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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 CAR] '속삭이는 디젤' 크루즈, 운전 재미 '쏠쏠'…문제는 '가격'
입력: 2017.11.05 05:00 / 수정: 2017.11.05 05:00
한국지엠이 1일 올 뉴 크루즈 디젤 미디어 시승 행사를 열고 6일 판매 가격을 공개하는 동시에 사전예약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이 1일 올 뉴 크루즈 디젤 미디어 시승 행사를 열고 6일 판매 가격을 공개하는 동시에 사전예약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제공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성능엔 물음표가 붙지 않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한국지엠이 새롭게 내놓은 올 뉴 크루즈 디젤을 시승한 기자단의 공통된 시승 소감이다. 말 그대로 동급 최고 퍼포먼스를 자랑하지만, 소비자들이 경쟁 차종과 비교해 많은 돈을 주면서까지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진 미지수라는 이야기다. 올 3월 동급 모델보다 최대 200만 원 높은 가격으로 출시돼 자사 실적 부진의 주요 타깃이 된 올 뉴 크루즈(가솔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었던 11월 첫 째날 오전. 한국지엠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올 뉴 크루즈 디젤 미디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개최했다. 지난 9월 내수판매 4위로 떨어지며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지엠이 '반전 카드'로 내놓은 모델이기에 회사 관계자는 물론 취재진 모두 많은 기대를 안고 행사장에 자리했다.

이날 한국지엠 관계자들이 올 뉴 크루즈 디젤 모델을 두고 강조한 것은 바로 '동급 최강의 주행성능'이었다. 기존 크루즈 대비 27% 향상된 차체 강성과 110kg 경량화했고, 새로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GM의 최신 1.6리터 CDTi 디젤 엔진 및 3세대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 선사하는 고품격 주행성능을 완성했다는 게 한국지엠 측의 설명이다.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 디젤의 월 목표 판매량을 1000대로 설정했다. /이성로 기자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 디젤의 월 목표 판매량을 1000대로 설정했다. /이성로 기자

쉽게 말해 차는 한층 가벼워졌지만, 튼튼하고 최신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의 주행성능을 선사한다는 뜻이다. 보통 신차 발표회나 시승 행사를 가면 회사 관계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여러 휘황찬란한 미사여구로 자사 제품을 설명하기에 운전대를 잡기 전까진 크게 와닿지 않았다.

취재진은 합정의 한 카페를 출발해 강변북로(도심주행), 외곽순화고속도로(고속주행), 367번 지방도(와인딩 코스)를 거쳐 양주의 범산골 캠핑장까지 편도 약 45km를 올 뉴 크루즈와 함께했다. 고속주행부터 꼬불꼬불한 오르막, 내리막길을 달리면서 올 뉴 크루즈의 주행 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시승 출발 함께 올 뉴 크루즈 디젤의 정숙성에 놀랐다. '탁월한 내구성과 정숙성으로 본고장 유럽에서 '속삭이는 디젤(Whisper Diesel)'이란 닉네임을 얻으며 정제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한국지엠 관계자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시동을 걸고, 저속 주행을 시작했는데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나 덜덜거림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외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솔린 차량을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동승한 기자 역시 "디젤 엔진인지, 가솔린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다"라고 감탄을 자아냈다.

올 뉴 크루즈 디젤 내부 인테리어는 기존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뒷자석엔 실내 공기 순환을 돕는 에어덕트와 열선 시트를 신규 적용해 보다 쾌적하고 편안한 실내 거주성을 확보했다. /이성로 기자
올 뉴 크루즈 디젤 내부 인테리어는 기존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뒷자석엔 실내 공기 순환을 돕는 에어덕트와 열선 시트를 신규 적용해 보다 쾌적하고 편안한 실내 거주성을 확보했다. /이성로 기자

외곽순환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본격적인 주행 성능을 테스트했다. 지엠 에코텍(ECOTEC) 엔진 라인업의 최신 모델이 1.6리터 CDTi 엔진이 선사하는 134마력의 최고출력과 동급 최고 수준인 32.6kg.m의 최대토크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규정 속도 내에서 차선을 바꿔가며 앞선 차들을 추월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양한 안전 시스템(차선유지보조장치,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은 고속 주행의 부담을 덜어 줬다. 풍절음이나 마찰음은 아예 없진 않았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지방도에 들어서자 올 뉴 크루즈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계속된 급커브가 계속됐다. 시승 행사에 맞게 조금은 거칠게 핸들을 조작했으나 딱히 쏠림 현상은 느낄 수 없을 만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연비는 다소 아쉬웠다. 주행성능을 최우선으로 삼는 자동차 마니아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이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높은 가격에도 디젤 차량을 찾는 이유는 고연비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올 뉴 크루즈 디젤의 공식 복합 연비는 16, 17인치 타이어 기준 16km/ℓ(고속 18km/ℓ, 도심 14.6km/ℓ), 18인치 타이어 기준 15.5km/ℓ(고속 17.4km/ℓ, 14.2km/ℓ)이다. 시승 차량은 18인치 타이어를 장책했다.

시승 크루즈 디젤 차량은 도심·고속도로·국도를 오가는 편도 약 45km에서 15.5km/ℓ의 연비가 찍혔다. /이성로 기자
시승 크루즈 디젤 차량은 도심·고속도로·국도를 오가는 편도 약 45km에서 15.5km/ℓ의 연비가 찍혔다. /이성로 기자

편도 약 45km의 도심·고속도로·국도 등을 달린 끝에 대시보드에 찍힌 연비는 15.5km/ℓ였다. 한국지엠에서 발표한 공식 복합 연비가 그대로 찍혔다. 다만, 시승 주행 특성상 급발진과 급정거가 잦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다만, 경쟁 차종인 아반떼 1.6 디젤(복합 연비 17.9km/ℓ), 뉴 포커스 디젤(복합 18.1km/ℓ), K3 1.6 디젤(복합 18.4km/ℓ)보다 떨어진다.

한국지엠 측은 "연비를 보수적으로 산정했다. 악조건에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며 '디젤 모델은 가솔린과 비교해 차량 무게를 110kg 줄였고, 전 모델에 스톱앤스타트 기능을 탑재해 실제 주행에선 공식 연비보다 더 높게 나올 것이다"고 밝혔다.

시승을 모두 마치 기자단은 주행 성능엔 모두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가솔린 모델과 같은 실패를 맛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지엠 측은 파격적이 프로모션으로 내수 시장 실적을 강화하겠다며 '사전 계약이 시작되는 6일에 가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AS·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고객들은 실거래 가격을 더 중시한다. 공격적인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해 월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출시 가격과 별개로 프로모션이 진행되면 경쟁 모델과 비교해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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