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까지 오늘(30일)로 꼭 99일 남았다. 여야 각 당은 치열한 경쟁 끝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출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모든 후보에게 역대급 비호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이재명 대선 후보의 상대 비방, 비호감 더 키워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지인과 약속이 잡혔다. 어디에서 만날지 이야기한 끝에 각자 검색한 후 정하기로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단골을 제외하곤 '맛집'을 검색해 장소를 정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지역명만 써도 연관검색어로 'ㅇㅇㅇ맛집'이 나올 정도니, 메뉴만 선택하면 된다. 맛, 분위기 등 평점을 확인하고 최선의 장소에서 만난다.
그런데 유명 맛집을 어렵게 예약하거나 오랜 기다림 끝에 들어갔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절로 떠오르게 된다. 떠들썩한 소문이나 큰 기대에 비해 실속이 없거나 소문이 사실과 달랐기 때문인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요즘 이 속담을 자주 떠올리는 이유는 뭘까.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는 오늘(30일)로 꼭 99일 남았다. 많은 후보가 출마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양강구도가 뚜렷하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 출신으로 여당인 민주당과 틀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정의로운 검사의 표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로 민주당과 관계가 틀어지며, 야당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꿰차게 됐다.
2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선에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행정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거침없는 발언으로 국민들은 이 후보에게 '사이다'라는 별칭을 붙였다. 초등학교 졸업 후 소년공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사법고시를 패스한 자수성가의 전형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민주당 내 비주류로 대선 후보가 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두 후보 모두 0선 출신에 비주류로 대선 후보가 됐다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세간의 관심도 그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대선 시계가 다가올수록 두 후보를 향한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아 보인다. 특히 두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도 호감보다는 비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윤 후보와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보자. 윤 후보는 고발사주를 시작으로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장모 최 씨 등과 관련한 것들이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의혹을 이른바 '본·부·장 비리신고센터'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지난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운데)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 /이재명 캠프 제공 |
이 후보와 관련 의혹도 만만치 않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시작으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있다. 여기에 최근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부인 김혜경 씨의 수행에 5급 공무원을 배치, 조카의 살인사건 변호 관련 데이트 폭력 축소 사과 등이 있다.
두 사람은 각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직전 또는 직후만 해도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최근 만나는 지인들마다 대선 후보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다. "뽑을 사람이 없다." "어떻게 한 명도 제대로 된 후보가 없냐?" "이번엔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겠다."
이렇다 보니 후보를 향한 비호감도 높을 수밖에 없다. 한겨레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25~26일 이틀 동안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10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조),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이재명 후보 55.3%, 윤석열 후보 57.3%, 심상정 후보 61.2%, 안철수 후보 68.5%였다.
여론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후보를 향한 비호감도 역대급이다. 대선 시계는 빠르게 가는데 지지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은 뽑을 사람이 없는 실정이라 할 수 있겠다. 후보 개인의 삶을 볼 때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성공한 인생인 건 분명하다. 그런데도 역대급 비호감과 뽑을 사람이 없다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서로가 상대의 허물만 들추면서 동반 추락을 가속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선까지 남은 99일, 후보들의 변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