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현장] SSM 이어 대형마트 강제휴무 앞둔 성북 재래시장 웃을까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2.04.12 10:53 / 수정: 2012.04.12 10:53

▲ 재래시장은 여전히 웃지 못하고 있다. 상동시작(왼쪽 위 시계방향), 길음시장, 중동시장.
▲ 재래시장은 여전히 웃지 못하고 있다. 상동시작(왼쪽 위 시계방향), 길음시장, 중동시장.

[ 서재근 인턴기자]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각 지역에서 기업형슈퍼마켓(SSM) 강제 휴무가 시행됐지만 업계의 반응은 아직 차갑다. 골목상권을 지킨다는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재래시장은 여전히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이 서울 성북구 지역과 경기도 부천시 중동 지역을 직접 찾아 살펴봤다.

◆ 여전히 조용한 재래시장

▲ 한산한 서울 성북구의 길음시장(왼쪽)과 돈암제일시장.
▲ 한산한 서울 성북구의 길음시장(왼쪽)과 돈암제일시장.

지난 8일부터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서울 강동구, 성북구 등 전국 20개 기초자치단체의 기업형슈퍼마켓을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강제로 쉬게 하는 규제가 시행됐다. 반사효과로 재래시장에 손님이 붐빈다는 보도가 계속해서 나왔지만 실제로 찾은 재래시장은 아직까지 조용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성북구 길음동의 길음시장을 찾았다. 시장에는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몇몇 손님의 모습만 눈에 띄었을 뿐, 전체적으로 한산했다. 길음시장과 불과 1km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이마트 미아점이 북적이는 모습과 상반됐다.

이마트에서 일하는 김모(33)씨는 "SSM 강제휴무제가 첫 시행된 일요일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재래시장보다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SSM 휴무날 소비자들은 재래시장이 아닌 대형마트를 찾았다는 것. 현재 서울 성북구에서는 8일 기업형슈퍼마켓의 강제휴무를 시행, 대형마트의 경우 오는 22일부터 강제휴무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길음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오모(39)씨는 "강제휴무 시행 첫날 오히려 매출은 더 줄었다"면서 "일요일에 쉰다는 이유로 토요일, 월요일에 세일을 하는 대형마트를 무슨 수로 당해낼 수 있겠느냐. 마진 없이 팔아도 비싸다는 소리만 듣는다"고 덧붙였다.

◆ 재래시장 상인들 '그래도 희망적'

성북구 인근 다른 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앞에 위치한 돈암제일시장을 찾았다. 대학교와 지하철역이 있어 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 때문인지 시장입구는 장을 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하지만 시장 속으로 들어가 보니 입구 쪽과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건어물 가게, 떡집, 반찬가게 등이 즐비한 시장 통에는 손님이 열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었다. 이곳 시장상인들 대부분은 강제휴무제도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길 바라고 있었다.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한모(53)씨는 "이곳의 경우 바로 옆에 대형슈퍼가 있어 다른 시장에 비해 타격이 크다. 대형슈퍼가 한 달에 두 번이라도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시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SSM 강제휴무가 결정되자 돈암제일시장 상인들은 매주 일요일 휴무도 포기했다. 기업형슈퍼마켓이 쉬는 매월 둘째와 넷째주 일요일에 문을 닫지 않겠다는 상인들이 많았다. 식자재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시행 당일 가게를 닫았는데, 그날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요일에도 가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내 재래시장 역시 냉담한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말의 희망을 갖는 분위기였다. 경기도 부천 중동에 있는 상동시장은 길게 늘어선 시장 통 사이로 저녁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지만 이곳 역시 조용했다.

상동시장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오모(54)씨는 "아직 강제휴무제도 시행이 초기 단계라 그런지 효과를 체감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지켜봐야 알겠지만 대형마트가 일요일 하루 쉰다고 손님들이 시장을 찾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중동시장상인회 회장 심현택(65)씨는 "아직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한명이라도 더 시장을 찾는다면 단 1%라도 매출이 오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에서 제도를 적극 홍보하고, 대형마트가 상생의 의지를 보인다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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