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의 왜들 그러시죠?] '호남 집토끼'들이 묻는 ‘그럼, 이·안 단일화는?’
입력: 2022.02.15 00:00 / 수정: 2022.02.15 00:00

SNS 단일화 이슈로 '호남 여론' 달궈…실용내각 연합정부 구성 등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

안철수 후보가 13일 국민경선 단일화를 국민의힘에 전격 제안함으로써 단일화 이슈가 대선국면의 최대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 더팩트 DB
안철수 후보가 13일 국민경선 단일화를 국민의힘에 전격 제안함으로써 단일화 이슈가 대선국면의 최대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 더팩트 DB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에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전격적으로 제안함으로써 ‘윤·안 단일화’가 대선 최대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폭발성이 지대한 이슈이기에 대선을 관전하는 시선을 뜨겁게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 여론조사들이 단일화가 곧 대선승리라는 등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 '역선택'을 문제로 들어 국민경선 방식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이에 대해 안 측 역시 역 선택에 피해 볼 사람은 안 후보지 윤 후보가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단일화 기 싸움도 시작됐다.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윤 후보 측은 단일화를 통해 손쉬운 승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많지만 권력 나눠먹기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DJP 연합 과정에서 몇 가지 약정이 이뤄졌지만 JP가 초대 총리를 맡은 것 외에는 대부분의 약속이 휴지조각이 된 바 있다.

국민경선 단일화 전격 제안으로 안 후보가 먼저 공세에 나섰지만, 안 후보가 썩 유리한 입장에 서있는 것은 아니다. 상승세에 놓여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윤 후보 측은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정권교체에 공감하는 지지자들이 사표 방지 심리에서 결국 윤 후보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단일화 결렬 이후 안 후보의 행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당선 가능성 없는 후보 프레임에 갇힐 안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에 절대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도층 지지에 일정 부분 견인력이 있는 김종인, 윤여준, 이상돈 등이 이재명 후보 주변에 어른거리는 모습이 눈에 밟히지 않을 수 없다.

‘윤·안 단일화’가 가시화되자 이재명 후보지지 성향의 호남 유권자들도 ‘이·안 단일화’ 이슈에 급하게 불을 당기고 있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박빙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고 호남 지지율마저 예전과는 다른 국면에 ‘윤·안 단일화’ 는 치명적 악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호남 지지그룹의 단일화 이슈 급부상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안 단일화는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일인가?’ 라고 던지는 질문에 다를 바 없다. 안 후보에게 보다 과감하고 진정성 있는 제안을 하라는 주문이기도 할 것이다.

SNS도 이·안 단일화 이슈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페이스북 게시 글 들 중에는 단일화에 이를 수 있는 구체적 대안들 까지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이다. 이재명 후보가 양당제 폐해를 거론했던 것을 새삼 환기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고, 안철수의 두려움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기도 한다.

안철수가 중심이 되는 공동정부를 구상하고 실용내각, 정치개혁의 진정성을 안철수를 통해 보여줘야 한다는 식의 안 후보를 마치 차기 정권 운영의 중심에 세우는 데 까지 치고 들어가는 글들도 눈에 띈다. 한마디로 집권여당과 이재명 후보가 엄청난 양보를 감수해야하는 파격적 제안들이다. 진영논리로는 결코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주장들이지만, 그만큼 지지자들의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얘기다.

안 후보가 정권교체 슬로건을 그동안 펼치고 있었기에 민주당으로선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뜨거운 감자이긴 하다. 그런나 지지그룹을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단일화 이슈를 마냥 외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게 분명하다. 안 후보에게 명분에 더불어 실리를 안겨불 수 있다면 영 가능성이 없는 허황된 꿈도 아니다.

윤·안 단일화가 지칫거리며 갈등이 빚어지는 틈새를 파고들어 연합정부 구성과 같은 통큰 제안을 제시하면 안 후보가 움직일 여지도 많다. 정권교체를 원했던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초대 총리 제안에 더불어 안 후보의 강점으로 꼽히는 경제 관련 부처 각료 구성권까지 내민다면 안 후보로선 굳이 거절할 이유도 없다. 이처럼 실질적 내용을 갖춘 단일화 체제가 가시화된다면 김종인·윤여준·이상돈 연대의 공감 아래 중도층 지지세를 모아 대선 승리를 향한 극적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도 짙다.

윤·안 단일화 이슈가 점화된 상황에서 대선 패배를 우려하는 '호남 집토끼'들의 이 절박한 주문에 과연 민주당이 어떤 행보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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