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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산의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12년 무라노는 세단 못지않은 정숙함과 승차감을 자랑한다. / 서재근 기자 |
[서재근 기자] '투박함'과 '소음', 흔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세단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정숙함과 승차감은 물론, 스포츠카 못지않은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는 닛산의 프리미엄 SUV인 2012년 무라노는 SUV에 대한 세간의 편견을 날려버리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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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무라노 외관 |
◆ 부족함 없는 힘, 조용한 실내
스타일과 프리미엄을 겸비한 SUV를 지향하며 ‘움직이는 스위트룸’이라는 콘셉트로 설계된 무라노는 시승 후, 그 제작의도와 걸맞은 특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무라노의 가장 큰 특징은 정숙성이다. 여타의 SUV에서 느낄 수 없는 무라노의 정숙함은 단연 돋보였다.
운전석에 앉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부드러운 엔진음이 전해졌다. 프리미엄 세단을 연상케 할 만큼 조용한 실내는 마치 시동이 걸리지 않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철저한 방음시스템으로 외부 엔진소음을 최대한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 차량의 창문을 모두 닫고 있으면 외부의 3.5ℓ 엔진의 우렁찬 배기음도 고요하게 들릴 뿐이었다.
닛산의 대형 SUV인 무라노는 전장 4840mm, 전폭 1885mm, 전고 1730mm로 육중한 몸집을 자랑한다. 이는 올해 초 현대자동차가 새로 출시한 신형 산타페(전장 4690mm, 전폭 1880mm, 전고 1680mm)보다도 큰 수치다. 국산 중형세단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톨게이트나 자동세차장 같은 곳을 지날 때 육중한 체구에 부담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260마력, 최대 토크 34㎏·m의 6기통 3.5ℓ VQ엔진을 탑재한 무라노는 육중한 차체에도 불구, 충분한 가속력과 디젤엔진 못지않은 힘을 구현해 냈다. 실제 주행 시 140㎞/h까지는 무난히 속도가 올라갔고, 오르막길에서도 넉넉한 힘이 느껴졌다.
정숙성, 넓은 실내 공간, 엔진성능 등 여러 부분에서 만족스러웠지만, 연비는 다소 아쉬웠다. 무라노의 공인연비는 9.3㎞/ℓ다. 하지만 실제 시내 주행을 통해 측정된 연비는 5~6㎞/ℓ 수준이었다. 약 3500cc(3498cc)에 달하는 엔진 배기량을 고려하더라도 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이 넘는 고유가 시대에 5㎞/ℓ대의 연비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다소 더디게 느껴지는 초반 가속 응답성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처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차량의 반응이 반 박자 정도 늦었고, 시속 20~30㎞/h에 이를 때까지 차량의 움직임이 민첩하지 못했다. 물론 시속 70~80㎞/h로 접어들면서부터는 가속페달을 밟는 데로 치고 나가는 무라노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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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무라노 내관 |
◆ 날렵한 외관, 섬세한 배려가 돋보인 편의사항
세계적인 명품 오디오 보스(BOSE)의 최고급 음향 시스템을 누릴 수 있는 것 역시 무라노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무라노는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닛산의 차량 설계자들과 보스 엔지니어들이 공동 작업을 통해 운전자는 물론, 차량에 탑승한 모든 사람이 생생한 음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무라노는 9개의 스피커와 듀얼 서브 우퍼, 모두 11개의 스피커가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어 운전석, 조수석 등 전 좌석에서 생생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전면부에 배치된 대형 스피커는 이 차가 추구하는 음향시스템이 무엇인지 단번에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비트가 있는 음악이 흘러나올 때면 우퍼를 통해 전해지는 입체 음향에 귀는 물론이고, 심장마저 요동치게 할 정도의 사운드를 느낄 수 있었다.
무라노에는 운전자를 배려한 편의사항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라노는 후방카메라가 기본으로 장착, 센터페시아 상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자동차 후방 사각지대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안전한 후방 주차를 도와준다.
차량의 핸들을 좌·우로 조작할 때마다 화면을 통해 차량의 현재 진행 방향을 알 수 있어, 주차가 미숙한 운전자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디자인 역시 무라노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사실 무라노의 운전석에 앉기 전까지 이 차량이 닛산의 대형 SUV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특히, 세련된 느낌의 T자형 전면 프론트 그릴은 “이 차 잘 달리겠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날렵한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한다.
실내 인테리어의 경우 센터페시아 상단에서부터 기어박스로 이어지는 부분은, 닛산의 G 시리즈(세단ㆍ쿠페ㆍ컨버터블)의 그것과 흡사해, 닛산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 좌석에 가죽시트가 기본으로 적용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
가격은 51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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