내수경기가 침체에 빠지게 되면 현대ㆍ기아차는 언제든 내수침체에 대한 불똥이 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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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출시된 신형 싼타페가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목격됐다. |
프랑스 유력 일간지의 한 기자는 “지난 8월 프랑스 내 자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52%대까지 떨어졌다. 푸조, 르노 등 자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라며 “유럽차나 미국, 일본차보다는 신흥 세력인 한국차에 대한 정부의 견제가 더 커질 것. 그러면 프랑스 국민들이 가지고 있던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호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회사인 푸조-시트로엥이 지난 7월 8000명의 인력 감축에 이어 추가로 공장폐쇄까지 계획하고 있어, 프랑스 완성차 업체가 경영을 회복하는데 최소 2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차 등 외국차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현대ㆍ기아차가 잘나가고 있는 만큼 견제도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신차 출시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정서에 대한 마케팅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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