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유력 대선 후보들은 왜 이리 의혹투성이인가
입력: 2021.07.15 05:00 / 수정: 2021.07.15 05:00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은 이미 소명된 이야기라거나 의혹이라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부터) /더팩트 DB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은 이미 소명된 이야기라거나 의혹이라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부터) /더팩트 DB

정치공작·김부선·옵티머스·논문 의혹 등에 국민은 '곤혹'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우리는 요즘 차기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후보들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안타깝게도 일상을 즐겁게 하거나 내일이 기대될 만한 소식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각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을 한번 보자. 지지율 선두그룹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종장은 각각 여배우(김부선 씨) 스캔들과 아내 김건희 씨의 박사 논문 표절 및 주가 조작 의혹 등에 시달리고 있다. 두 후보는 이미 의혹이 해소됐거나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쉽게 불씨가 꺼지질 않는다.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은 지난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에도 불거진 바 있다. 이후 이 지사는 병원에서 중요 부위와 관련한 확인도 받았다. 웃지 못할 촌극이다. 그런데 대선이 다가오면서 스멀스멀 다시 거론된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 토론회에서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며 화를 참지 못했다.

윤 전 총장도 아내 김 씨와 관련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이 지사와 달리 윤 전 총장은 아내 문제에 있어서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스스로 '애처가'를 자처했지만, 논란에서 만큼은 각자도생의 태도인 것 같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좀 흥미롭다. 자칭 수산업자에게 골프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윤석열 캠프 전 대변인)은 13일 "여권 인사가 'Y'(윤석열)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 주겠다. 경찰과도 조율됐다'는 말을 했다"며 "여권의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 전 위원의 폭로이거나 주장에 윤 전 총장 캠프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캠프 측은 "사실이라면, 헌법 가치를 무너뜨리는 '공작정치'이자, 수사권을 이용한 '선거 개입', '사법거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는 박사 논문 표절 및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졌고, 배우 김부선 씨는 이재명 지사와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공론화했다. /뉴시스·남용희 기자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는 박사 논문 표절 및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졌고, 배우 김부선 씨는 이재명 지사와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공론화했다. /뉴시스·남용희 기자

'공작'이라는 단어를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 정치권에서 큰 선거를 앞두고 흔하게 나오는 단어가 '공작'이다. 실체가 없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 전 위원은 '공작'(工作, 어떤 목적을 위하여 미리 일을 꾸밈)을 주장했지만, 꿩과에 속하는 큰 새지만 날지 못하는 '공작'(孔雀) 신세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구체적 인물이 거론되지 않으며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이다.

이낙연 전 대표 의혹은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이 지사는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저한테 (가족) 문제 지적을 한 분이 진짜로 측근 또는 가족 이야기가 많다"며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이 전 대표에 대해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옵티머스 사건 당시 이낙연 후보 측근이 금품수수에 연루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지사는 "그분이 전남지사 경선 때 가짜 당원 명부를 만들고 해서 시정 받은 핵심 측근"이라며 "그 부분에 먼저 소명해야지 뜬금없이 아무 관계도 없는 제 가족을 걸고넘어지니 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치 본인은 깨끗한 사람이고 제가 엄청난 비리나 부정이 있어서 숨기려고 하는 것처럼 제 말까지 왜곡하니까 적극적으로 소명, 반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대선 지지율 1~3위 후보를 둘러싼 의혹은 대선 시계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더 확대 재생산될 것이다. 후보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명할지는 미지수다. 해명이 의혹을 더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아내 김 씨의 경우가 긁어 부스럼 사례가 아닐까. 국민은 풀어보지도 못할 의혹 종합선물세트를 받아들어야만 할 것 같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후보들만 알고, 유권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는 곤혹스러운 상황 말이다. 우리는 정치권이 진실보다 '의혹'을 부각하고, 알려는 국민을 이념으로 갈라치기 하는데 얼마나 탁월한지 수없이 경험하지 않았던가. 대선 전초전 상황에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훌륭한(?) 후보들은 왜 이렇게 의혹이 많은지를 생각해본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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