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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 우산 판매코너에 우산이 진열되어 있다. |
[황원영 인턴기자] 우산은 이제 단순히 비를 막아주는 도구가 아니다. 비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 자신을 과시하는 패션 용품 역할까지 그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한 용도만큼 가격도 천차만별.
다양한 형태와 디자인의 우산들이 출시되는 가운데 150만원을 호가하는 우산부터, 5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우산까지 그 가격차이가 ‘명품 가방과 장바구니’ 못지않게 벌어지고 있다.
◆ 판매가 150만원? 우산에도 명품이 있다
지난해 6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갤러리아 명품관에 판매가 150만원을 호가하는 우산이 등장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고야드’에서 1년에 30개 한정으로 제품을 생산한 것.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이 우산은 수많은 카피 제품을 남기며 고가 브랜드 우산의 정점을 찍었다.
올 7월엔 명품 우산 브랜드 ‘펄튼’이 한국에 론칭했다. 펄튼코리아가 영국 펄튼컴퍼니 리미티드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직수입으로 선보이게 된 것. 펄튼은 100회가 넘는 품질 보증서를 받은 제품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각종 행사 때마다 즐겨 사용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판매가격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관계자는 “단순히 기능만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시대는 갔다”며 “옷과 어울리는 우산을 드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도 우산을 만나볼 수 있다. 5일 백화점을 찾아 우산을 살펴보니 몇몇 브랜드는 자사 우산을 론칭해 판매하고 있었다. 다양한 디자인과 함께 자동우산, 수동우산, 자외선 차단 우산 등 기능역시 세분화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판매원 박모(45)씨는 “애프터서비스(A/S) 등 수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격은 3~4만원 대. 장마철을 맞아 약 20% 세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비록 우산이 PVC(폴리염화비닐) 재질로 만들어져 강한 바람에 찢어지지 않는다해도 선뜻 구입하기엔 비싼 가격이다.
이에 판매원 박 씨는 “한번 쓰고 버리는 우산 대신, 튼튼한 우산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대부분 자외선 차단도 되기 때문에 양산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비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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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구용품점에서 다양한 우산을 판매하고 있다. |
◆ 갑자기 오는 비엔 누가 뭐래도 길거리표 비닐우산
우산은 본질적으로 ‘비를 막는 도구’다. 소비자 최모(26)씨는 최근 우산을 사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3단 우산 하나가 4만8000원을 호가하고 있던 것이다. 그는 “우산 하나에 4만8000원이나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비만 막아주면 되는 것 아닌가. 편의점에서 3000원에 산 1회용 비닐우산이나 계속 쓰고 다녀야겠다”고 덧붙였다.
기본 3~4만원 대를 기록하는 브랜드 우산과 달리 일명 브랜드를 찾아볼 수 없는 ‘무표우산’의 가격은 1만원 미만이다. 특히 시장이나 비 오는 날 지하철에서는 5000원 미만의 싼 우산을 만나볼 수도 있다.
보슬비가 내리던 5일 문구점을 찾아 우산을 살펴보니 9000원부터 1만7000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했다. 우산을 고르고 있던 김모(28)씨는 “우산을 살 때는 디자인을 가장 먼저 본다”며 “문구점에는 저렴하지만 다양한 디자인의 우산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구두 및 우산 수선가게를 운영하는 송모(51)씨는 “요즘 우산을 고쳐달라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다들 저렴한 제품을 사서 디자인이 질리면 바꾸는 추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 100만원 넘는 차이, 재질
명품 우산과 일반 우산의 차이는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우산살의 성분으로 니켈, 알루미늄, 카본 등이 쓰이는데 어떤 성분으로 살을 만드느냐에 따라 강도가 결정된다. 강도는 니켈, 알루미늄,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카본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우산은 대부분 니켈로 만든 것”이라며 “비바람이 불면 우산이 쉽게 뒤집히는 것도 약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우산은 살대의 성분뿐만 아니라 살대의 두께, 봉제 등도 튼튼함을 결정짓는 요소다. 9000원인 일반 우산과 4만원인 브랜드 우산의 기능을 비교해보니 9000원인 일반우산의 경우 3단 수동우산이며 재질은 폴리에스테르였다. 살대 재질은 알루미늄이라고 적혀있었으며, 방수율은 명시돼 있지 않았다. 제조국은 중국.
4만원인 브랜드 우산은 자외선(UV) 차단 1등급이라는 마크와 함께 녹슬지 않는다는 마크가 붙어 있었다. 우산 재질은 폴리에스테르 100%였으며 살대 재질은 FRP로 일반우산에 비해 튼튼한 재질이 사용됐다. 윗살 길이는 550mm, 살대 8개로 제조국은 일반우산과 마찬가지로 중국이었다.
이에 백화점에서 우산을 판매하는 직원 곽모(33)씨는 “‘폴리에스테르’라는 원단 자체는 같지만 바늘땀과 살대 재질 등 비를 막아주는 다른 요소에서 차이가 난다”며 “또한, 일반 우산이 단순히 비를 막아주는 제품이라면 브랜드 제품은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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