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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뉴 인피니티 FX30d 외관
[더팩트|황준성 기자] 자동차는 때론 연인으로도 비유된다. 특히 남자들에게 첫차는 첫사랑처럼 평생 기억되고 일생에 한번쯤 갖고 싶은 드림카는 이상형을 꿈꾸듯 깊은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다. 인피니티 FX30d를 직접 몰아보는 순간, 왈가닥 성격의 여자 친구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겉은 거칠지만 속은 깊어 보면 볼수록 알고 싶은, 그런 왈가닥 같은 성격이 FX30d랑 많이 닮았다.
◆ 주행성능? 연비? 두 마리 토끼 잡기 어려워
인피니티 FX30d는 국내에 출시된 일본자동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디젤엔진을 탑재했다. 그동안 성능을 중시했던 인피니티가 실용성마저 챙긴 것. 폭발적인 가속과 부드러운 코너링을 자랑했던 인피니티는 FX30d에 디젤엔진을 장착하며, 6~7km/ℓ의 낮은 연비로 외면 받았던 과거와의 탈피에 성공했다.
그렇다고 성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FX30d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반응이 빠르게 온다. 특히 1750~2500rpm에서 높은 토크가 형성돼 가속력이 생각 이상으로 좋다. 묵직한 외관과 달리 주행성능은 고급세단이나 스포츠카에 버금갔다.
인피니티 FX30d에는 3.0ℓ 6기통 터보 디젤엔진과 자동 7단 변속기가 장착돼 최고출력 238마력, 최대토크는 56.1kgㆍm를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10.2km/ℓ로 기존의 인피니티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 30% 가량 연료효율성이 개선됐다.
또한 인피니티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도 적용됐다.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전자식 제동력 분배장치(EBD),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TPMS),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시스템(AFS) 등 첨단안전장치는 어떠한 도로환경에서도 최적의 주행 조건을 구현한다.
여기에 엔진음도 기존 모델과 같이 특별히 신경 쓴 듯 보였다. 실내에서 정숙성을 중시한다면 엔진 소리가 거슬릴 수도 있지만, 가속페달을 밟을 때 가속력과 함께 들리는 경쾌한 엔진음은 운전의 재미를 배로 늘려준다.
FX30d는 차체가 높은 SUV에도 불구하고 160km/h 이상의 고속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높은 경사의 오르막길도 낮은 토크로 힘들이지 않게 올라갔다. 또한 코너에서의 핸들링도 부드러웠고, 쏠림 현상도 적었다. 국내 첫 디젤엔진의 인피니티로는 합격점인 셈이다. 경쟁모델인 BMW X5, 벤츠 M클래스에도 전혀 성능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하지만 가솔린 엔진의 FX모델을 타 본 사람이라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 기존의 가솔린 모델보다 반응성, 가속력 등 주행성능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인피니티가 FX모델을 개발한 이유는 왜건의 실용성과 스포츠카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접목한 고성능 크로스오버 차량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였다. 기존 가솔린 엔진은 FX모델의 개발 배경과 부합했지만, FX30d는 실용성을 중시한 나머지 디젤엔진이 들어가 운전의 재미가 반감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요즘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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