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한 민주당의 결정이 기약없이 늦어지면서 대한민국 증시는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는 장면./국회=배정한 기자 |
[더팩트 | 박순혁 칼럼니스트]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한 민주당의 '결정 장애'가 기약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대한민국 증시는 시름시름 몸살을 앓고 있다. 강행이든 유예든 폐지든 간에 지금처럼 결론을 계속 미루는 채로 내년 1월 1일이 되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금투세는 시행이 될 것이고, 이는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경제 전반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대 혼란이 예상되는데도 민주당은 마치 남 일 보듯이 여유를 부리고 있다. 이것이 원내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제 1당으로써 책임을 다 하고 있는 것인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에서 금투세 유예론이 처음 등장한 것은 7월 10일의 일로 이미 석 달도 더 전의 일이다.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는 TV 토론 중 "금투세 도입 시기를 고민해야"라고 언급하였고 이후 민주당 내에서 금투세 강행 또는 유예 내지는 폐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9월 9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금투세를 주식시장 선진화 후 도입"하자는 주장을 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에서 유예론이 부각되었고 이후 9월 24일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토론회를 통해 금투세 관련 민주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국민들 앞에 약속한 바 있다.
◆ 민주당의 금투세 관련 주요 일정
민주당의 금투세 관련 주요 일정. |
그리고, 9월 24일 디베이트 토론회에서 찬성 입장의 김영환 의원이 "인버스나 사시든지요" 하는 증시 역사상 갈이 남을 말을 함으로써 유예나 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되었고, 이를 10월 4일 의원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노라고 다시 한 번 약속하였다. 그러나, 10월 4일 의원총회에서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당대표와 지도부에게 결정을 위임하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당 대표 및 지도부의 결론은 늦어도 10월 10일 안에는 이뤄질 것이라고 또 다시 약속하였다.
그러나, 약속한 10월 10일이 되었는데도 민주당은 아무런 공식적 사과나 발표도 없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이제 비공식적으로 언론을 통해 언급되는 바는 10월 25일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11월 15일 이재명 당대표 재판 선고 전 까지는 결론을 내지 않겠는가 하는 얘기도 있고, 세법 부수법안과 예산안 처리가 이뤄지는 12월에나 되어야 결론을 내린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참으로 한가하고 참으로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의 금투세 발언에 영향을 받는 코스닥 일별 시세
민주당의 금투세 관련 내용이 보도될 때마다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2024년 9,10월 코스닥 일별 시세. |
금투세 불안감에 따라 시름시름 앓던 한국 증시, 특히 개인이 주로 투자하는 코스닥 지수는 금투세 유예 혹은 폐지에 힘이 실리던 9월 24일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곧 결론이 날 것 같은 분위기 였던 10월 7일에는 781p까지 상승하여 간만에 시장에 활기가 돌았었다. 그러다 민주당의 금투세 결론이 미뤄질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한 10월 8일부터 다시 힘을 잃기 시작하여 지난주 금요일인 10월 18일 까지 다시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그 사이에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정말 민주당 이라는 존재가 한국 증시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민주당은 유유자적한지 모르겠다. 2000만 개인투자자들의 속은 이렇듯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김영환 의원의 "인버스나 하든지" 라는 말이 단지 한 의원의 생각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체성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 지경이다. 자녀가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른다 하는 데에 이를 보고서도 태연히 있을 수 있는 부모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 정녕 한국 증시에 대해 손톱만큼의 애정이라도 있다면 이런 식으로 나 몰라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2000만 개인투자자들의 애끓는 모습이 정녕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책임 있는 제 1당으로써 하루 속히 결론을 내려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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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