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의 왜들 그러시죠?] 민주공화국의 가장 큰 적은 '투표 기권'
입력: 2024.04.02 06:00 / 수정: 2024.04.02 06:00

진영 간 다툼 치열한 22대 총선, 스윙보터 유권자들 투표 꼭 참여해야

오는 10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의 다툼이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더팩트 DB
오는 10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의 다툼이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더팩트 DB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모 아니면 도'라는 기세로 진영 간의 다툼이 거센 선거에서 부동층(스윙보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경쟁 후보 간 접전 양상이 펼쳐질 때 여론조사 전문가들 또한 부동층의 지지 성향을 선거 전망의 주요 지표로 제시하기도 한다.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없는 부동층은 선거 당시의 정치 상황이나 관심 있는 정책, 사회 분위기에 따라 휩쓸리듯 투표하는 성향을 지니기 때문이다. 투표 당일 저울추의 중심 언저리에 있던 부동층의 움직임에 따라 기울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정권 심판론'과 여당의 '안정적 국정 운영론'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전국 판세를 보면 심판론이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거대 야당에 국정이 발목이 잡혀 있다는 여당의 호소 또한 명분을 지니고 있어, 부동층의 시선을 붙들기 위해 여야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스윙보터의 선택에 사활을 건 진영 간의 공방을 지켜보며 문득 '스윙보트(swing vote)'라는 할리우드 영화가 떠오른다. 2008년 나온 이 영화는 흥행에도 실패하고 평단으로부터도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후일 선거 때만 되면 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영화에서 스타 배우 케빈 코스트너가 주인공 버드 존슨 역을 맡아 열연했다. 버드 존슨은 별 볼 일 없는 중년 남자로 정치에 관심이 많은 딸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느라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지 못한다.

투표장에서 아빠를 기다리던 딸 말로는 대리 투표를 하려다 정전 사태로 사인만 한 채 투표를 완성하지 못했다. 이후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기괴한 상황이 설정된다.

선거에서 맞붙은 두 명의 후보가 정확히 같은 득표수를 기록하자 유·무효를 가릴 수 없는 버드의 표가 결국 당락을 결정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결국 딸 말로의 설득으로 정치와 선거에 관심을 갖게 된 버드가 전국적 관심 속에 후보를 고르고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기표소에 들어가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이 영화의 압권은 두 명의 대통령 후보를 상대로 버드 존슨이 질문을 던지는 토론회 장면이다. 딸 말로의 도움으로 정치의 중요성을 학습한 버드 존슨은 토론회의 단독 대담자로 나서면서 유명한 대사를 남긴다.

"미국의 가장 큰 적은 나 같은 사람이다"고 말하며 그동안 자신의 정치 무관심을 통렬하게 반성한다. '스윙보트'는 한 표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영화로 받아들여지지만 그보다는 현대 미국 사회의 정치 무관심에 대한 비판이라는 메시지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가 제작된 2008년 11월에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시 케빈 코스트너가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민주당을 위한 영화였다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비난을 샀다는 후문이 나돌기도 했다.

22대 총선 투표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섰다. 선거의 승패가 투표율에도 달려 있다는 언론 보도 때문인지 투표율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무당층이나 부동층 등 평소 정치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스윙보터들은 결정적인 이슈가 없을 때 투표에 기권하는 경우가 많다. 투표 기권은 영화 스윙보트에서 케빈 코스트너의 말을 빌리자면 '민주공화국의 가장 큰 적'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의 투표율 저조도 선거 때마다 늘 사회적 과제로 등장하곤 한다. 오는 4월 10일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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