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의 체인지] '말 말 말' 홍준표·추미애, 당적이 의심스럽다
입력: 2021.09.18 00:00 / 수정: 2021.09.18 00:05
홍 후보가 조 전 장관 수사가 과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듭 이어가자 온라인상에서는 패러디가 쏟아졌다. /더팩트DB
홍 후보가 조 전 장관 수사가 과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듭 이어가자 온라인상에서는 패러디가 쏟아졌다. /더팩트DB

대선 후보의 말바꾸기나 내부 총질은 '자멸'

[더팩트ㅣ김병헌 기자] 공자는 논어(論語) 자로(子路)편에서 "정치는 정명(正名)"이라고 했다.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불순하게 되고, 말이 불순하면 매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명부정 즉언불순/名不正 則言不順. 언불순 즉사불성/ 言不順 則事不成)고 강조했다. 순자(荀子)도 권학(勸學)편에서 "말은 마음의 소리로 함부로 지껄이다가는 화를 부른다(언심성야 언유소화/言心聲也言有召禍)고 강조했다,

세상에는 허언(虛言/실상이 없는 말), 참언(讒言/남을 헐뜯는 말), 간언(間言/이간질하는 하는 말)이 진실의 가면을 쓰고 여기저기 난무한다. 사회 지도층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언어의 신뢰, 행실의 신뢰가 결과로 나타날 때 국민도 믿고 따른다고 했다. 과거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각종 선거에서 우리는 이를 목도했고 확인해왔다.

20대 대통령선거가 6개월이 채 남지않은 지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부터 '아무말 대잔치'가 이어지고 있다. 여야 공히 후보들의 신뢰를 담보하지 못 하는 말들이 오가고, 이를 다시 뒤엎는 말 바꾸기까지 적지않다. 치열한 공방 탓인지 상호비방이나 네가티브가 아니더라도 한번의 실언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보수 정치인 중 가장 직설적이고 시원한 화법으로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한 홍준표 후보가 말바꾸기에 실언을 더하면서 벌써 어려운 지경에 빠진 듯하다. 홍 후보는 16일 TV조선 주관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해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였다"고 말했다.

하태경, 원희룡 등 경쟁 후보들이 던진 관련 질문의 대답을 종합하면 "우리 편이라도 잘못된 건 지적하고 다른 편이라도 잘한 건 칭찬한다, 하지만 "조국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게 발언의 골자다.

지난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이날을 계기로 확대 재생산된 셈이다. 당시 홍 후보는 조 전 장관 수사와 관련해 "가족 공동체의 범죄도 대표자만 구속하는 것이 옳지,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것은 잔인한 수사"라고 했던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100분 토론에 참석해 리허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100분 토론에 참석해 리허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홍 후보가 조 전 장관 수사가 과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듭 이어가자 온라인상에서는 패러디가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곧바로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외치던 ‘조국수호’ 구호에 홍 의원의 성을 붙인 ‘조국수홍’이란 말을 만들어냈다. 역시 유력주자인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지지만 조국 수사 당시 잘하고 있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마저 잊지는 않았을덴데.

당연히 경쟁 후보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어 반박 또는 비난했고 17일에도 파문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특히 하태경 의원은 1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조국 수사 문제 있다는 이야기, 그런 답변이 나올 거라 예상을 못 했다. 홍 후보가 경쟁자(윤석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공정의 가치마저 버린 것"이라고 분개했다.

홍 후보는 "대선은 우리 편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편, 중도층, 호남도 모두 투표한다. 제 입장에선 본선도 고려해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양지해주길 바란다"고 수습하려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당내 일각에서는 일제히 비난하며 민주당 X맨 애기가 나올 정도다. 윤 후보와 경선 1~2위를 타투고 있는 상황이라 타격은 적지 않을 것 같다.

홍 후보의 문제만도 아니다. 앞서 14일 밤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추미애 후보가 X맨 역할을 톡톡히 해내 여권 내부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국민의 힘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시절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임명 책임 여부가 도화선이 됐다.

추 후보는 당시 법무부장관 시절 ‘손준성 유임’에 대한 책임론 문제가 불거지자 "청와대에도 (유임) 엄호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메가톤급 내부총질처럼 보인다. 추 후보는 "윤석열 총장의 로비에다 당에서도 엄호한 사람이 있었다. 청와대에서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청와대에서, 민주당 안에서 손 검사의 ‘인사 청탁’을 했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누구냐’는 경쟁후보의 질문에는 답을 피해갔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100분 토론 추석특집 여야 당대표 토론, 민심을 읽다에 출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100분 토론 '추석특집 여야 당대표 토론, 민심을 읽다'에 출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추 후보 캠프는 토론회 뒤 이낙연 후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입장문도 냈지만 설령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민주당 경선 후보로서는 수준 이하의 행동이다. 당적을 옮겨 국민의 힘 경선후보로 나왔으면 이해가 되지만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양심선언을 한 것이면 몰라도.

정치인의 설화(舌禍)는 당사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정당까지도 자칫 엄청난 곤경에 빠뜨린다. 먼저 후보사퇴부터 하고 밝혔다면 진정성이라도 있을 것 같지만 이번은 진실여부는 고사하고 책임 회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은 말로 살아간다. 정명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말을 만드는 일에만 매달리면 안 된다. 말이 곧 마음이고 그 마음이 바로 말이기 때문이다. 백 번 양보해 올바른 길을 찾는 논쟁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말싸움을 하더라도 주변를 무시하거나 해를 주는 말은 비수가 되어 반드시 되돌아온다.

정치의 말은 반드시 상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정치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정치적 행위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자기나 자기 편만 이끌고는 어떤 정치도 성공할 수가 없다.

국민들도 대선 후보들의 말을 대충 듣지 않는다. 후보의 말에서 국가의 역할에 대한 인식, 국가에 대한 비전 등에만 귀를 기울이는 게 아니다. 후보의 인성과 덕성 등 인간적으로 믿을 만한 후보인지부터 먼저 살핀다. 후보의 그릇된 인식과 가치관이 우리의 미래를 망치게 할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개개인은 후보의 일거수 일투족을 세심하게 보고 있다. 그리고 서로 함께 이야기하고 평가한다.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다름 아니다.

bien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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