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형제경영 15·8·4·3년, 박용만 총수 임기는?
  • 황준성 기자
  • 입력: 2012.03.31 09:30 / 수정: 2012.03.31 09:30

▲ 박용만 (주)두산 회장(왼),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 박용만 (주)두산 회장(왼),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더팩트|황준성 기자] 박용만 (주)두산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올랐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3세 중 두산에 몸을 담고 있는 형제 중 막내인 박용만 회장이 그룹 이사회 의장 자리를 맡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두산그룹의 형제경영 원칙을 지킴과 동시에 4세 시대의 장자계승을 위한 시간 벌기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두산그룹이 아직 세계 경제 침체 등으로 인프라 지원사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최근 두산건설의 유동성도 녹록지 못해서다.

장손인 박정원 회장이 그룹의 수장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충분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가 맡고 있는 두산건설의 현재 상황으로서는 주주를 비롯해 관계자들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1년 12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300%가 넘는다. 경영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낼 수 있는 상황.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건설경기가 어렵다지만, 부채비율이 300% 넘었다는 것은 언제 부도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경영 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3세의 마지막 박용만 회장이 그룹 수장자리를 맡아 형제경영에서 사촌경영으로 넘어가는 두산의 경영원칙을 이어가는 징검다리와 함께 4세 장자인 박정원 회장이 황태자로 경영수업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라는 분석이다.

▲ 두산가 가계도 및 (주)두산 지분율. 2011년 9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준
▲ 두산가 가계도 및 (주)두산 지분율. 2011년 9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준

재계에서는 두산그룹이 계속해서 형제경영을 지켜왔기 때문에 박용만 회장의 짧은 임기를 통해 3세 경영을 이어가고, 4세에 넘겨주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 4세 장자인 박정원 회장이 그룹 수장자리에 오를 때 구설수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그룹 수장의 임기도 줄어들고 있는 것도 이 관측을 뒷받침한다. 박정원 회장의 부친인 3세 장자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은 약 15년간 그룹을 이끌어 왔다. 차남 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은 약 8년간을,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약 4년간을,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은 약 3년간 그룹 총수에 있었다. 또 박용만 회장은 4세들이 즐비한 있는 상황이라 오래 그룹의 수장자리에 머물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30일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주)두산의 사내이사에 4세 중 박정원 회장이 유일하게 선임됐다. 앞으로 그룹 수장자리에 대한 황태자 경영수업으로 풀이된다. 4세 박정원 회장의 친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3월 달로 (주)두산의 사내이사 임기가 끝난다. 박정원 회장은 4세에서 유일하게 작은아버지들과 회장단에 올랐고, 또 지주사 (주)두산의 사내이사이기도 하다. 차기 회장으로서 갖춰야 할 자격을 다 지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3세 경영이 끝자락으로 향하고 있다. 앞으로 사촌들로 구성된 4세들이 본격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텐데 현재 재벌가에서 ‘형제경영’도 어려운데 ‘사촌경영’ 시스템을 존속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회장들이 수장자리에서 물러나 계열사 회장자리에 돌아갔는데 의사출신 박용현 회장이 어느 계열사를 맡을지도 관심사다”고 말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주)두산 회장 겸 박용현 회장에 이어 그룹의 이사회 의장에 올라 형제경영을 이어갔다”며 “박용현 회장은 두산 장학재단인 연강재단의 이사장과 두산건설의 이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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