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돌아온 한동훈, 변화 바람 일으켜주길
입력: 2024.07.25 00:00 / 수정: 2024.07.25 08:42

국민은 기성 정치인과 다른 모습을 바라

104일. 지난 4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당대표로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이다. 당원과 민심이 한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데는 변화를 바라기 때문으로 풀이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24일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가 서울 동작구 서울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104일. 지난 4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당대표로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이다. 당원과 민심이 한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데는 변화를 바라기 때문으로 풀이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24일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가 서울 동작구 서울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는 한동훈 대표의 화려한 복귀를 위한 무대가 됐다. 당 안팎에서 한 대표의 득표율이 과반을 넘느냐 마느냐에 관심을 둘 만큼 그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다. 물론 당권 레이스 후반에 한 대표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을 폭로한 점이 변수로 꼽혔지만, 실제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62.84%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자기의 시대를 열었다.

그래서인지 당내 권력 지형이 '친한'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들이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했으나 당내 주류인 '친윤'의 조직력과 장악력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 같다는 뒷말이 들린다. 당원들은 '정치 신인'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서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한 대표의 무엇이 국민과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그의 자질과 능력인지, 강성 팬덤의 맹목적인 추종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선택받은 한 대표가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좌파와 우파라는 식의 이분법적으로 편을 가르지 않아 반가웠다. 물론 보수정당의 수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사실 국민 대다수는 케케묵은 이념 논쟁에 별 관심이 없다. 쌍팔년도의 구태 정치는 신물이 난 지 오래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원한다. 많은 정치인이 당권을 잡으면 국민 대통합과 민생 경제의 회복을 약속하더라도 결국에는 계파적·정파적 이익만 추구하는 것을 수없이 목격해왔다.

하루하루 견디는 현실과 암울한 미래에 절망하는 국민이 많다. 정치인들도 잘 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국회가 국민을 위해 입법적으로 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것을.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나는 한여름에 폐지를 줍는 노인과 쪽방촌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청년들,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와 고물가에 한숨만 늘어나는 서민들의 애환도 잘 안다. 정말 답답해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한동훈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배정한 기자
한동훈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배정한 기자

건건이 충돌하는 여야, 싸움터가 된 국회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불과 두 달 전, 정쟁으로 얼룩졌던 21대 국회는 생산성 없는 국회라는 오명을 썼는데도 이번 국회도 초반부터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 때문에 민심이 두렵다는 정치인의 흔한 말은 헛구호처럼 들릴 정도다. 강성 지지층을 바라보고 기대는 정치를 뒤로하고,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시각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민심은 자연히 따라올 텐데 말이다.

한 대표가 처한 정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독주에 별다른 제동을 걸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끌려다니고 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야당에 대한 규탄대회도 고육지책일 뿐이었다. 앞으로도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여당에 내어줄 리 없기 때문이다.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며 현 정권을 강하게 압박하는 대목만 보더라도 얼마나 더 시끄러워질지, 우리 국회의 앞날이 선명히 보이는 듯하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 한 대표의 수락연설 일부다. 원외 인사인 한 대표가 국회 운영에 관해선 제약이 있겠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퇴행적인 정치에 변화를 이끌어주길 기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소통과 타협의 정치를 선언한 한 대표가 차근차근 실천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리더십 검증무대에 올라선 한 대표가 기성 정치인과 다를지 궁금하다. 당뿐 아니라 한국 정치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주길 바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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