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대선 전쟁' 여야 캠프, '너는…내 편 맞지?'
입력: 2021.09.10 03:00 / 수정: 2021.09.10 03:00
여야 정치권에 고발 사주 의혹이 뜨거운 감자다. 이번 논란의 핵심에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웅 국회의원은 정치 공작이라며 주장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여야 정치권에 '고발 사주' 의혹이 뜨거운 감자다. 이번 논란의 핵심에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웅 국회의원은 '정치 공작'이라며 주장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고발 사주 의혹, 진위 여부 따라 누군가에겐 치명타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승리만을 목표로 한 선거에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다. 목표 달성이 최우선이다. 정치권의 이런 목표 의식은 선거판을 뜨겁게 달군다. 실체는 불분명하지만, 일단 던져놓고 보는 방법인데 흔히 네거티브에 자주 이용된다. 좀 더 세밀한 네거티브에 대해선 '정치 공작'이라고 하는데 실체가 없거나, 선거가 끝나면 조용히 덮어지는 경우가 많다.

요즘 정치권도 대선 정국을 맞아 정치 공작 논란이 뜨겁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을 이끌 당시 검찰이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것이다. 문서의 전달자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차례 입장문을 발표했고, 8일엔 기자회견까지 자처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모 매체(뉴스버스)의 기사에 나온 화면 캡처 자료에 의하면 제가 손(준성) 검사로부터 파일을 받아서 당에 전달한 내용으로 나와 있는데, 이 자료들이 사실이라면 정황상 손 검사로부터 그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시작과 함께 내놓았던 "~~것일 수도 있다"는 내용의 반복이었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공작이라고 단언하며, 조언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정치 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메이저 언론을 통해, 면책특권에 숨지 말고 제기했으면 한다"라면서 "번번이 선거 때마다 이런 식의 공작과 선동을 하려는 것이 정말 한심스러운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지난 2017년 8월 31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 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 전 대표(왼쪽부터)가 19대 대선 당시 문준용 씨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 /더팩트 DB
지난 2017년 8월 31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 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 전 대표(왼쪽부터)가 19대 대선 당시 문준용 씨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 /더팩트 DB

논란의 핵심은 제보의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이다.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조작으로 정치 공작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누가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엔 이른 상황인 건 분명하다. 결과에 따라서는 윤 전 총장이든 또는 사주한 누군가는 치명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이번 논란을 보면서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제보 조작 사건이 떠오른다. 2017년 5월 5일로 대선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국민의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아들 준용 씨와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하며,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결과는 조작된 제보였다.

선거에서 네거티브는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나온다. 대부분은 검증 불가능한 의혹들로, 인신공격에 가깝다. 원팀을 강조한 더불어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서로가 자제하고 있지만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네거티브 공방은 이전투구로 비유될 정도로 뜨거웠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과거 '형수 욕설'을 꺼내며 "여성들에게 치명타" "기본 자질의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 지사 측 역시 옵티머스 뇌물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사망한 이 전 대표의 측근 문제를 언급하며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보셔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정치에서 선거가 어떤 것인지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승리를 위해선 인정사정이 없으며, 얼마 전까지 A 캠프에 있던 사람이 경쟁자였던 B 캠프로 이동해 총구를 겨누기도 한다.

2022년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를 약 6개월 앞둔 정치권에 불어 닥친 정치 공작 논란이 새삼스럽지는 않다. 윤 전 총장과 김 의원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으로 대선 후보 캠프에도 비상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캠프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 일쑤인데, 혹시 모를 '세작'이 있는 게 아닌가하고 말이다.

후보를 보좌하는 측근은 최소한이다. 자칫 정보가 새어 나갈 경우 당할 수도 있다. 유력 대선 후보 캠프에 사람은 넘쳐나지만, 후보의 비공개 일정이나 전략은 극소수만 공유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금쯤 후보들 또는 측근들은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너는…내 편 맞지?'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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