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가입자 뺏긴 KT, 차라리 2G로 ‘WARP’
  • 이현아 기자
  • 입력: 2012.04.30 17:14 / 수정: 2012.04.30 17:14

▲ KT는 지난달 3만여명의 가입자를 타 이통사에게 뺏겼다.
▲ KT는 지난달 3만여명의 가입자를 타 이통사에게 뺏겼다.

[ 이현아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LTE 가입자 모으기가 한창인 가운데, KT의 지지부진한 성적이 눈에 띤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가입자를 늘려가는 반면, KT만이 타이통사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현황을 4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LG는 3만여명의 가입자를 데려온 반면, KT는 3만여명의 가입자를 타 이통사에게 뺏긴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SK텔레콤과 KT에게 가입자 16만7867명을 내주고, 19만9181명의 가입자를 끌어왔다. 3만1314명의 가입자가 증가한 것. 반면, KT의 경우는 타 이통사에 26만2555명을 뺏기고, 23만314명을 유치, 3만2241명이 감소했다. SK텔레콤은 30만6700명을 내주고, 30만7627명을 끌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KT가 가입자를 뺏기고 있는 것은 비단 지난달 만이 아니다. KT는 3개월간 6만7030명의 가입자를 타 이통사에게 뺏겼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포화상태인 것을 봤을 때, KT가 지속적으로 가입자를 뺏기고 있는 것은 단순한 가입자 이동이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소비자들의 KT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반영됐다는 것.

업계관계자는 “KT의 가입자 이탈 현상은 뒤늦은 LTE 서비스 상용화 때문”이라며 “치열해지고 있는 LTE 가입자 쟁탈전에 뒤늦게 뛰어든 KT가 완성되지 않은 LTE 서비스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소비자들의 인식제고를 위한 마케팅에도 힘을 싣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지난 1월 4G LTE 서비스 상용화와 함께 본격적인 LTE 마케팅에 나섰지만,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망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LTE 가입자 400만명이라는 경쟁사들 상황에 맞춰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보조금을 쓸 생각이 없다. 마케팅 출혈경쟁에 쏟아 부을 돈을 아껴 서비스 품질 향상에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현재 가입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10만명이 안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이미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으며 LG유플러스도 1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업계는 LTE 서비스 상용화로 인해 이동통신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과 함께, 앞으로 KT의 행보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LTE 관련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지 않겠다고 밝힌 KT가, LTE 84개 전국망이 구축되는 4월 이후 전력을 다해 LTE 가입자 모으기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

업계관계자는 “현재 이동통신 트렌드는 3G에서 4G LTE로 완전히 돌아섰다. 연내 음성LTE까지 구축되면 완전한 4G 시대가 올 것이다. 즉, 4G에서 경쟁력을 가진 이통사가 이동통신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4G에서는 이동통신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IT관련 애널리스트는 “이통 3사가 전국망을 구축하는 4월 이후, LTE 마케팅 2차전을 맞을 것”이라며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3개 업체가 나눠먹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에 쏟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때문에 한 곳에서 마케팅에 과다하게 집중하면 다른 곳도 따라 마케팅비용을 높일 수밖에 없다. 현재 몸을 웅크리고 있는 KT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통사 마케팅 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KT 관계자는 “번호이동자 현황은 3사의 경쟁이다. 어떤 때는 KT가 증가하고, 어떤 때는 KT가 감소할 수 있다”며 “LTE에 대해서는 꾸준히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서비스 향상에 노력할 것이다. 가입자가 몰릴수록 KT의 LTE 서비스 또한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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