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선거 공천 개입 논란의 핵심 인물로 언급되고 있는 명태균 씨가 잇따라 폭로전을 이어가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국회 경위들에게 전달하는 신정훈 행안위원장(오른쪽)./더팩트 DB |
[더팩트 | 손수조 칼럼니스트]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누구야?"
"나도 잘 몰라. 그런데 내 페친(페이스북 친구)으로 되어있더라고. 좀 더 친해둘 걸. 그럼 나도 공천 받았으려나? 하하"
"페친인데 모르는 사람이라고?"
"그럴 수 있지. 특히 정치인들은 잘 몰라도 페친 들어오면 그냥 다 수락하기도 하고. 난 언제 한 번 한 언론사에서 기자님이 전화가 온 거야. 지금 문제가 되는 인물이 있는데 그분이 유일하게 정치인 중에 손수조씨가 페친으로 되어 있다고. 무슨 관계냐고. 난 정말 처음들어보는 이름이었는데, 기자님은 알겠다 하면서도 내 말을 안 믿는 눈치였어. 가끔 난 이 정치바닥이 거짓도 워낙 많지만 작정하고 안 믿으려고 하는 사람들한테는 진실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답답할 때도 있어. 내가 한참 선거 할 때도 누군가가 우리 선거 캠프에 옷을 사줬다고 하는데 난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어. 그런데 그게 뇌물이라고 몰아가는거야. 나중에 보니 내가 그 사람하고 찍은 사진이 나오네? 선거 때는 하루 수 백명이랑 사진 찍는 게 일인데 내가 어떻게 일일이 다 기억해. 근데 뇌물 받았다고 기사가 나오고 나랑 그 분이 다정하게 브이하고 있는 사진이 나오니 사람 참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고. 물론 나중에는 제대로 다 밝혀졌지만, 여기서 정말 프레임 잘못걸리면 나락 가는 일 쉽겠다 싶었지."
"너도 잘못했으면 명태균이랑 엮일 뻔 했네? 페친이라고?"
"내가 지금 뭐 대통령실에 있니? 공천을 받았니? 아무 콩고물 떨어진 게 없는데 걸릴게 뭐가 있겠어. 아무도 신경 안쓰니까 괜찮아 하하. 그런데 지금 김건희 여사는 아주 타깃에 제대로 잡혔으니까 완전 엮고 있지. 지금은 김건희 여사랑 관련됐다 그러면 다 물어뜯어. 지금 대한민국에서 지성인이든 누구든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욕하는 게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인지도 몰라. 여론이 워낙 안 좋으니까. 하지만 아무도 진실이 그래서 뭔가? 는 신경 안써. 오빠를 ‘오빠’라 해도 안 믿고, 검찰 수사도 안 믿고 법도 안 믿고 그런 판이 돼버렸어.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당대표도 같이 그러고 있으니 민주당만 신났지 뭐. 명태균 이 사람이 도대체 뭐길래 대한민국 정치 뉴스 일주일을 휩쓸고 있어. 나도 페친이니까 페이스북 올리는거 보고 있는데, 하나 올릴 때마다 기사가 돼. 여의도에 수 천명의 정치인들이 자기 페북 글 하나 기사화되려고 혈안이 돼서 난리인데 정말 어이없는 현상이야. 그 사람이 누구인지 믿을 만한지 그 말이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 말인지 검증이나 취재도 없이 막 던지기 하고 있어."
"그 사람 말이 그럼 거짓말이야?"
"그 사람 말에 대해 벌써 몇 명의 대한민국 거물 정치인들이 아니라고 했냐고. 나경원, 홍준표. 오세훈, 김재원 등 다 그 사람 말을 믿을 수 없고 법적 처벌 받게 해야 한다고 하고 있어. 그런데 수 십년간 한국 정치권에서 정치한 그 걸출한 정치인들 말보다 명태균 말이 더 솔깃한거야. 자극적이고. 믿고 싶은거야. ‘국정농단’ 이라는 말을 학습한 우리는 또 어떤 존재가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영부인을 인형처럼 조종할 것이라는 자극적인 의심이 생긴거지. 이 정권을 또 다시 탄핵시키고 싶어하는 민주당 집단은 그 상상력을 이용하지. 하지만 명태균은 최순실이 아니야. 제2의 국정농단은 없어. 명태균은 정치권 여기 저기 맥을 뻗쳐 그 영향력을 인증받고자 하는 정치 브로커, 그 이상 이하도 아니야. 누군가에게 최순실의 역할을 부여해서 그 동력으로 정권을 끌어내리려는 시도는 두 번은 성공하지 못할거야."
"어쨌든 여론조사가 조작되고 공천에 돈이 왔다 갔다 하고 그런 일들이 있긴 있는거 아냐?"
"증명하기 정말 힘들거야. 민주당의 돈봉투 전당대회, 예전 한나라당의 차떼기 사건 등등 돈이 문제가 된 건 현장적발이 되었으니 밝혀졌고. 여론조작은 숱한 ‘카더라’가 많았지만 단 한번도 밝혀진 적은 없어. 이번 총선에서도 여론조사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후보들이 많았지만 당에서 제대로 원 데이터를 밝힌 적은 없어. 후보들은 결과만 받아들고 그렇다면 그런 줄 알지 뭐. 이번에 그런 여론조사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명태균 방지법이 만들어진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야. 비 온 뒤 땅 굳는 격이지 뭐. 중요한 것은 그간 수면 밑에서 이루어진 숱한 정치권의 얼룩진 단면들이 어쩌다 수면 위로 공적으로 다뤄지기까지 했으니, 이제 그 내용에 대한 판단을 우리 스스로 객관적으로 하고, 여론몰이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거야. 여의도 카페 카페마다 제 2의 명태균, 제 3의 명태균이 지금도 앉아 있다 하지? 명태균이 접촉하지 않은 정치인은 최근에 정치인이 된 한동훈뿐이라는 말이 있지? 다 여담이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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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